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상무 정정용 감독의 철저한 분석과 집요한 공략이 천적 관계 청산으로 이어졌다.
김천은 8월 17일 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5시즌 K리그1 26라운드 FC 서울과의 맞대결에서 6-2로 크게 이겼다.
김천이 리그 맞대결에서 서울을 이긴 건 2022년 3월 6일이 마지막이었다. 당시 김천은 서울을 2-0으로 이겼다. 김천은 이후 서울과의 9차례 리그 맞대결에서 4무 5패를 기록하고 있었다.



정 감독은 “선수들이 완벽한 경기력과 결과를 만들어냈다”며 “선수들과 무더운 날씨에도 응원을 아끼지 않은 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상대 수비수들의 키가 컸다. 우리 선수들의 키는 크지 않다. ‘높은 크로스를 슈팅으로 이어가는 건 어렵다’고 봤다. 조금 더 섬세하게 준비한 것들이 통했다. 특히나 2-2에서 다시 앞서가는 골을 세트피스로 만들었다. 오늘 경기에서 가장 중요한 골이었다.” 정 감독의 얘기다.

이날 경기는 정 감독의 철저한 분석과 완벽한 준비가 만들어낸 승리였다.
서울 중앙 수비수 야잔(188cm), 정태욱(194cm)은 키가 크지만, 발이 느리다.
김천은 낮고 빠른 크로스와 준비된 세트피스로 서울의 약점을 집요하게 공략했다.
김천은 공격 가담이 많은 서울 양 풀백의 뒷공간도 여러 차례 노렸다. 김천은 그렇게 전·후반 각각 3골씩 터뜨리며 ‘천적’이었던 서울을 무너뜨렸다.

정 감독은 “상대 선수들, 전술 등을 잘 분석해서 선수들에게 이야기했다”며 “공격을 어떤 식으로 풀어갈지 고민하고 준비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정 감독은 이어 “압박 타이밍도 신경을 많이 썼다. 우리가 준비한 것들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듯하다. 오늘의 게임 모델을 잘 정리해서 더 좋은 경기력을 보이도록 하겠다”고 했다.

김천이 서울을 큰 점수 차로 이기긴 했지만, 쉬운 승부는 아니었다.
김천은 2-0으로 앞서가다가 서울에 2-2 동점을 허용했다.
김천은 힘겹게 넣고 쉽게 실점하면서 무너진 경험이 많았다. 특히 ‘천적’ 서울전에선 더 그랬다.

더 완벽하게 준비한 이날은 달랐다. 김천은 무너지지 않았다. 전반 막판 정 감독이 언급한 준비된 세트피스로 다시 앞서갔다.
정 감독은 “중요한 지점”이라며 “우리가 흐름을 내주고 뒤집히는 분위기였다”고 짚었다. 정 감독은 이어 이렇게 말했다.
“서울을 3년 넘게 못 이기고 있었다. 징크스를 깨는 게 쉽진 않았다. 선수들에게 지속적으로 자신감을 심어주려고 했던 게 ‘위닝 멘털리티’로 이어진 듯하다. 정신력으로 힘겨운 상황을 넘기면서 다시 앞서갈 수 있었다.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은 선수들이 일군 승리다.”

김천은 올 시즌 K리그1 26경기에서 12승 7무 7패(승점 43점)를 기록하고 있다. 김천은 K리그1 12개 구단 가운데 2위로 올라섰다.
김천은 K리그1 승격 첫 시즌이었던 지난해엔 울산 HD, 강원 FC와 우승 경쟁을 벌인 바 있다.
매 시즌 주축 선수의 전역으로 선수 구성이 크게 바뀌는 상황 속 꾸준한 성적을 낸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김천의 전신인 상주 상무의 역사까지 살펴보면 더 명확해진다.
상무(상주+김천)가 2013년 승강제 도입 후 K리그1에서 2시즌 연속 6위 안에 든 적은 없다.
올 시즌이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김천은 올해도 K리그1 파이널 A 진입이 유력하다.
김천은 매 시즌 선수 구성의 큰 변화를 이겨내지 못하고 K리그1 승격과 강등을 반복해 왔다.
그런 정 감독의 지도력이 ‘천적’ 서울전에서 또다시 빛을 발했다.
[김천=이근승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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