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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개구리 같았던 대통령 내외…교황 장례식에 청색정장 입고 살색스타킹 신고

프란치스코 장례식 이모저모 교황 모국인 아르헨의 밀레이는 伊 늦게 도착해 빈소 조문 못해

  • 김제관
  • 기사입력:2025.04.27 18:45:55
  • 최종수정:2025.04.27 18:4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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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장례식 이모저모

교황 모국인 아르헨의 밀레이는
伊 늦게 도착해 빈소 조문 못해
26일(현지시간)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엄수된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 미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부 등 주요국 정상들이 맨 앞줄에 앉아 있다. 왼쪽부터 트럼프 대통령과 영부인 멜라니아 여사, 알라르 카리스 에스토니아 대통령,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 [AFP = 연합뉴스]
26일(현지시간)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엄수된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 미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부 등 주요국 정상들이 맨 앞줄에 앉아 있다. 왼쪽부터 트럼프 대통령과 영부인 멜라니아 여사, 알라르 카리스 에스토니아 대통령,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 [AFP = 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 미사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바티칸 행사의 복장 규정을 어기고 파란색 정장과 넥타이를 착용해 구설에 올랐다.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바티칸은 장례 미사에 참석하는 남성이 어두운 색깔의 정장과 흰색 셔츠, 검은 넥타이를 착용해야 한다고 규정에 명시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비교적 밝은 계열의 파란색 정장과 넥타이 차림으로 나타났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은 어두운 파란색이 아니라 선명한 사파이어 같은 파란색 정장과 넥타이를 착용해 검은색 (정장) 사이에서 표지판처럼 튀어나왔다”고 전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월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장례식에는 검은색 정장을 입고 참석했다고 지적했다.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도 검은 정장을 입었지만 파란 넥타이를 매 비판받았다. 러시아의 침공 이후 검은 군복만 입고 있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복장도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다만, 파란색 정장이 복장 규정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은 아니라는 의견도 나왔다. 윌리엄 영국 왕세자도 이날 남색에 가까운 정장을 입었다.

벨기에의 마틸드 왕비는 이미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장례식 때 진주목걸이를 착용해 지적받았으나 이날 다시 진주목걸이를 착용해 입방아에 올랐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모국인 아르헨티나의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은 ‘지각’ 논란으로 기자들과 설전을 벌였다. 밀레이 대통령은 25일 교황을 안치한 관이 닫힌 후 이탈리아에 도착해 조문을 하지 않았다. 아르헨티나 국내 언론은 밀레이 대통령이 ‘지각 도착’해 생긴 일이라고 비판했다. 밀레이 대통령은 문제를 제기한 기자들을 “지능지수가 부족한 돼지들”이라고 비난하며 바티칸의 안내에 따라 움직였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자리 배치도 관심을 끌었다. 트럼프 대통령 부부는 이날 긴 벤치 형태인 좌석의 맨 앞줄, 오른쪽 끝자리에 앉았다. 바로 옆 벤치에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자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 부부도 트럼프 대통령과 다소 떨어진 맨 앞줄 자리를 안내받았다.

유로뉴스는 “교황청이 전통적인 의전 관례를 깨고 막판에 장례 미사 자리 배치도를 변경했다”고 보도했다. 교황청 의전 규칙에 따르면 통상 국가원수의 자리는 프랑스어로 표기된 국가원수 이름의 알파벳 순서에 따라 배정된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 내외도 세 번째 줄에 배치될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과 관세 문제 등으로 갈등을 겪고 있는 유럽연합(EU)의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도 트럼프 대통령과 악수하고 추후 회동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두 정상의 첫 만남이다.

이날 장례 미사 기도문 낭독 언어로 중국어가 처음 포함된 것도 눈길을 끌었다. 이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생전 중국과 관계를 개선하려 했던 뜻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즉위한 뒤 계속해서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해 왔다. 바티칸이 1951년 대만을 정부로 인정한 후 중국이 바티칸과 단교한 뒤 양국은 공식 외교관계를 맺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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