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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 충전하면 500km 가뿐하지”…中 전기차, 안방 모터쇼에서 기술력 ‘폭발’

  • 송광섭,신유경
  • 기사입력:2025.04.23 20:06:01
  • 최종수정:2025.04.23 20: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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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가 23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상하이 모터쇼에서 ‘다이너스티 D’ 콘셉트카를 선보였다. [AFP=연합뉴스]
BYD가 23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상하이 모터쇼에서 ‘다이너스티 D’ 콘셉트카를 선보였다. [AFP=연합뉴스]

세계 최대 규모의 자동차 전시회 ‘제21회 상하이 국제자동차산업박람회(상하이모터쇼)’ 개막 첫날인 23일 가장 많은 인파가 몰린 곳은 단연 BYD였다. 부스 안은 방문객으로 발 디딜 틈없이 붐볐고, 이날 오전 11시 40분(현지시간)에 예정된 발표회를 앞두고는 수백 명의 취재진이 몰렸다.

발표자로 나선 루톈 BYD 왕차오(王朝·다이너스티) 온라인판매사업부 총경리와 장줘 BYD 하이양(海洋·오션) 온라인판매사업부 총경리의 발언에는 모두가 귀를 기울였다. “중국 브랜드로서 BYD가 세계 중심에 서게 됐다”는 루 총경리의 말에는 박수갈채가 쏟아졌고, 처음 공개된 신차들은 플래시 세례를 받았다. 중국 ‘전기차 굴기’의 선봉장이자 세계 1위 전기차 업체의 위용이 그대로 묻어났다.

이러한 BYD가 이날 상하이모터쇼에서 신차보다 더 강조한 게 있다. 바로 ‘메가와트(㎿) 초고속 충전기’다. 5분만 충전해도 400㎞(승용차 기준) 주행이 가능하다는 게 특징이다. 비결은 실리콘카바이드(SiC)로 불리는 전력 반도체를 사용해 전기차의 전압을 크게 끌어올린 데 있다. SiC는 대다수 전기차가 사용하는 실리콘(Si) 기반의 전력 반도체보다 에너지 손실이 적고 고온과 고전압 환경에서도 효율성이 높다. 미국 테슬라의 슈퍼차저가 15분 충전 시 320㎞의 주행거리를 제공하는 점과 비교하면 상당한 성과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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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빅테크를 상징하는 화웨이도 이날 부스 한쪽에 초고속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해뒀다. 현장에서 만난 화웨이 직원은 충전기에 대해 “에너지저장장치(ESS)가 달려 있다는 게 장점”이라며 “대형 트럭의 경우 15분만 충전해도 전체의 90%까지 충전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화웨이는 2023년 말 전기차 충전 시장에 진출한다고 밝힌 뒤 중국 11개 자동차 업체와 협력해왔다.

세계 1위 배터리 업체인 중국 CATL는 이번 행사에서 차세대 배터리 기술인 ‘선싱’을 공개했다. 충전 속도를 끌어올린 신기술로, 5분 충전 시 520㎞의 주행이 가능하다는 게 CATL 측 설명이다. 이와 함께 올해 하반기 중 차세대 나트륨이온 배터리인 ‘낙스트라’를 양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나트륨이온 배터리는 기존 배터리보다 주행 안정성이 크게 높다는 게 강점이다.

이번 모터쇼에서도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강세는 이어졌다.

BYD는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다이너스티D(왕차오)’와 ‘오션S(하이양)’ 콘셉트카, 1억원을 훌쩍 넘는 고급 SUV인 ‘양왕 U8L’ 등 7종을 새롭게 선보였다. 니오는 전기 세단 ‘ET9’를 내놨고 니오의 보급형 전기차 자회사인 파이어플라이는 11만위안(약 2100만원)짜리 신차를 출시했다. 지리자동차 산하 브랜드인 지커, 링크, 갤럭시 등도 신차를 공개했다.

중국 GAC그룹이 도심항공교통(UAM) 시장을 겨냥해 공개한 수직 이착륙 플라잉카 모형. [AFP=연합뉴스]
중국 GAC그룹이 도심항공교통(UAM) 시장을 겨냥해 공개한 수직 이착륙 플라잉카 모형. [AFP=연합뉴스]

반면 미국 전기차를 대표하는 테슬라는 불참했다. 중국에서 열린 모터쇼에 3회 연속 참석하지 않은 것이다. 테슬라가 중국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테슬라는 지난달 7만8828대의 중국 생산 전기차를 판매했다. 이는 1년 전보다 11.5% 감소한 수치다. 미국발 ‘관세전쟁’ 여파로 이달 들어선 미국에서 수입 판매하던 모델S·모델X의 중국 내 신차 판매를 중단했다.

이날부터 다음달 2일까지 상하이 국가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상하이모터쇼에는 총 26개 국가 및 지역의 자동차 제조사 70여 곳이 참가해 신모델 100여 개를 공개했다.

한편 중국산 전기버스 수입액이 지난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며 국내 시장 침투를 가속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산 대비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국내 전기상용차 시장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관세청 수출입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산 전기버스 수입액은 2억5522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23년 2억3114만달러 대비 10.4% 증가한 수치이며 역대 최대치다.

중국산 전기버스 점유율도 올라오는 추세다. 지난해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가 연구용역을 맡긴 산업경쟁력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33.2%였던 중국산 전기버스 점유율은 2023년 50.9%까지 상승했다. 지난해 다시 36.6%로 점유율이 내려왔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특히 2023년에는 중국산 전기버스 도입 대수 1372대가 국산 1321대를 넘어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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