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년 전국선수권대회(포천)에서 나란히 동반 우승(여자부, 동호인 1부)을 차지했다. 3년 후, 이번엔 프로무대에서 동반 준우승했다. 오수정은 지난 2월 열린 LPBA 5차 웰뱅챔피언십(결승 이미래에 2:3패), 신기웅은 지난달 막을 내린 챌린지투어(3부) 4차전(결승 조혜제 1:3패) 정상 문턱서 아쉽게 실패했다.
시즌이 끝난 오수정은 21-22시즌 준비를 하고 있다. 신기웅은 막바지에 접어든 챌린지투어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지난 7일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당구용품업체’ SM빌리어즈(대표 신동혁 황인훈) 본사에서 부부를 함께 만났다. 이곳은 부부의 후원사다. 한 살 터울인 두 사람은 때론 친구처럼, 때론 남매처럼 알콩달콩 인터뷰에 응했다.

▲왕중왕전 성적이 아쉬웠다. (예선조별리그서 3패로 탈락)
(오)=왕중왕전 직전인 5차대회(웰뱅챔피언십)때 처음 결승에 올라 준우승했다. 좋은 성적을 올려 왕중왕전에서 잘할 줄 알았는데, 큐 적응이 잘 안됐다. 왕중왕전 두 번째 경기 중 상대가 깨져 교체했는데 적응하는데 힘들었다.

▲평소에도 당구 관련 조언을 받나.
(오)=4차대회(크라운해태 챔피언십)서 첫 판 탈락했을 때 충격을 받아 처음으로 알려달라고 졸랐다. 오빠에게 레슨받으며 연습하고 산책, 운동으로 몸을 만들었다. 그래서 5차 대회 때 좋은 성적이 난 것 같다. 결승 앞두고는 자신있게 하라고 조언해줘서 그런지 긴장이 덜 됐다.
▲당구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오)=20대 초반까지 사이클 선수로 활동하다 부상으로 선수생활을 그만뒀다. 2008년 서울로 올라와 회사를 다녔고 동료들과 당구장을 자주 갔다. 어렸을 때 아버지가 당구장을 운영하셔서 구경한 적 있지만 직접 쳐본 적은 처음이었다. 자주 가니 재미 있더라. 거기서 남편을 만났다. 남편이 당구장 사장이었다.

(신기웅·이하 신)=나도 마찬가지다. 하하. 당구장에 자주와 얼굴을 보다보니 가까워졌다.
▲오수정 선수가 먼저 신기웅 선수에게 반했다고 했는데.
(신)=오래된 이야기라 자세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수정이가 먼저 관심을 보였던 걸로 기억한다.
(오)=아니다. 오빠가 먼저 나에게 대시했다. 이 부분 꼭 바로잡아줬으면 좋겠다. (웃음)
▲3년 전 포천대회 우승하고 MK빌리어드뉴스와 부부동반 인터뷰 했는데.
(신‧오)=2018년 3월 포천에서 열린 전국선수권대회서 동반 우승(여자부, 동호인 1부)했을 때인데, 그때는 따로따로 전화 인터뷰했다. 한 자리에서 동반 인터뷰는 이번이 처음이다.

(오)=나도 아쉬웠다. 경기 끝나고 얼굴표정 보니 ‘화남’이라고 쓰여 있더라. 하하.
▲둘 다 운동선수 출신에 부상, 동반 우승-준우승 등 닮은 점이 많다.
(오)=부부가 동반우승한 것도 웃긴데 함께 준우승한 것도 웃기다. 항상 내가 경기하고 오빠 경기가 열렸다. 이번 챌린지투어 4차전 결승 전날 장난으로 내가 준우승해서 오빠도 준우승 하는거 아니냐고 했는데 정말 그렇게 되더라.
(신)=그러잖아도 결승전 때 수정이가 한 말이 맴돌았다. 이번에 정말 같이 준우승하나 생각했다. 하하. 부부끼리 좋은 인연 아니겠나. 둘 다 예전부터 운동을 잘했고 당구에서는 잘할 땐 같이 잘하고, 못할 때도 같이 못하니 참 묘하다.

(신)=수정이 말에 동의한다. 직업이 같다보니 눈 뜨면 하는 행동이 똑같다. 대회 때는 생활패턴도 같다. 서로 이해할 수 있는 부분도 많다. 그러나 이게 단점이 될 수도 있다. 오히려 너무 잘 아니까 다른 사람들을 의식할 수밖에 없다.
▲서로에게 어떤 남편이고, 어떤 아내인가.
(오)=우리는 신혼 때나 지금이나 똑같은 것 같다. 결혼했을 때 우리 보고 10년 된 부부처럼 보인다고 하더라. 그만큼 선생님 같고, 오빠 같고, 같이 살아가는 동반자다.
(신)=서로 장난을 잘 치고 남매같이 지내기도 한다. 그냥 여동생 같다.

▲지금 쓰고 있는 당구용품은.
=둘다 메이드 큐를 쓰고 있으며, SM의 하이브리드 큐 케이스를 사용하고 있다.
▲앞으로 목표는.
(신)=욕심 부려서 1부투어에서 뛰는 게 첫 번째 목표다. 최종 목표는 아무래도 동반 우승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오)=프로 무대에서 준우승 해봤으니 이제는 우승도 해보고 싶다. 쉽지 않겠지만 가능하면 다시 동반 우승을 해보고 싶다.[imfactor@mk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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