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바 축구’와 ‘모래 바람’이 유럽을 정복했다.
플루미넨시는 1일(한국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뱅크 오브 아메리카 스타디움에서 열린 인터밀란과의 2025 FIFA 클럽 월드컵 16강전에서 2-0 완승했다.
인터밀란은 2024-25 UEFA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에 빛나는 강호. 이번 대회에서도 E조 1위에 오르며 순항했다. 그러나 ‘삼바 축구’ 플루미넨시에 제대로 당하며 ‘광탈’하고 말았다.

플루미넨시는 F조 2위로 16강에 오른 브라질의 축구 명문. 물론 울산HD에 고전하는 등 그들의 경기력은 만족스럽지 못했으나 결국 16강전부터 이변을 일으켰다.
전반 3분 카노의 선제골은 이변의 신호탄과 같았다. 아리아스의 크로스가 바스토니를 맞고 굴절된 것을 카노가 놓치지 않았다.
인터밀란의 반격 역시 거셌으나 파비우의 선방, 골대 불운이 겹치면서 득점이 나오지 않았다. 결국 후반 추가시간, 헤르쿨레스의 쐐기골이 폭발하며 플루미넨시가 2-0 승리했다.

여기에 맨체스터 시티마저 무너졌다. 알 힐랄이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캠핑 월드 스타디움에서 맨시티를 4-3으로 잡아낸 것이다.
알 힐랄은 조별리그부터 심상치 않았다. 레알 마드리드와 1-1 무승부를 거뒀고 이후 파추카를 잡아내며 16강에 진출했다. 그러나 맨시티와의 비교는 어려웠다. 그들은 3전 전승,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이며 16강에 선착했다.
전반 10분 만에 실점했다. 아이트 누리의 크로스 이후 알 힐랄 수비진의 미스가 실바의 마무리로 이어지며 0-1로 끌려갔다. 이후 후반 46분 맨시티 수비진이 흔들렸고 레오나르두가 득점, 1-1 동점이 됐다.

후반 52분 알 힐랄의 날카로운 역습이 역전으로 이어졌다. 말콤이 문제없이 득점하며 2-1, 승부를 뒤집었다. 후반 55분 홀란에게 2-2 동점골을 내준 알 힐랄은 연장을 준비했다.
알 힐랄은 연장 94분 네베스의 코너킥을 쿨리발리가 헤더 마무리, 3-2로 다시 앞섰다. 연장 104분 셰르키의 크로스, 포든의 마무리에 3-3 다시 동점이 됐으나 9분 뒤 레오나르두가 결승골을 넣으며 맨시티를 무너뜨렸다.
마지막 득점은 드라마틱했다. 로디의 크로스, 밀린코비치 사비치의 헤더를 에데르송이 선방했다. 이때 레오나르두가 집중력을 살리며 맨시티 골문을 열었다.
알 힐랄은 이번 대회에서 아시아 팀 중 유일하게 16강에 올랐다. 그리고 맨시티를 무너뜨리며 8강까지 진출했다. 전체 라인업만 보면 알 힐랄 역시 순수 아시아 팀이라고 보기는 힘들지만 그럼에도 자존심을 살리고 있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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