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영(LG 트윈스)이 다시 재조정의 시간을 가진다.
LG는 프로야구 경기가 없던 23일 정우영과 더불어 우완 성동현을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정우영의 이름이 단연 눈에 띈다. 2019년 2차 2라운드 전체 15번으로 LG에 지명된 정우영은 빠른 투심 패스트볼이 강점인 우완 사이드암 투수다. 지난해까지 통산 345경기(337.2이닝)에서 24승 23패 8세이브 112홀드 평균자책점 3.33을 작성했다.


데뷔 시즌부터 큰 존재감을 드러냈다. 2019시즌 4승 6패 1세이브 16홀드 평균자책점 3.72를 기록, 신인왕의 영예를 안은 것. 2020시즌(4승 4패 5세이브 20홀드 평균자책점 3.12)과 2021시즌(7승 3패 2세이브 27홀드 평균자책점 2.22) 성적도 괜찮았다.
가장 빛난 시기는 2022시즌이었다. 67경기(58이닝)에 출전해 2승 3패 평균자책점 2.64와 더불어 35홀드를 수확, 홀드왕에 올랐다. 이런 활약을 발판삼아 이듬해 펼쳐진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태극마크를 달고 활동하기도 했다.
다만 최근에는 좋지 못했다. 2023시즌 60경기(51.2이닝)에 나섰으나, 5승 6패 11홀드 평균자책점 4.70에 그쳤다. 이어 2024시즌 27경기(22.2이닝)에서도 2승 1패 3홀드 평균자책점 4.76을 써내는 데 그쳤다.
절치부심한 정우영은 지난 겨울 누구보다 많은 구슬땀을 흘렸다. 자비로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트레드 에슬레틱스로 향해 6주간 개인 훈련을 할 정도로 열정이 넘쳤다. 그러나 시범경기 기간 다시 흔들렸고, 결국 퓨처스(2군)리그에서 개막을 맞이했다. 이후 정우영은 13일 마침내 1군의 부름을 받았다.

시작은 나쁘지 않았다. 15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 등판해 최인호, 문현빈을 유격수 땅볼, 2루수 땅볼로 처리했다. 노시환에게는 우중월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30m 솔로포를 맞았지만, 김태연을 삼진으로 솎아냈다. 17일 잠실 NC 다이노스전에서는 무사 만루에 출격해 박민우를 3루수 땅볼로 유도, 홈으로 파고들던 주자를 잡아낸 뒤 맷 데이비슨을 3루수 병살타로 이끌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매조지었다.
하지만 이후부터가 문제였다. 19일 잠실 NC전에서 0.2이닝 2사사구 2탈삼진 2실점으로 주춤했다. 이어 22일 두산 베어스전에서는 아웃카운트 한 개도 잡지 못한 채 3사사구 3실점하는 최악투를 선보였다. 등판했을 당시 LG가 11-1로 크게 앞서고 있었기에 더 충격적인 결과였다. 올 시즌 성적은 4경기 출전에 3탈삼진 1피안타(1피홈런) 5사사구 평균자책점 20.25(2.2이닝 6실점)다.
LG의 사령탑 염경엽 감독은 그 무엇보다 볼넷, 사구 등의 사사구 허용을 가장 싫어하는 지도자다. 그렇게 정우영은 2군행을 피하지 못하게 됐다.
부활한다면 정우영은 분명 LG 불펜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자원이다. 구위가 워낙 매서울 뿐 아니라 큰 경기 경험 또한 풍부한 까닭이다. 과연 잠시 재정비의 시간을 가지게 된 정우영은 빠르게 돌아와 치열한 1위 다툼을 벌이고 있는 LG에 힘을 보탤 수 있을까.

[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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