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9일(현지시간) 프라하에서 차로 1시간30분을 달려 도착한 플젠. 체코 4대 도시이자 '필스너우르켈'이라는 맥주로 알려졌다. 하지만 2009년 두산이 인수한 스코다파워 본사와 제조공장이 자리 잡으면서 한·체코 원전 협력의 심장부로 더 유명해졌다. 제조공장에서는 근로자들이 터빈 제작에 여념이 없었다. 팀코리아의 체코 원전 본계약 서명 불발 소식이 전해졌지만 "곧 다시 올 좋은 소식을 기다리고 있습니다"라고 말하는 작업자들의 손길은 여전히 분주했다.
두산 스코다파워는 지금까지 총 560기가 넘는 터빈을 공급했다. 체코와 슬로바키아에서 가동 중인 6기 모든 원전에 터빈을 공급했고, 핀란드 등 다른 나라까지 포함하면 총 26기의 증기터빈을 유럽 원전에 납품했다.
터빈 원천기술이 없던 두산그룹은 2009년 스코다파워를 인수해 원천기술을 확보했다. 원천기술을 보유한 기업에 값비싼 로열티를 치르지 않아도 되면서 두산그룹은 원전 수출 지형을 넓힐 수 있었다. 스코다파워도 두산그룹에 인수된 후부터 중·동부 유럽에만 머물던 사업 영역을 아시아와 미국 등으로 확대했다.
임영기 두산 스코다파워 법인장은 "플젠 인구 18만명 중 2만~3만명은 스코다파워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기업에서 근무하고 있다"며 "두산그룹은 스코다파워를 인수한 뒤 무차입경영을 하고 있고, 영업이익률도 10~15%를 기록할 정도로 재무·외형·기술적으로 굉장히 안정적으로 사업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산 스코다파워는 팀코리아가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의 우선협상자가 되는 과정에서도 큰 역할을 했다. 두산 스코다파워는 팀코리아가 현지 공급망을 활용할 수 있게 하는 구심점이 됐다.
[체코 플젠 유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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