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입력 2025.02.27 06:50:17
역대 최대 전동차 공급 사업 프랑스·중국 등 제치고 수주
현대로템이 프랑스와 중국을 제치고 역대 최대 규모의 해외 철도 사업 수주에 성공했다.
26일 현대로템은 모로코 철도청으로부터 약 2조2027억원 규모의 2층 전동차 공급 사업을 수주했다고 밝혔다. 현대로템은 프랑스 알스톰, 중국 CRCC, 스페인 CAF 등과 경쟁한 끝에 이번 사업을 따냈다.
모로코 2층 전동차는 시속 160㎞급으로 현지 최대 도시인 카사블랑카를 중심으로 주변 주요 지역들을 연결하게 된다. 2030년 월드컵 개최를 앞둔 모로코 현지에서는 부족한 대중교통망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차량 일부는 모로코 현지에서 생산돼 현지 철도 산업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차량을 구성하는 전체 부품 중 약 90%를 우리나라 중소·중견기업 200여 곳이 공급할 예정이어서 영세한 국내 철도 산업의 상생 발전 및 내수 진작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현대로템의 이번 수주는 철도 단일 프로젝트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기존 대규모 수주는 현재 납품 중인 호주 NIF 2층 전동차 공급 사업(약 1조4000억원), 지난해 수주한 호주 퀸즐랜드 전동차 공급 사업(약 1조3000억원) 및 2028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하계올림픽 시 승객 수송에 투입될 LA 메트로 전동차(약 9000억원) 등이다.
이번 모로코 전동차 사업 수주에는 현대로템을 비롯한 민관 합동 ‘코리아 원팀(Korea One Team)’의 활약이 컸다. 지난해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등이 현지를 방문해 모로코 교통물류부 장관과 철도청장을 면담했으며 국가철도공단과 코레일 관계자도 모로코를 방문해 K철도의 경쟁력을 알리는 데 힘썼다.
특히 코레일은 유지보수 핵심 기술 확보를 원하는 모로코 철도청의 수요에 부응해 관련 기술이전, 교육훈련 등 전방위적 협력을 제안함으로써 긍정적인 평가를 이끌어냈다. 코레일은 고속차량, 전동차, 화차 등 다양한 철도차량을 운영하며 축적한 독자적인 유지보수 역량과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사업 확보로 K철도의 아프리카 시장 확대에도 힘이 붙게 됐다. 모로코 시장 진출을 통해 관련 실적과 경험을 쌓고 수주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전망이다. 현대로템은 국내 협력사들과 함께 튀니지, 탄자니아, 이집트 등 다양한 아프리카 국가에서 사업을 진행해왔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이번 수주는 글로벌 시장에서 K철도의 경쟁력이 인정받은 사례”라며 “현지 시민들은 물론 2030년 월드컵 100주년 대회의 방문객도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고품질의 전동차를 공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무함마드 6세 모로코 국왕에게 서한을 보냈다. 그는 서한에서 “우리 기업이 최종 사업자로 선정된 것을 기쁘게 생각하며 국제 경쟁력과 기술력을 갖춘 우리 기업에 대한 모로코 정부의 신뢰와 관심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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