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의 전술 실험은 계속된다. 여전히 플랜A 변경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홍명보 감독은 30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브라질, 파라과이와 홈 2연전(10월 A매치)에 나설 26인 명단을 발표했다.
손흥민(로스앤젤레스FC), 이재성(마인츠),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황인범(페예노르트), 황희찬(울버햄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등 주축 해외파가 모두 이름을 올린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수비수 포지션이다.

홍명보 감독은 이번 소집에 총 11명의 수비수를 불러들였다. 김민재를 비롯해 9월 A매치에 포함됐던 이한범(미트윌란), 김주성(산프레체 히로시마), 이태석(아우스트리아 빈), 설영우(츠르베나 즈베즈다), 박진섭(전북현대), 정상빈(세인트루이스 시티), 이명재, 김문환(이상 대전하나시티즌)이 이름을 올렸다. 부상에서 회복한 조유민(샤르자), U-22 대표팀에서 활약했던 김지수(카이저슬라우테른)가 오랜만에 대표팀에 승선했다.
홍명보 감독은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 확정 후 3백 실험을 이어가고 있다. 7월 국내에서 열린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에서 첫선을 보였고, 9월 A매치에서는 해외파가 합류한 완전체로 월드컵 개최국인 미국, 멕시코를 상대로 1승 1무를 기록했다. 결과는 물론, 이전보다 더 나은 경기력을 보여주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브라질, 파라과이전에서도 홍명보 감독은 3백 카드를 꺼내들 것으로 예상된다. 수비수 11명 중 중앙 수비수가 6명, 윙백이 5명이다. 두 경기 모두 3백을 내세울 경우 윙백 자리에 1명의 선수를 제외하면 모두 뛸 수 있는 구성이다.
이번 명단에서 특이한 점은 박진섭과 정상빈을 수비수로 포함했다는 것. 박진섭은 현재 소속팀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서고 있고, 정상빈은 윙어로 출전하고 있다. 홍명보 감독은 두 선수를 두고 “멀티 플레이어다. 박진섭은 3선 미드필더 외에도 중앙 수비수, 풀백에 뛰었다. 정상빈은 윙어와 윙백 자리에 배치될 수 있다”라며 다양한 활용을 예고했다.
두 선수는 이미 홍명보 감독의 3백 전술에서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박진섭은 동아시안컵에서 3백의 중앙에 배치돼 안정된 모습을 보여줬고, 정상빈은 미국, 멕시코전에서 교체 출전해 강점인 빠른 속도와 드리블 능력을 선보인 바 있다.


3백으로 나설 경우 중앙 수비수 조합 또한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김민재가 중심을 잡고, 양쪽 스토퍼로 누가 나설지다. 월드컵 예선 당시 김민재의 새로운 파트너로 탄탄한 수비력을 보여줬던 조유민, 유일한 왼발 중앙 수비수 김주성이 다소 우위를 점하고 있고, 미국 원정 2연전에서 두각을 보인 이한범, 기대주 김지수의 경쟁이 예상된다.
홍명보 감독은 수비수만 11명 발탁했지만, 여전히 플랜A 선택에 있어서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그는 “지금 대표팀의 전술에 대해 말하기는 이른 시기”라며 “전술은 감독의 철학도 중요하지만, 선수 구성원에 따라 바뀌기도 한다. 그동안 4백을 유지했지만, 이제 강팀을 상대로 3백이 얼마나 효과적인지 두고 볼 필요가 있다. 지금 당장 전술과 관련해 이야기하는 것은 큰 의미는 없다”라고 말했다.
[축구회관(신문로)=김영훈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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