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교황으로 선출된 미국의 로버트 프레보스트 추기경. [사진출처 = 연합뉴스]](https://wimg.mk.co.kr/news/cms/202505/16/news-p.v1.20250509.328f2d71ebe448d083004be58358adf3_P1.jpg)
레오 14세 신임 교황이 바티칸 사도궁 내 교황 관저인 교황 아파트에 입주할 예정이다.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델라세라는 교황 아파트에서 레오 14세 교황의 입주를 위한 준비가 진행되고 있다고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매체는 “욕실을 새로 꾸미고, 몇몇 방에 남아있는 습기 흔적을 없애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새 교황이 약 한달 후 입주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일반 사제들이 묵는 공동 숙소인 산타 마르타의 집에서 거주한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과 다른 선택을 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앞서 레오 14세는 지난 8일 콘클라베(추기경단 비밀회의) 투표를 거쳐 제267대 교황으로 선출됐다.
레오 14세는 아직 주교부 장관직을 맡은 2023년부터 거주해온 산투피치오 궁전 내 숙소에 머물고 있다.
이 가운데 ‘중도파’로 분류되는 레오 14세가 관례에 따라 역대 교황이 머물렀던 사도궁으로 거처를 옮길지, 파격 행보를 보인 ‘개혁파’였던 전임 교황이 쓰던 산타 마르타의 집으로 향할지에 관심이 쏠렸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즉위 때부터 지난달 선종 때까지 약 12년간 산타 마르타의 집에서 생활했다.
이에 산타 마르타의 집은 ‘청빈’과 ‘겸손’으로 대변되는 그의 삶을 상징하는 공간으로 인식되어 왔다.
산타 마르타의 집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입주하면서 큰 변화를 맞았다.
건물 2층 전체가 교황과 보좌진, 의료진, 경호 인력을 위한 공간으로 변모한 것이다.
레오 14세 교황이 교황 아파트에 입주하게 되면, 산타 마르타의 집 2층은 원상 복구돼 기존처럼 개방된 숙소로 쓰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
교황 관저에 있는 사도궁은 성 베드로 대성당 북동쪽에 있는 건물이다.
성 베드로 광장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공간을 비롯해 예배당, 침실, 욕실, 서재, 비서실, 거실, 식당, 주방, 회의실 등이 마련돼 있고, 의료 시설도 완비돼 있다.
옥상 정원과 청소 담당 직원들을 위한 방도 따로 있다.
코리에레델라세라는 바티칸 소식통을 인용해 여러 추기경이 레오 14세에게 사도궁 복귀를 권유했으며, 새 교황 또한 보안 문제 해결과 업무 공간 확보이 용이한 사도궁을 선호했다고 전했다.
지난 11일 레오 14세 교황이 교황 아파트 내부를 둘러보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 공개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예수회 신부인 제임스 마틴은 14일 X(옛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산타 마르타의 집은 여러 사람이 드나드는 분주한 환경이었다”며 “레오 14세 교황이 사도궁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어하는 것이 충분히 이해가 간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레오 14세 교황이 프란치스코의 유산을 이어가고 싶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혀온 점을 언급하면서 “사도궁 복귀가 프란치스코 교황에 대한 비판으로 받아들여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가톨릭 사상 첫 미국 출신 교황인 레오 14세는 오는 18일 성 베드로 광장에서 즉위 미사를 거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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