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36·포항 스틸러스)이 또 한 번 팀 승리에 이바지했다.
포항은 9월 21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2025시즌 K리그1 30라운드 제주 SK와의 맞대결에서 1-0으로 이겼다. 이호재가 후반 10분 결승골을 터뜨렸다.
기성용은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 78분 동안 그라운드를 누볐다. 기성용은 공·수를 활발히 오갔다. 기성용의 장기인 날카로운 패스도 여러 차례 나왔다. 공을 빼앗겼을 땐 몸을 날려 태클하거나 다시 빼앗아 오는 투지까지 보였다.



기성용이 제주전을 마치고 취재진과 나눈 이야기다.
Q. 제주를 상대로 승점 3점을 추가했다.
파이널 A로 향하기 위해 꼭 잡아야 하는 경기였다. 선수들에게 경기 전 “중요한 일전”이라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아직 확정은 아니지만, 오늘 경기에서 승리하며 파이널 A에 한 발 더 다가섰다. 경기력도 좋았다. 파이널 라운드까지 3경기가 남았다. 순위 싸움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2위 싸움을 이어갈 수 있도록 남은 경기도 잘 준비하겠다. 다음 상대인 김천상무도 꼭 잡아내겠다.
Q. 박태하 감독은 요즘 “선수들에게 별말을 안 한다”고 하더라. 말하면 ‘이겨야 한다’, ‘잘해야 한다’는 등의 뻔한 얘길 반복하는 까닭이다. 또 기성용, 신광훈 등 베테랑 선수가 후배들을 잘 이끌어주기에 특별히 할 말이 없다고 하던데. 요즘 후배들에게 어떤 얘기를 해주나.
선수단 절반이 주중에 태국을 다녀왔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투(TWO) BG 빠툼 유나이티드 원정 경기를 치른 거다. 우리가 이 경기에서 승점 3점을 가져왔다. 어린 선수나 그동안 출전 시간이 적었던 선수가 일군 성과였다. 그 경기를 보면서 동료들에게 정말 고마웠다. 시즌 중 국외로 원정을 다녀오는 게 말처럼 쉽지 않다. 우리 동료들이 태국에서 승점 3점을 따왔기에 남아 있는 선수들이 제주전을 더 철저히 준비할 수 있었다.
주닝요는 태국에 다녀왔다. 빠툼전에 선발로 나서서 60분을 뛰었다. 그리고 오늘은 풀타임을 소화했다. 보신 분들은 다 아실 거다. 주닝요가 누구보다 열심히 뛰었다. 그걸 보면서 설렁설렁할 수가 없었다. 한국에 남아서 제주전을 준비했던 선수들이 더 열심히 해야 했다. 팀 분위기가 정말 좋다. 포항 모든 구성원이 훈련장에서부터 온 힘을 다하고 있다. 빡빡한 일정 속 ‘한 번 해보자’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다.


Q. 포항엔 김천 징크스가 있다. 포항이 김천을 상대로 승전고를 울린 건 2022년 8월 2일이 마지막이다.
‘우리가 김천에 약하다’는 얘긴 들었다. 김천이 좋은 팀인 건 맞다. 김천엔 좋은 선수가 많다. 이번 라운드에선 전북 현대도 잡았다. 자신감이 더 붙었을 거다. 그런데 축구는 모른다. 징크스는 깨라고 있는 거다. 포항에 와서 대구 원정 징크스를 깼다. 개인적으로 전북에 약했었는데 전북을 상대로 승전고를 울리기도 했다. 좋은 기억이 많다. 김천이 좋은 팀이지만 우리가 철저히 준비한다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 징크스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나부터 더 철저히 준비하겠다.
Q. 기성용이 유럽에서 가장 좋은 활약을 보였던 게 스완지 시티 시절이었다. 그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바다와 가까운 도시란 공통점이 있지 않나. 비슷한 환경, 생활이 최근 좋은 경기력과 연관이 있을까.
분위기가 상당히 비슷하다. 도시에서 떨어져서 생활하다 보니까 이런저런 생각이 많아진다(웃음). 나를 한 번 돌아보게 되는 것 같다. 여유가 생기고, 마음도 이전보다 편해진다랄까. 그러면서 축구에 더 집중하게 된다. 박태하 감독께선 항상 선수들을 잘 챙겨주신다. 선수들을 항상 배려해 주시는 지도자다. 여기선 큰 스트레스가 없다. 축구로 인해 받는 스트레스가 없다 보니 경기장에서 조금 더 편하게 경기하는 것 같다.

Q. 오늘 결승골을 터뜨린 이호재가 올 시즌 K리그1 득점왕에 도전 중이다. 이호재에겐 국가대표팀에서 자릴 잡아 내년 월드컵에 출전하고자 하는 더 큰 꿈도 있다. 한국 축구 대표팀 레전드로서 이호재에게 조언해 줄 수 있는 게 있을까.
(이)호재가 지금 아주 잘해주고 있다. 내국인 선수가 K리그1 득점왕에 오르는 게 절대 쉽지 않다. 호재가 지금처럼 하면 득점왕에 오를 수 있다고 본다. 호재는 훈련장에서부터 아주 열심히 하는 선수다. 개인 운동도 많이 한다. 대표팀에선 호재를 계속 주시하고 있을 거다. 득점왕까지 한다면, 더 눈여겨보지 않을까. 호재는 호재만의 스타일이 있다. 그 스타일이 대표팀엔 꼭 필요하다. 호재가 지금처럼 골을 계속해서 넣는다면, 자신의 꿈에 한 발 더 다가설 수 있을 거다.
![포항 스틸러스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포항항TV]에 올라온 영상. 기성용이 4연승을 기념해 춤을 추는 장면이 담겼다. 해당 영상의 조회수는 9월 22일 오전 기준 44만 2천 회다. 사진=포항 스틸러스 유튜브 채널 [포항항TV]](https://wimg.mk.co.kr/news/cms/202509/22/news-p.v1.20250922.3b313769c68643b39331ca044b6cf1f6_P1.png)
![포항 스틸러스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포항항TV]에 올라온 영상. 기성용이 4연승을 기념해 춤을 추는 장면이 담겼다. 해당 영상의 조회수는 9월 22일 오전 기준 44만 2천 회다. 사진=포항 스틸러스 유튜브 채널 [포항항TV]](https://wimg.mk.co.kr/news/cms/202509/22/news-p.v1.20250922.e9c5e526f80c4ab98ce1692d8d4e0508_P1.png)
Q. 요즘 포항 구단에서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아주 뜨겁다. 기성용의 더 많은 영상 콘텐츠를 기대하는 팬들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아(웃음). 너무 이상한 것만 시켜 진짜.
Q. 최근 홍윤상, 이동협은 뮤직비디오까지 찍었던데.
그건 진짜 아니지(웃음). 너무 충격이었다. 진짜 ‘기성용 포항 이적’보다 충격이었다.
![‘포항항TV’에 올라온 이동협(사진 왼쪽), 홍윤상 출연 뮤직비디오. <홍윤상 X 이동협 -Sea of Love 2025 [Remastered]>. 사진=포항 스틸러스 유튜브 채널 [포항항TV]](https://wimg.mk.co.kr/news/cms/202509/22/news-p.v1.20250922.4cb18a7c62cd4357ab5830ee2222d25c_P1.png)
![포항 스틸러스 이동협. <홍윤상 X 이동협 -Sea of Love 2025 [Remastered]>. 사진=포항 스틸러스 유튜브 채널 [포항항TV]](https://wimg.mk.co.kr/news/cms/202509/22/news-p.v1.20250922.f3c3a85df8ce4a559cb91498aa4ec352_P1.png)
![포항 스틸러스 홍윤상. <홍윤상 X 이동협 -Sea of Love 2025 [Remastered]>. 사진=포항 스틸러스 유튜브 채널 [포항항TV]](https://wimg.mk.co.kr/news/cms/202509/22/news-p.v1.20250922.bbce6a1c78bd422d8e43056082137368_P1.png)
Q. 다음번엔 기성용의 뮤직비디오 출연을 기대해도 될까.
아니다(웃음). 그래도 구단이 시키는 건 다 하고 있다. 그것도 열심히 한다. 이게 다 (신)광훈이 형 때문이다. 광훈이 형이 열심히 하니까 안 할 수가 없다. 팀에 나보다 나이 많은 사람이 있으니까 불편하다. 팀에서 최고 선임으로 있어야 하는데 위에 한 분이 계시니까 힘들다. 나중에 자세히 말씀드리겠지만, 데뷔골 넣으면 하기로 한 게 있다. 팬들이 재밌어하고 좋아해 주실 만한 콘텐츠다.
Q. 그래서 그런가. 기성용이 득점 기회에서 ‘일부러 패스를 선택한다’는 얘기가 있다.
내 포지션이 골을 노리는 자리가 아니다(웃음). 공을 앞에 있는 동료에게 빨리빨리 넘겨줘야 하는 위치다. 기회가 오면 골을 넣고 싶은 마음은 크다. 하지만, 우리 팀이 이기는 게 최우선이다. 골이든 도움이든 팀 승리에 보탬이 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하고 싶다.
[포항=이근승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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