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정 충족 못 하는 H20...엔비디아 매출 타격 전망
엔비디아, 26일 5.74% 떨어진 113달러에 마감

중국이 데이터센터에서 엔비디아 제품 사용을 금지하라는 취지의 권고를 내렸다. 미국의 대중국 수출 규제로 중국에서는 최첨단 그래픽처리장치(GPU)보다 성능이 떨어지는 엔비디아 H20칩이 쓰인다.
뉴욕증시에서 26일(현지 시각) 엔비디아는 전날보다 5.74% 떨어진 113.7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3월 11일(108.75달러)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시가총액도 2조7750억달러로 줄면서 애플, 마이크로소프트에 이은 3위로 밀렸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최근 중국 최고 경제계획기관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가 중국 기업들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지을 때 “에너지 효율이 높은 칩을 쓰라”는 규정을 도입했다. 현재 중국에서 널리 쓰이는 엔비디아 H20칩은 이 규정을 충족하지 못한다. 미국이 중국에 최첨단 GPU를 수출하지 못하게 통제하면서 엔비디아는 최첨단보다 성능이 덜한 H20칩을 수출했다.
중국 당국은 규정 준수를 강하게 권고했을 뿐, 시행하지는 않았다. 다만 엔비디아의 중국 매출은 연간 171억달러규모로, 회사 전체 매출의 13% 수준이라 규정이 시행되면 엔비디아에 타격이 클 전망이다. 중국 내 기업은 엔비디아 대신 화웨이 등 중국 제품을 찾아야 한다.
FT가 인용한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중국 규제 당국은 알리바바, 바이트댄스, 텐센트 등 중국 테크 대기업이 H20칩을 구매하지 못하게 암암리에 규제해 왔다. 다만 이런 제한이 현재 건설 중인 데이터센터에만 적용된다는 점을 이용, 기존 데이터센터에서 쓰이던 구형 칩을 H20칩으로 바꾸는 방법으로 규제를 우회했다.
엔비디아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 당국과 면담을 준비 중이다. 또 H20칩 사양을 조정하는 것도 고려 중이다. 그러나 H20의 사양을 조절하면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게 관계자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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