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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서 남성 포옹 알바 인기… 5분에 9500원, 외로운 여성들 사이서 확산

  • 권민선
  • 기사입력:2025.06.04 15:10:07
  • 최종수정:2025.06.04 15: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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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유행 중인 포옹서비스. [사진 = SCMP]
중국에서 유행 중인 포옹서비스. [사진 = SCMP]

중국에서 ‘맨맘(Man Mum)’이라 불리는 남성들이 5분간의 포옹을 제공하며 50위안(약 9500원)을 받는 유료 포옹 서비스가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맨맘’은 원래 헬스장에 자주 다니는 근육질 남성을 뜻했지만, 요즘은 힘과 체격을 갖추면서도 온화하고 배려심 깊은 성격을 지닌 남성들을 뜻하는 신조어로 사용된다.

최근 한 대학생이 온라인에 “논문 스트레스로 너무 힘들다. 다정하고 건강한 ‘맨맘’에게 돈을 주고 포옹을 받고 싶다”는 글을 올렸고, 이 글은 10만 개가 넘는 댓글이 달리며 화제가 됐다.

그녀는 “중학교 때 딱 한 번 포옹을 받은 적이 있는데 그때 정말 안전하다고 느꼈다”며, “지하철역에서 5분만 포옹하면 된다”고 썼다.

이후 ‘맨맘’을 찾는 여성들의 글이 중국 SNS에 이어졌으며, 대부분은 예의, 인내심, 체격, 외모 등 다양한 기준으로 상대를 고른 후 메시지로 사전 소통을 한다.

포옹 장소는 주로 지하철역, 쇼핑몰 등 공개된 공간에서 이루어지며, 가격은 2050위안(약 40만원) 수준까지 올라간다.

한 여성은 “야근 3시간 후 ‘맨맘’에게 3분간 포옹받으며 상사 이야기를 털어놨다”고 전했다.

지난 2022년 한 중국인 이용자의 페이스북에 “생일 파티에 ‘맨맘’(猛男媽媽), ‘맨대디’(爸爸猛男) 등장”이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지난 2022년 한 중국인 이용자의 페이스북에 “생일 파티에 ‘맨맘’(猛男媽媽), ‘맨대디’(爸爸猛男) 등장”이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또 다른 여성 첸(Chen)은 다이어트 실패로 우울함을 느낀 뒤, 인근 대학의 대학원생과 포옹했다고 밝혔다.

닉네임 ‘Fox’를 쓰는 이용자는 맨맘에게 커피와 책을 선물한 뒤 짧은 포옹과 함께 시험과 취미 이야기를 나눴다며, “포옹보다 낯선 사람에게서 느낀 따뜻함이 더 기뻤다”고 말했다.

포옹 서비스를 세 차례 제공한 한 남성은 “자존감을 느낄 수 있다”고 밝혔으며, 또 다른 남성 ‘저우(Zhou)’는 “외모 불안이나 직장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여성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한 남성이 행사에서 상의를 탈의한 채 서 있다. [사진 = 인스타그램 sun_li_shin]
한 남성이 행사에서 상의를 탈의한 채 서 있다. [사진 = 인스타그램 sun_li_shin]

그는 지금까지 총 34건의 포옹을 제공해 1758위안(약 24만원)을 벌었으며, 항상 메이크업과 향수, 머리 손질까지 하고 나간다고 설명했다.

다만, 저우는 생계를 위해 하는 일은 아니며, 소정의 요금을 받는 것은 감정적 거리 유지를 위한 장치라고 강조했다.

일부 여성들은 “돈을 내고 받는 포옹이 오히려 더 안전하다”며, 경계가 모호해지는 것을 막는 효과가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이 트렌드에 대해 “육체적 욕망을 치유로 포장하지 말라”, “자원봉사를 해보라”, “가족이나 친구와 포옹하라”는 비판적인 의견도 나왔다.

중국 중부 후난성의 쑤단 변호사는 SCMP와의 인터뷰에서 “일부 사례는 성희롱의 수단으로 악용될 우려가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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