최초입력 2025.04.16 08:06:00
24/25시즌 드림투어 2관왕, 다음시즌 1부투어 승격 불구 당구연맹行, “큰 계기없고 마음 시키는대로 결정”
“그래도 마지막으로 1부투어 한번 더 도전해보는게 낫지 않겠느냐는 말을 많이 들었죠. 그렇지만 지금 아니면 (당구연맹 복귀가)힘들 것이라 생각했고, 선수생활 황혼기를 바라보고 있는 만큼 이젠 즐기며 당구를 치고 싶었습니다.”
프로당구PBA 24/25시즌이 마무리되고, 대한당구연맹 2025 시즌이 개막하며 두 단체 간 선수이동에 관심이 쏠린다. 이런 가운데 얼마전 뜻 밖의 선수이동이 있었다. PBA 드림투어(2부) 2관왕 박춘우(54)의 대한당구연맹 복귀다. 게다가 드림투어 랭킹2위로 다음시즌(25/26) 1부투어 승격이 확정된 그다.
그런 그가 당구연맹에 복귀한 이유는 뭘까. PBA 1부투어행 티켓을 반납하고 고양당구연맹에 새로 둥지를 튼 박춘우와 전화로 짧게 대화를 나눴다.
▲PBA를 떠난 이유가 뭔가. 특히 프로 첫 우승에 이어 2관왕에 올랐고, 1부 승격도 확정됐는데.
=큰 계기가 있었다기 보단, 그저 마음이 시키는 대로 했다. 지난 시즌 내내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다음 시즌 1부투어로 올라간다 해도 크게 활약할 자신이 없었다. 특히 선수로서 황혼기에 접어든 이 시점에서 많은 노력을 쏟아붓고, 치열하게 경쟁할 여력이 별로 없다고 느꼈다. 이제는 즐기면서 당구를 치고 싶었다.
▲그래도 프로데뷔 5년만에 우승한데다 2관왕까지 올라 페이스가 좋으니, 마지막으로 1부투어에서 경쟁력을 시험해볼 수도 있었을 텐데.
=안 그래도 주변 동료로부터 그런 말을 많이 들었다. 하지만 1부투어는 이미 경험해볼 만큼 충분히 했고, 오히려 그러기에 벽이 더 높게 느껴진 것 같기도 하다. (박춘우는 21/22, 23/24시즌 1부투어에서 뛰었고, 최고성적은 32강(2회)이었다)
시기적으로도 지금이 적기라 생각했다. 대한당구연맹 새 집행부가 들어서며 PBA 선수의 연맹 등록 유예기간이 완화되지 않았나. 시즌 내내 연맹 복귀를 고민 중이었는데, 유예기간 완화안이 확정되며 완전히 마음을 굳히게 됐다. 또한 새 집행부 들어 당구연맹 여건이 많이 나아지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다가왔다. (대한당구연맹은 지난 2월 이사회에서 PBA 선수 연맹 선수 등록 유예기간을 한시적으로 완화하는 방안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2월27일부터 오는 5월31일까지 당구연맹에 등록을 신청하는 PBA 선수는 별도 유예기간 없이(종전에는 1년) 즉시 연맹 선수로 활동할 수 있게 됐다)
▲PBA 원년멤버로서 6시즌을 뛰며 느낀 점은.
=프로당구는 확실히 상금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이는 1부투어 입상권에 한정되는 것도 사실이다. 1부투어서 입상할 수준이 아니라면 팀리그를 노려야 하는데, 진입장벽이 굉장히 높다. 요즘 팀리그에선 젊고 유망한 친구들과 외국선수를 선호하지 않는가. 나같이 나이 많은 선수는 아무리 노력해도 팀리그 선발 가능성이 전무한 수준이다. 특히 2부투어 선수들은 PBA투어 등록비조차 부담스러운게 현실이다. 젊은 친구들에겐 기회의 무대가 될 수 있지만, 나 같은 케이스에게는 별달리 꿈꿀 만한 게 없다.
▲오랜만에 당구연맹 무대에 복귀하려니 기분이 어떤가.
=조금은 낯설 것 같기도 하지만, 설레는 마음이 크다. 과거 연맹에서 워낙 오래 선수생활을 했기 때문에 현재 연맹 선수들과 두루두루 친하다. 오는 6월 태백산배 현장에서 안지훈, 박수영, 박덕영 등 친한 선수들과 다시 만날 생각에 설렌다. 다만 경기에 있어서는 생각보다 많이 긴장해야할 것 같다. 연맹에도 상상하기 힘들 만큼 놀라운 기량을 갖춘 선수들이 즐비하기 때문이다.
▲연맹에 복귀하며 고양당구연맹에 둥지를 틀었다. 고양연맹과는 어떤 인연이 있는지.
=작년 초 오픈한 ‘국제당구아카데미’가 고양에 있는데, 출범과 함께 강사로 근무하고 있다. 이곳 아카데미 대표(김강현 대표)님과 가깝게 지내는데, 이번에 고양당구연맹 회장으로 당선돼 자연스레 나도 고양연맹으로 오게 됐다. 다만 무언가 보장받은 건 전혀 없다. 올해 열심히 해서 내년 경기도민체전에 고양 대표로 나갈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다. 경기도민체전 대표는 고양연맹 정기평가전을 통해 선발하는 걸로 알고 있다.
▲앞으로의 목표는.
=애초에 여유를 찾아 당구연맹에 넘어왔으니 큰 목표랄 건 없다. 최대한 열심히 하면서 전국랭킹 10~20위권을 우선적으로 노려봐야할 것 같다. 기회가 된다면 3쿠션월드컵도 가까운 곳부터 한 번씩 나갈 생각이다. [김동우 MK빌리어드뉴스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