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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상을?...한국 토종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 6개 부문 석권

작품·극본·연출 등 6개 부문 싹쓸이 2016년 대학로서 데뷔한 작품

  • 지유진
  • 기사입력:2025.06.09 17:23:47
  • 최종수정:2025.06.09 17: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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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극본·연출 등 6개 부문 싹쓸이
2016년 대학로서 데뷔한 작품
토니상 거머쥔 박천휴 작가(오른쪽)와 윌 애런슨 작곡가. (사진=연합뉴스)
토니상 거머쥔 박천휴 작가(오른쪽)와 윌 애런슨 작곡가. (사진=연합뉴스)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에 진출한 한국 토종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Maybe Happy Ending)’이 토니상에서 최고 영예인 뮤지컬 작품상(Best Musical)을 포함해 6관왕을 달성했다.

8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라디오시티 뮤직홀에서 열린 제78회 토니상 시상식에서 ‘어쩌면 해피엔딩’은 ▲ 뮤지컬 작품상 ▲ 극본상 ▲ 작사·작곡상 ▲ 무대디자인상 ▲ 연출상 ▲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올해 토니상 최다 수상작이 됐다.

1947년 시작된 토니상은 미국 연극·뮤지컬계 가장 권위 있는 상으로, ‘공연계 아카데미상’으로 불린다. 지난해 한국 창작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가 토니상에서 의상 디자인상을 받았지만, 국내에서 초연된 완성 작품이 미국 브로드웨이에 진출해 토니상을 싹쓸이한 것은 ‘어쩌면 해피엔딩’이 처음이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가까운 미래의 한국을 배경으로 인간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로봇 ‘올리버’와 ‘클레어’가 사랑에 빠지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뉴욕대 재학 시절 인연을 맺은 박천휴 작가와 윌 애런슨 작곡가가 2014년 우란문화재단 지원을 받아 공동 창작했다. 국내에서 ‘윌휴 콤비’로 잘 알려진 두 창작진은 2012년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를 시작으로 ‘고스트 베이커리’ ‘일 테노레’ 등 다수 뮤지컬을 함께 만들었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국내에서 2016년 약 300석 규모 대학로 소극장에서 초연됐으며, 이후 영어판 제작을 거쳐 지난해 11월 뉴욕 맨해튼 벨라스코 극장에서 정식 개막하며 브로드웨이에 진출했다. 지난 1일까지 매출은 2599만달러(약 354억원), 평균 객석 점유율은 93.8%에 달한다.

박 작가는 작사·작곡상 공동 수상 소감에서 “브로드웨이 커뮤니티가 우리를 받아들여준 것에 정말 감사하다”며 감격했다. 그는 작품에 대해 “한국의 인디팝과 미국 재즈, 현대 클래식 음악, 전통적인 브로드웨이를 융합하려고 노력했다”며 “모든 감성이 어우러진 ‘멜팅팟(용광로)’과도 같다”고 소개했다. 애런슨 작곡가는 “공연 초반에는 매우 어려운 시작이었다고 들었는데, 공연계와 팬들이 우리를 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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