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 출처 = 연합뉴스]](https://wimg.mk.co.kr/news/cms/202505/13/news-p.v1.20250513.c775c408cdc6477797174c9bc9ea0c51_P1.jpg)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카타르 왕실에서 무상으로 제공하기로 한 5600억원대의 보잉 747-8 제트기를 ‘기여(contribution)’라고 말하며 이를 받지 않는 사람이 오히려 “멍청한 것(stupid)”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트기를 받는 사실이 알려지자 민주당은 해당 선물이 뇌물에 가깝다며 의회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 시각) 백악관에서 개최한 의약품 가격 인하 관련 행정명령 서명행사에서 “카타르에서 주기로 한 제트기를 개인적인 선물로 보는 시각이 있다”는 미국 ABC 기자의 질문을 받았다.
질문을 받은 트럼프 대통령은 “그런 질문을 하는 것에 대해 부끄러워해야 한다”며 “당신의 회사 ABC는 가짜뉴스이고 재앙(disaster)이다”는 반응을 보였다. 트럼프는 “그것은 단지 선의의 제스쳐”라며 “오히려 ‘우리는 비싼 항공기를 공짜로 받기를 원치 않는다’고 하면 오히려 내가 멍청한 사람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카타르 왕실이 제공하기로 한 제트기는 ‘하늘의 여왕’이라고 불리는 최고급 기종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트기를 자신의 임기 동안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 원’으로 쓸 계획이다. 만약 실제 제트기 수령이 이뤄지면 4억 달러에 이르는 선물로 역대 미국 정부가 외국으로부터 받은 최고가 물품으로 기록된다.
![미국 대통령 전용기. [사진 출처 = 연합뉴스]](https://wimg.mk.co.kr/news/cms/202505/13/news-p.v1.20250513.3c9ee41d0c83450281cc3e139df552fb_P1.jpg)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문답에서 대통령 전용기로 사용될 해당 제트기의 수령 사실을 인정했지만 “내게 주는 선물이 아니라 미국 국방부에 주는 선물이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퇴임 후에는 해당 제트기가 대통령 도서관으로 곧장 갈 것”이라며 “나는 (퇴임 후) 그것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카타르 왕실이 자신에게 초고가의 제트기를 제공하는 것에 대해 대가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카라트가 자국과 중동의 일부 국가들을 (미국이) 보호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는 점 때문에 그런 제스쳐를 취한 것 같다”고 말했다.
트럼프 이날 “골퍼 샘 스니드가 한 유명한 말이 있는데 누군가 퍼트(컨시드)를 주면 ‘정말 감사합니다’라고 말하고 공을 주워 들고 다음 홀로 걸어가면 된다”며 “그렇게 하지 않는 게 멍청한 사람”이라고 했다.
즉 4억 달러(약 5678억원) 제트기를 골프 게임에서 짧은 퍼팅을 남겨 놨을 때 실제 퍼팅을 하지 않고 성공한 것으로 인정해주는 이른바 골프 용어인 컨시드, 즉 ‘오케이 상황’에 비유한 것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13일부터 중동 순방에 나선다. 순방국엔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아랍에미르트가 포함돼 있다. 지난달 21일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식을 제외하면, 2기 출범 후 트럼프 대통령의 첫번째 순방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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