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 7일 오후 8시 경기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중국과 동아시안컵 1차전을 치른다. 이번 동아시안컵은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한 한국이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을 모두 마치고 갖는 첫 일정이다. 2003년 첫 대회를 시작으로 올해 10회째를 맞이한 동아시안컵은 동아시아 축구 최고 팀을 가리는 무대다. 6년 만에 한국에서 열리는 올해 동아시안컵에는 한국·일본·중국·홍콩 등 4개국이 참가한다.
통산 다섯 차례 정상에 올라 동아시안컵 최다 우승국인 한국은 이번 대회를 통해 국내파 선수들의 경기력을 점검한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홍 감독은 K리그와 일본 J리그 소속 선수들로만 26명을 꾸렸다. 이 중 K리그 소속 선수만 23명으로 대표팀의 약 88.4%를 차지할 정도다. 이번에 손흥민, 이강인 등 유럽파 선수들이 제외된 것은 동아시안컵이 FIFA 주관 공식 A매치 대회가 아니라 선수 의무 차출 규정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홍 감독은 이번 기회에 월드컵 본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그동안 A매치에 뛸 기회가 없던 국내파 선수들의 전력을 직접 살펴보겠다는 복안이다. 홍 감독은 "선수들 기량을 보고 직접 가르쳐보는 건 좋은 기회다. 테스트라는 명목하에 전쟁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그만큼 홍 감독의 마음, 이른바 '홍심(心)'을 잡기 위한 국내파 선수들의 치열한 경쟁이 이번 대회 최대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이번 대표팀을 통해 처음 태극마크를 단 선수들이 단연 눈에 띈다. 스트라이커 이호재(포항), 미드필더 강상윤(전북), 수비수 변준수(광주) 등이 소속팀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이번에 처음 A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K리그1(1부리그) 전북이 선두를 달리는 데 핵심 역할을 하고 있는 강상윤은 지난 4일 대표팀 소집 훈련을 앞두고 "볼 관리 능력, 공격과 수비 상황에서 수적 우위를 가져오는 게 내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훈련과 경기를 통해서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192㎝의 장신 스트라이커로 올해 K리그1에서 8골을 기록 중인 이호재는 현역 시절 '캐넌 슈터'로 명성을 날렸던 이기형 옌볜(중국) 감독의 아들이다. '2002 월드컵 영웅' 이을용 감독의 장남인 왼 측면 수비수 이태석(포항)도 이번 대표팀에 이름을 올려 '축구 스타 2세' 선수들이 한 그라운드에서 동시에 뛰는 모습을 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호재는 "아버지가 너무 떨지 말고 갖고 있는 실력을 다 뽐내고 왔으면 좋겠다고 조언해주셨다. 내년 월드컵에도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K리그 득점 1위 전진우(전북·12골)와 2위 주민규(대전·10골)가 모두 이번 대표팀에 승선해 주득점원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친다. '붙박이 주전' 김민재의 파트너를 찾아야 하는 중앙수비 자원에는 김주성(서울), 서명관(울산), 김태현(가시마 앤틀러스) 등이 홍 감독의 눈도장 찍기에 도전한다. 홍 감독은 6일 대회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번 대회는 물론 1년 후에도 어떤 모습을 보일지가 중요하다. 이번 대회에서 수비수들의 전체적인 것을 평가할 좋은 기회"라고 밝혀 특히 수비진에 관심을 갖고 지켜보겠다는 생각을 드러냈다. 이 밖에 2023년 6월 이후 약 2년 만에 대표팀에 복귀한 미드필더 나상호(마치다 젤비아)의 활약도 관심을 모은다.
[김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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