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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잘못 아닌데 왜 나한테 화내요?” 야유하는 샌디에이고팬을 향한 라모스의 한 마디 [현장인터뷰]

  • 김재호
  • 기사입력:2025.08.19 14:47:58
  • 최종수정:2025-08-19 14:4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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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외야수 엘리엇 라모스는 쏟아진 샌디에이고팬들의 야유에 대응했다.

라모스는 1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펫코파크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원정경기를 마친 뒤 가진 인터뷰에서 “(판정이 번복돼서) 놀라지는 않았다”며 2회말 수비 장면에 관해 말했다.

라모스는 2회말 선두타자 잰더 보가츠가 때린 타구를 쫓아갔고 외야 펜스 위로 팔을 뻗었지만 잡지 못했다. 공이 그의 글러브 안에 들어갔다가 빠져나갔다. 원심은 홈런이었지만, 비디오 판독 결과 이 과정에서 팬이 필드 안으로 팔을 뻗어 수비를 방해한 것이 인정돼 아웃으로 번복됐다.

라모스는 자신에게 야유하는 팬들에게 대응했다. 사진= David Frerker-Imagn Images= 연합뉴스 제공
라모스는 자신에게 야유하는 팬들에게 대응했다. 사진= David Frerker-Imagn Images= 연합뉴스 제공

라모스는 “타구를 잡으려고 할 때 팬이 내 위로 팔을 뻗었다”며 상황을 설명했다. “접촉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글러브로 공을 잡기도 전부터 이미 손을 뻗고 있었다”며 수비 방해가 분명했다고 주장했다.

시야를 방해받았는지를 묻자 “약간은 그랬다. 그가 팔을 뻗으면서 그늘이 졌기 때문이다. 약간은 혼란스러웠다”고 답했다.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그 관중이 손을 뻗은 거 같다. 팔이 약간 스친 거 같다. 어찌 됐든 손을 위로 뻗으면서 시야도 방해했다고 생각한다. 자주 보는 장면은 아니지만, 바른 판단을 했다고 본다”며 상황에 대해 말했다.

상대 감독의 생각은 완전히 달랐다. 마이크 쉴트 샌디에이고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접촉이 전혀 없었다”며 판정에 대한 유감을 드러냈다. 판정 번복 이후 퇴장당했던 그는 “(접촉이 없었던 것이) 분명하다면, 왜 판독에 2분 40초나 걸렸는가? 우리 쪽 리플레이 담당관에게 물어보니 (번복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하더라”라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펫코파크를 가득 메운 4만 2730명의 관중들도 실망한 모습이었다. 이 장면 이후 라모스가 타석에 들어서거나 타구만 잡아도 야유를 퍼부었다.

마이크 쉴트 감독이 2회말 홈런이 아웃으로 번복된 이후 항의하고 있다. 사진= AP= 연합뉴스 제공
마이크 쉴트 감독이 2회말 홈런이 아웃으로 번복된 이후 항의하고 있다. 사진= AP= 연합뉴스 제공

멜빈 감독은 “그는 아무것도 잘못한 것이 없다. 타구를 잡으려고 했을 뿐”이라며 선수를 옹호했다.

라모스도 같은 생각이었다. 판정 번복 이후 관중석의 팬들을 가리키며 웃는 장면이 중계 화면에 잡혔던 그는 “팬들에게 ‘내 잘못이 아니다. 내가 판정을 뒤집은 것이 아니다. 왜 나한테 화를 내는가?’라고 말했다. 나는 여기 경기를 하러 온 것이다. 몇몇 관중들은 웃고 계셨고 몇몇 관중들은 험한 말들을 퍼부었다. 마치 이를 위해 여기에 온 느낌이었다”며 생각을 전했다.

이어 “경기 내내 야유를 들어서 약간은 놀랐다. 왜냐하면 내 잘못이 아니기 때문이다. 내가 무엇을 해야 할까? 판정을 뒤집은 것은 내가 아니다. 화를 내려면 심판이나 플레이를 방해한 팬에게 해야 한다. 내 잘못이 아니다”라며 재차 억울함을 호소했다.

라모스는 이날 타석에서도 팀 공격을 이끌었다. 1회 선두타자로 나와 상대 선발 네스토 코테즈를 상대로 좌월 솔로 홈런을 때리며 팀을 이끌었다.

그는 “공격적으로 나섰다. 그는 패스트볼을 던지는 것을 좋아하고 타자들에게 공격적인 승부를 좋아하는 투수다. 그렇기에 처음부터 패스트볼을 던질 거라 생각하고 칠 준비를 하고 타석에 들어섰다”며 타석에서 접근 방식에 대해 말했다.

멜빈 감독은 “우리가 한동안 보여주지 못했던 모습이다. 득점을 조금 더 내줬다면 좋았겠지만, 초반부터 득점 지원을 해주는 모습도 보지 못했었다”며 초반에 타자들이 득점을 더한 것이 큰 보탬이 됐다고 말했다.

샌디에이고 좌익수 라몬 라우레아노가 1회초 윌머 플로레스의 홈런 타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사진= AP= 연합뉴스 제공
샌디에이고 좌익수 라몬 라우레아노가 1회초 윌머 플로레스의 홈런 타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사진= AP= 연합뉴스 제공

4점의 리드를 안고 마운드에 올라 6 2/3이닝 3피안타 1피홈런 1볼넷 6탈삼진 3실점(비자책) 호투한 선발 로비 레이도 “득점 지원이 매우 컸다. 타자들이 오늘 잘 쳐줬다. 초반부터 많은 득점을 내주는 모습을 즐겁게 지켜봤다. 덕분에 자신감을 얻고 공격적으로 던질 수 있었다”며 타자들의 초반 득점에 감사함을 전했다.

한편, 라모스는 이 자리에서 최근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바깥의 사람들은 아무것도 모른다. 우리가 이기고 있을 때는 모두가 우리 편을 들다가도 지금은 모든 팬이 우리에게 등을 돌린 모습이다. 받아들일 수 없다. 우리는 이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어떤 느낌인지, 무엇을 위해 일하고 있는지 다 알고 있다. 그러나 팬들은 팬일 뿐이다. 우리는 이와 관련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말을 남긴 것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그는 “팬들을 비난하려는 의도는 아니었다. 팬들은 우리에게 사랑만을 주신다. 나는 그저 우리 감독을 보호하려고 했을 뿐이다. 그는 정말 좋은 사람이고 정말 좋은 감독이다. 솔직히 바깥에서 보기에는 안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잘 모르지 않는가. 내가 해주고 싶은 말은 그저 우리를 계속 응원해주시고 연락을 끊지 말아줬으면 한다는 것이다. 나는 누구에 대해 비난하는 사람이 아니고, 팬들에게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팬들을 비난할 의도가 아니었음을 강조했다.

[샌디에이고(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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