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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 없습니다!”…은퇴 경기 앞둔 ‘끝판대장’ 삼성 오승환 “550세이브보다 팀 순위 중요” [MK인터뷰]

  • 이한주
  • 기사입력:2025.09.30 18:32:28
  • 최종수정:2025-09-30 19:0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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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경기를 앞뒀음에도 오승환의 머릿속에는 오로지 삼성 라이온즈 뿐이었다.

오승환은 30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리는 2025 프로야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홈 경기를 통해 은퇴식을 가진다.

명실상부 오승환은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마무리 투수였다. 2005년 2차 1라운드 전체 5번으로 삼성의 부름을 받은 뒤 KBO리그 통산 737경기(803.1이닝)에서 44승 33패 19홀드 427세이브 평균자책점 2.32를 적어냈다. 2006년과 2011년에는 각각 4승 3패 평균자책점 1.59, 1승 평균자책점 0.63과 더불어 47세이브를 수확, 아시아 한 시즌 최다 세이브 타이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런 오승환을 앞세운 삼성은 2005, 2006, 2011, 2012, 2013년 모두 우승을 차지했다. 해당 시즌 헹가레 투수는 모두 오승환이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해외 무대에서도 활약은 이어졌다. 2014~2015년 일본프로야구(NPB) 한신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고 127경기(136이닝)에 출전해 4승 7패 12홀드 80세이브 평균자책점 2.25를 작성했다. 2016~2019년에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콜로라도 로키스 등에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통산 232경기(225.2이닝)에 출격, 16승 13패 45홀드 42세이브 평균자책점 3.31을 올리기도 했다. 한·미·일 통산 세이브 개수는 무려 549개에 달한다.

그러나 세월의 흐름은 거스를 수 없었다. 2020년 KBO리그로 복귀했으나, 서서히 기량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2024시즌에는 58경기(55이닝)에 나섰지만, 3승 9패 2홀드 27세이브 평균자책점 4.91에 그쳤다. 그해 삼성이 가을야구에 진출했지만, 엔트리에서 오승환의 이름은 찾아볼 수 없었다.

절치부심한 오승환은 올해 반등을 노렸지만, 끝내 뜻을 이루지 못했다. 개막 전 모친상을 당해 슬픔에 잠겼고, 허벅지 부상까지 겹쳤다. 결국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오승환은 각 구장들을 돌며 은퇴 투어를 가졌고, 이제 마지막 은퇴 경기를 앞두고 있다. 팀 상황에 따라 이날, 또는 10월 3일 광주 KIA전에 등판할 가능성도 있다.

단 본인은 개인의 등판보다는 오직 팀 생각 뿐이었다. 30일 경기 전 만난 오승환은 마지막 등판에 대해 “오늘 중요한 경기다. 은퇴식을 떠나 팀이 한 시즌 치열하게 경쟁했고 2경기 남았는데 순위 바뀔 수도 있다. 경기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저는 그냥 마지막까지 평상시 하던 대로 준비하겠다”며 “(은퇴 선언 당시 한·미·일 통산 550세이브) 말씀 드렸을 때는 이렇게 (순위 싸움이) 치열하게 갈 줄 몰랐다.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또한 “(은퇴 결정에 대해) 후회는 없다. 후회 없이 공을 던졌다. 후회는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 다음은 오승환과의 일문일답.

Q. 은퇴식인데 기분이 어떤지.

- 오늘 은퇴식이라 바쁘게 왔다 갔다해서 너무 정신이 없다. 한 달 전만 해도 시간이 안 갔는데 어제(29일) 밤부터 오늘 야구장 와 로비에서 많이 온 지인들을 보니 은퇴식인 것이 실감이 났다.

Q. 마지막 출근길은 어땠는지.

- 아침까지는 별 감정이 들지 않았다. 아직까지도 크게 와 닿지는 않는다. 은퇴식을 하게되면 많이 실감이 날 것 같다.

Q. 경기 전 팬들이 커피차을 보내주는 등 지금도 뜨거운 응원을 보내주신다.

- 하기 쉽지 않은데, 그렇게 해주시는 것 보면 너무 감사드린다. 서울에서 내려와 해주셨다. 너무 감사드린다. 한편으로는 끝까지 응원을 받고 가는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너무 감사드린다. 팬 분들에게는 감사하다는 말 밖에 드릴 말씀이 없다.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 팬들이 있기에 지금도 이렇게 인터뷰 할 수 있다 생각한다.

Q. 일본 팬들도 있다.

- 한신 팬 분들에게 지금까지 사랑을 받고 있다. 많은 일본 팬들이 기억해 주신다. 저도 언젠가는 한 번 더 가 인사를 드려야 되지 않나 생각한다. 너무 감사하게 생각한다.

Q. 기회가 된다면 미국 팬들에게도 인사를 하면 어떨까.

- 메이저리그 팬들이 저를 기억할까. 카디널스 팬 분들은 그래도 알 것 같다. 미국에서 뛸 때 같이 알고 지냈던 한인 분들이 많이 있다. 그 분들은 아직도 연락 주시고, 응원해 주신다. 제가 미국에 있을 때 그 분들 도움을 많이 받았다. 한국 음식도 많이 먹을 수 있었다. 감사하다 전하고 싶다.

사진=천정환 기자
사진=천정환 기자

Q. 박진만 감독이 이날 상황이 될 경우 9회 등판 기회를 주겠다 했다.

- 은퇴를 하니 몸 관리는 필요없다 생각했다. 계속 공을 무리하게 던졌다. 9회 등판 말씀하셨다 했는데 오늘 중요한 경기다. 은퇴식을 떠나 팀이 한 시즌 치열하게 경쟁했고, 2경기 남았는데, 순위 바뀔 수도 있다. 경기 상황 지켜보고 저는 그냥 마지막까지 평상시 하던 대로 준비하겠다.

Q. 만약 등판할 경우 KIA에서는 삼성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최형우를 대타로 낼 계획이다.

- 마지막에는 안 맞아야 한다. KIA와 경기할 때 최형우에게 중요할 때 많이 맞았던 기억이 있다. 설마 오늘까지는 맞지 않을 것 같다.

Q. 마운드 오르면 기분이 어떨 것 같나.

- 어떤 감정이고 느낌일지는 잘 모르겠다. 분명한 것은 많이 다를 것 같다.

Q. 10월 3일 광주 KIA전 등판 가능성도 있는데.

- 팀 사정에 따라 움직여야 한다. 팀이 2경기 남았는데 아직 순위가 확정되지 않았다. 오늘 경기 통해 확정되면 가장 좋다. 뒤에 상황 어떻게 될 지 모르니 염두 안 해도 될 것 같다. 한 경기라도 기회가 되면 던지기 위해 몸을 만들어서 큰 무리는 없을 것 같다.

Q. 한·미·일 통산 550세이브까지 1세이브 남았다.

- 지금 그 생각을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개인 기록보다는 팀이 우선이다. 제가 은퇴 발표하고 (550세이브) 말씀 드렸을 때는 이렇게 (순위 싸움이) 치열하게 갈 줄 몰랐다.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

Q. 앞서 은퇴한 동료들과는 이야기를 나눴는지.

- 제가 은퇴한다 발표했을 때 연락들이 많이 왔다.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이대호 선수는 분명 울 거라 했다. (김)태균이나 정근우 선수는 정말 고생했다 했다. 추신수 선수는 커피차까지 보냈다. 너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사진=천정환 기자
사진=천정환 기자

Q. 삼성 선수들과는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

- 오늘 애들이 저에게 사인을 받으러 너무 많이 왔다. 저를 보내는구나 생각이 들었다(웃음). 선수들이 다 같이 와 사인 받으면서 자기 이름 써 달라 하더라. 마지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강민호, 박병호는 기분 어떠냐 물어보더라. 니들도 느낄 거라 이야기했다.

Q. 은퇴 선언 후 후회는 안 들었는지.

- 오히려 마음이 조금씩 편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은퇴를 발표하고 제가 경기에 나가지도 않았다. 은퇴 하고 몸 상태가 좋아지더라. 후회는 없다. 후회 없이 공을 던졌다. 후회는 없다.

Q. 향후 계획은 결정난 것이 있는지.

- 제가 아직 결정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저도 지금 어떤 결정을 할 지 잘 모르겠다. 오늘 은퇴식까지는 고민, 스트레스 받지 말자 생각했다. 아직까지는 아무 결정도 안 하고 있다.

Q. 같이 호흡을 맞춘 포수 중 최고의 포수는 누구인지.

- 너무나 다행스럽게도 좋은 포수들과 많이 했다. 실력의 격차가 있는 포수가 있으면 뽑겠는데 운이 좋게 처음부터 진갑용 선수와 했다. 해외 나가서까지 누구나 다 아는 야디어 몰리나, 복귀했을 때는 강민호와 오래 했다. 포수 복은 참 좋았다. 제가 던지는 구위보다도 좀 더 많은 혜택을 보지 않았나 생각한다.

Q. 은퇴투어 받은 선물 중 기억에 남는 선물 하나 꼽는다면.

- 다 기억에 남는데, 그래도 꼽자면 두산에서 받은 항아리다. 문구를 사장님이 이틀 고민하셨다 하더라. 이대호, 이승엽 선수가 항아리 받았을 때에는 선수들이 직접 결정했던 단어를 썼는데, 저 같은 경우는 제가 사장님께 부탁했다. 사장님께서 이틀 고민하시다 그 문구를 넣어주셨다 했다.

Q. 가장 마음에 드는 별명이 있는지.

- 다들 비슷하고 좋은 느낌의 별명들이다. 끝판 대장, 돌직구, 돌부처 이런 이미지가 많은데 다 비슷하고 좋다. 이미지에 맞게끔 잘 지어주신 것 같다.

Q. 은퇴사 준비했는지.

- 준비했다. 오늘은 미리 써놨다. 읽고 나서도 (다 표현 못해) 후회하긴 할 것 같다. (낭독 연습) 한 번 밖에 안 했다. 조금 (울컥하고) 그렇긴 한데 운동장에서 할 때는 다른 감정이 밀려올 거라 생각한다.

Q. 다른 선수들 은퇴할 때 우는 선수 보면 ‘울지 말아야지’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는지.

- ‘울지 말아야지’라는생각은 안 했다. 많이 우는 선수 볼 때 왜 저렇게 울지라는 생각은 했다(웃음).

사진=천정환 기자
사진=천정환 기자

[대구=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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