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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부자가 가난한 아이들을 죽이고 있다”… 빌 게이츠, 머스크 작심 비판

  • 김지윤
  • 기사입력:2025.05.09 16:37:44
  • 최종수정:2025.05.09 16:3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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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 [AFP = 연합뉴스]
빌 게이츠. [AFP = 연합뉴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창업자이자 억만장자인 빌 게이츠가 8일(현지시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향한 비판을 쏟아냈다.

게이츠는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머스크 CEO가 미국의 대외 개발·원조 축소를 주도했다며 “세계 최고 부자가 가장 가난한 아이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모습은 아름답지 않다”고 비난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정부효율부(DOGE) 수장을 맡은 머스크 CEO가 지난 2월 “이제는 사라질 시간”이라며 미국 국제개발처(USAID)를 폐지한 것을 질타한 것이다.

미국이 돌연 원조의 손길을 끊으면서 긴급 식량과 의약품이 창고에 쌓여 폐기 위기에 놓였고, 홍역·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소아마비 같은 질병이 다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게이츠는 머스크 CEO의 이 같은 결정이 ‘무지에 의한 행동’이라고 일갈했다. 또 머스크 CEO가 USAID를 ‘범죄 조직’이라고 부른 데 대해 “그는 이 기관이 실제로 무엇을 하는지 전혀 모른다”고 밝혔다.

그는 모잠비크 가자주에서 산모로부터 아기에게 HIV가 전염되는 것을 막기 위한 병원 지원금이 머스크 CEO 탓에 중단됐다며, 이는 머스크 CEO가 중동의 가자지구와 아프리카의 가자주를 혼동한 데 따른 실수라고 비판했다.

게이츠는 “그(머스크 CEO)가 그 돈을 끊어서 HIV에 감염된 아이들을 직접 만나봤으면 좋겠다”고 했다.

머스크 CEO는 “내가 말하는 것 중 일부는 틀릴 수 있다”고 가자주와 가자지구를 혼동한 사실을 인정한 바 있다.

게이츠와 머스크 CEO는 과거에도 자선 활동을 놓고 여러 차례 충돌했다.

머스크 CEO는 2012년 게이츠와 그의 전 부인인 멜린다 게이츠, 워런 버핏이 주도한 ‘기부 서약(Giving Pledge)’에 서명했지만 이후 자선 활동에 대해 대부분 ‘헛소리’라며 상업적 해법이 약자를 돕는 데 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월터 아이작슨이 쓴 머스크 CEO 전기에도 두 억만장자의 불화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 나온다.

머스크 CEO가 게이츠가 테슬라 주식을 공매도했다는 사실을 알고 분노하며 “세상을 바꾸려는 회사를 방해하면서 돈을 벌려 한다”고 언급한 부분이다.

한편 이날 게이츠는 향후 20년간 2000억달러를 기부하고 2045년에는 게이츠 재단을 완전히 해산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그가 25년간 쾌척한 1000억달러의 두 배에 달하는 규모다. 재단은 연간 약 100억달러까지 예산을 늘려 백신, 산모 및 아동 건강에 계속 집중할 예정이다.

게이츠는 “재단을 영구적으로 유지하는 대신 20년간 집중적으로 자금을 집행해 보다 명확한 목표와 큰 영향력을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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