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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신고가'·구리는 '미끌'… 엇갈린 원자재

트럼프 관세에 안전자산 선호
금 가격 3500달러까지 치솟아
글로벌 제조업·투자심리 위축
구리는 한달새 7% 넘게 떨어져

  • 정상봉/정유정
  • 기사입력:2025.04.22 17:42:30
  • 최종수정:2025-04-22 19:2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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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과 불안정한 경제 상황에 금과 구리의 수익률이 엇갈리고 있다. 상호관세 발표 전까지 함께 가격이 오르고 있었으나 관세정책 발표 이후 금에는 안전자산 투자심리가, 구리에는 경기 불안감이 반영되는 모양새다.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6월 인도분 금 선물은 전 거래일 대비 2.91% 오른 트로이온스당 3425.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3442.3달러를 찍으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 16일 3300달러를 찍은 지 2거래일 만에 3400달러를 넘겼다.

한국시간으로 22일 오후 3시 30분 기준 미국 데이마켓 거래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금 현물과 선물 모두 3500달러를 넘겼다.

관세정책 불안감과 트럼프 대통령의 연방준비제도(연준·Fed) 금리 인하 압박으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되면서 금 상장지수펀드(ETF)로 자금 유입이 심화하고 있다.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금현물 ETF인 'SPDR 골드셰어스(GLD)'는 최근 한 달 동안 순자산이 총 138억달러(약 19조6000억원) 늘어나며 미국 증시에 상장된 ETF 중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다. 국내 상장된 금 선물 ETF는 한 달 동안 14% 이상 수익률을 냈고, 한국거래소에서 거래되는 금 현물에 투자하는 'ACE KRX금현물' ETF도 10% 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반면 구리 가격은 한 달 새 7% 넘게 하락했다. COMEX에서 거래되는 5월 인도분 구리 선물 가격은 21일 파운드당 4.7440달러에 마감했다. 한 달 전보다 7.23% 떨어진 수치다.

지난 한 달간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정책이 글로벌 제조업과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면서 구리 가격도 동반 하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구리 가격이 내리면서 국내에 상장된 구리 ETF도 약세다. 'KODEX 구리선물(H)'은 최근 한 달간 6.60% 내렸고, 'TIGER 구리실물'은 9.19% 하락했다.

구리는 실물 경기의 선행지표 역할을 해 '닥터 코퍼'라고 불린다. 최근 미국의 관세정책에 따라 구리 가격은 민감하게 반응하며 급등락을 반복했다. 지난달 26일까지 구리 선물 가격은 연초 대비 29% 넘게 오르며 강세를 보였으나, 이달 2일 국가별 상호관세 발표의 여파로 8일까지 20% 넘게 하락했다. 일주일 뒤 상호관세 90일 유예 정책이 나오면서 다시 반등 흐름을 보이는 중이다.

금 가격이 이미 연초에 나왔던 주요 전망치를 넘은 가운데 앞으로 더 오를 것이라는 분석과 단기 고점을 찍었다는 분석이 함께 나오고 있다.

한편 구리에 대해선 이번 가격 조정이 저가 매수 기회라는 의견도 나온다.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구리 가격 조정 시 저가 매수 기회로 접근할 것을 권고한다"며 "최대 구리 소비국인 중국은 수출을 통한 성장이 어려워진 상황이며, 내수 부양이 강화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상봉 기자 / 정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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