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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자리에 있을 수 있어 기뻤다” 커쇼의 마지막 홈경기 지켜 본 벌랜더의 소감 [현장인터뷰]

  • 김재호
  • 기사입력:2025.09.23 14:31:23
  • 최종수정:2025.09.23 14:3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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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대를 살아온 경쟁자의 은퇴를 본 소감은 어떨까?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선발 저스틴 벌랜더(42)가 이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벌랜더는 2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홈경기를 마친 뒤 가진 인터뷰에서 “클레이튼에게 그 자리에 있을 수 있어 기쁘다고 말해줬다”며 지난 주말 다저스 원정에서 다저스 선발 클레이튼 커쇼의 은퇴를 지켜 본 소감을 공유했다.

커쇼는 이번 시즌을 끝으로 18시즌의 빅리그 커리어를 마감하기로 했다. 지난 주말 샌프란시스코와 홈경기에서 정규시즌 마지막 홈 경기 등판을 가졌다.

벌랜더는 지난 주말 다저스 원정에서 커쇼의 마지막을 지켜봤다. 사진=ⓒAFPBBNews = News1
벌랜더는 지난 주말 다저스 원정에서 커쇼의 마지막을 지켜봤다. 사진=ⓒAFPBBNews = News1

커쇼가 등판전 관중들에게 인사할 때, 원정팀 더그아웃에서 그 모습을 보며 박수를 쳐줬던 벌랜더는 “정말 대단한 투수이고, 대단한 커리어를 보냈다. 명예의 전당 투표에서 첫 번째에 들어갈 투수다. 팬의 한 사람으로서 그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18시즌을 한 팀에서 뛴 것도 정말 특별하다고 생각한다. 요즘에는 그런 경우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의 커리어를 기념하는 순간을 목격할 수 있어서 기뻤다”며 생각을 전했다.

한편, 최근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0.87로 호투하며 회춘한 모습을 보여줬던 벌랜더는 이날 경기에서 4 1/3이닝 9피안타 1피홈런 2볼넷 3탈삼진 6실점(4자책)으로 주춤했다. 5회 상대 타선과 세 번째 대결에서 무너진 것이 아쉬웠다. 1사 2, 3루에서 나온 2루수 케이시 슈미트의 실책은 치명타였다.

밥 멜빈 감독은 “구속도 조금 떨어진 모습이었다. 4일만 쉬고 나와서 약간은 힘들었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경쟁했고 5회에도 이닝을 벗어날 수 있었지만 실책이 발목을 잡았다. 이전에 여러 차례 봤던 것처럼 다른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했지만, 이번에는 통하지 않았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커쇼가 마지막 등판을 가졌다. 사진(美 로스앤젤레스)=ⓒAFPBBNews = News1
커쇼가 마지막 등판을 가졌다. 사진(美 로스앤젤레스)=ⓒAFPBBNews = News1

벌랜더는 “구위가 그렇게 좋지는 못했다. 약간은 무기력한 느낌이었고 이와 싸우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이날 경기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고 털어놨다. “시즌 내내 열심히 뛰어왔고, 막판이 되다보니 조금 힘이 부치는 것도 있지만 지금까지 보통은 느김이꽤 괜찮았다. 이런 기분을 느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회복에 집중해서 다음 등판은 더 좋은 모습으로 갖고 싶다”며 말을 이었다.

그는 “선발 등판일이 되면 가능한 상쾌한 느낌을 유지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한다. 대부분의 경우 이것이 꽤 잘 통했다. 그러나 오늘은 이유가 뭐가됐든 불펜에 나가서 경기 준비를 할 때 약간은 몰속에서 움직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가끔 이렇게 상쾌하지 않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이번만 이런 것은 아니다. 그러면 최선의 결과를 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데 오늘은 불운하게도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구속이 떨어진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인지를 묻자 “가끔은 구속과 관련해 편안한 숫자에 도달하고자 평소보다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때가 있다. 그래서 나는 나 자신에게 ‘너무 욕심내지 말고 스스로에게 맞춰서 하자’고 말하기도 한다. 오늘은 몇 차례 패스트볼 구속을 늘리기 위해 애썼던 거 같다. 제구를 약간은 희생해가며 던졌다. 그렇게 던지다가 맞거나 그러기도 한다. 이것도 겨익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매 번 100%일 수는 없다. 더 잘해야 한다”며 생각을 전했다.

벌랜더는 이날 등판에서는 부진했다. 사진(美 샌프란시스코)=ⓒAFPBBNews = News1
벌랜더는 이날 등판에서는 부진했다. 사진(美 샌프란시스코)=ⓒAFPBBNews = News1

벌랜더는 등판 순서 대로라면 콜로라도 로키스와 마지막 시리즈에 한 차례 더 등판이 가능하다.

멜빈 감독은 벌랜더가 한 차례 더 등판을 소화할 것인지를 묻자 “아직 (이를 결정할) 단계에 도달하지 못했다. 그때가 되면 논의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벌랜더는 다른 생각을 전했다. “내가 몸 상태만 괜찮다면 나가지 말아야 할 이유가 있는지 모르겠다. 이것은 내 일”이라며 시즌 최종전 등판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다.

샌프란시스코는 산술적으로는 아직 희박한 가능성이 남아 있지만, 이날 패배로 포스트시즌 진출이 더 어려워졌다.

이날 리드오프 홈런 포함 2안타 3타점 기록한 엘리엇 라모스는 “우리가 잡아야 할 경기였다. 우리는 계속해서 싸우면서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고 있다. 그렇기에 더 좋은 플레이를 해야한다. 그것이 전부”라며 “계속해서 열심히 뛰어야 한다.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기에 계속해서 열심히 싸워야 한다”며 포기하지 않고 뛰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샌프란시스코(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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