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1일 강릉 하이원 아레나. 강원 FC가 2025시즌 처음 강릉 하이원 아레나에서 K리그1 홈경기를 소화하는 날이었다.
강원과 대구 FC의 경기를 앞두고 강릉 하이원 아레나 밖이 시끌벅적했다. 수많은 팬이 한 선수의 이름을 외쳤다. 강릉 하이원 아레나를 방문한 양민혁(19·토트넘)이었다.
양민혁은 강원과 대구의 경기를 앞두고 팬 사인회를 진행했다. 양민혁은 강원 역사상 최고의 인기를 자랑하는 선수다. 양민혁이 모든 팬을 만날 수 있다면 좋았겠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었다.



강원 관계자는 “시즌권 보유자 중 47명을 선정해 팬 사인회를 진행했다”며 “양민혁의 등 번호가 47번 아니었나. 그래서 47명을 선정한 것”이라고 했다.
양민혁은 팬 사인회를 찾은 팬 한 명 한 명에게 친절하게 사인해줬다. 사진 촬영 요청에도 친절히 응했다.

사인을 받지 못한 팬들은 양민혁이 앉아 있는 테이블 바깥쪽에서 사진을 찍었다.
양민혁은 “강원은 내 고향”이라며 “다시 돌아오니 집처럼 편안함이 느껴진다”고 웃으며 말했다.
양민혁이 21일 강원과 대구의 맞대결을 앞두고 취재진을 만나 나눈 이야기다.

Q. 오랜만에 강릉 하이원 아레나를 방문했다.
6개월 만에 방문한 것 같다. 강릉에서 3년 있었다. 다시 돌아오니 집처럼 편안함이 느껴진다. 특히나 강원 팬들을 만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 김진태 구단주(강원특별자치도지사)께선 강원도 강릉시 명예시민증서를 주셨다. 영광스럽다. 앞으로도 강원을 응원할 거다. 시즌을 마치면 홈경기를 찾아 응원할 계획이다.
Q. 잉글랜드로 향한 뒤에도 강원 경기를 챙겨봤나. 정경호 감독, 코치진과 나눈 이야기가 있는지 궁금하다.
강원은 내 고향이다. 시간이 날 때마다 강원 경기를 챙겨보고 있다. 실시간으로 못 보면 하이라이트라도 본다. 아직 정경호 감독님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를 만나진 못했다.
Q. 2024시즌을 마치고 잉글랜드로 향해 6개월을 보냈다. 6개월 동안 어떻게 지냈나.
잉글랜드는 시즌 중이었다. 시즌 중 새로운 팀에 합류한 것이다 보니 쉽진 않았다. 토트넘에서 퀸즈 파크 레인저스(QPR)로 임대를 가기도 했다. 힘들었지만, 배운 게 많은 6개월이었다.

Q. 어떤 걸 가장 많이 느꼈나.
K리그1과 가장 큰 차이는 선수들의 체격 조건이다. 피지컬이 확실히 달랐다. 선수들의 스피드, 경기 템포 차이도 생각보다 컸다. 내가 잉글랜드에서 살아남으려면 무엇을 보완해야 하는지 느꼈다. 6개월 동안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려고 힘썼다. 덧붙여 나만의 장점은 계속해서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
Q. 2024시즌 K리그1 일정을 소화하고 잉글랜드로 갔다. 잉글랜드에서 2024-25시즌 후반기를 소화했다. 휴식 없이 1년 6개월 동안 내달렸다. 체력적으로 힘들진 않았나.
체력적으로 큰 부담을 느낀 적은 없다. 휴식이 없었기에 몸 관리를 더 철저히 했다. 부상 없이 2024-25시즌 후반기를 온전히 마치는 게 가장 큰 목표였다.

Q. 절친한 친구인 윤도영이 곧 잉글랜드로 향한다. 유럽 도전을 시작하는 친구에게 해준 이야기가 있나.
(윤)도영이는 이제 유럽 도전을 시작한다. 궁금한 게 엄청나게 많은 것 같더라(웃음). 도영이가 내게 잉글랜드 축구는 무엇이 다른지 물어봤다. 잉글랜드 생활은 어떤지도 궁금해했다. 도영이에게 “너도 충분히 할 수 있다. 자신감을 가지라”고 했다. 나나 도영이나 열심히 해서 좋은 성과를 내고 싶다.
Q. 강원에서 양민혁의 등 번호였던 47번을 중앙 수비수 신민하가 달았다. 신민하에게 해준 이야기가 있나.
(신)민하 형과 지난해 강원에서 함께 생활했었다. 민하 형은 기량이 출중한 선수다. 지난해 함께 생활하면서 여러 번 느꼈다. 민하 형이 올 시즌 아주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강원 47번의 계보를 잘 이어갈 것이라고 확신한다.

Q. QPR 임대를 마치고 토트넘으로 복귀한다. 2025-26시즌 토트넘에서 자리 잡고 싶은 욕심이 클 듯한데.
토트넘에서 뛰고 싶은 마음이 크다. 토트넘이 올여름 아시아 투어를 한다. 한국에서도 경기를 치른다. 이 시기가 중요하다. 프리시즌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리고 싶다. 잘 준비하고 있다.
Q. 잉글랜드에서 6개월 동안 토트넘, QPR이란 두 팀을 경험했다. 어떤 차이가 있었나.
토트넘은 유럽에서도 빅클럽이다. 토트넘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소속이기도 하다. QPR은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소속이다. 차이가 있었다. 스타디움 크기부터 스태프 인원수의 차이도 컸다. 그렇다고 QPR이 부족했던 건 아니다. QPR도 잉글랜드에서 역사가 있는 팀답게 좋다는 걸 느꼈다.

Q. 손흥민이 2024-25시즌을 마치고 따로 해준 이야기가 있나.
(손)흥민이 형과 토트넘에 있을 때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흥민이 형이 유럽 리거를 불러 모아서 밥도 사주셨다. 흥민이 형이 제일 강조하는 건 ‘영어’다. 흥민이 형은 “의사소통이 자유롭게 돼야 더 성장할 수 있다”는 걸 강조했다. 흥민이 형 말을 듣고 영어 공부를 더 열심히 하고 있다.
Q. 한국 축구 대표팀이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2026 북중미 월드컵이 1년 남았다. 월드컵 출전에 대한 욕심이 클 듯한데.
내 목표다. 2026 북중미 월드컵에 나서고 싶은 욕심이 크다. 내 목표를 이루려면, 소속팀에서 확실하게 자릴 잡아야 한다. 꾸준히 경기에 나서면서 내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 2025-26시즌 소속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 월드컵 출전이란 목표를 꼭 이루고 싶다.
Q. K리그1에서 한 시즌을 온전하게 소화했었다. 유럽에서 6개월 동안 생활하며 큰 도움이 된 K리그1에서의 경험이 있나.
2024시즌 K리그1에서 프로 데뷔를 알렸다. 이 시즌 꾸준한 출전 기회를 잡았다. 프로에서 경기를 어떻게 준비하고 어떤 식으로 임해야 하는지 배웠다. 특히나 몸 관리하는 법을 익힌 게 큰 도움이 됐다. 내 장점인 순간 스피드와 슈팅력 등을 조금만 더 가다듬으면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란 확신도 들었다.

Q.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나.
토트넘에서 2025-26시즌을 준비할 계획이다. 새로운 감독님이 오셨다. 프리시즌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2025-26시즌 꾸준한 출전 기회를 받을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할 것이다.
Q. 강원이 창단 첫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도전을 앞두고 있다. 응원의 메시지를 전한다면.
강원이 2024시즌 좋은 성적을 내서 얻어낸 성과다. 강원은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팀이다. 아시아 무대에서도 충분히 잘할 수 있다. ACLE는 한국을 대표해서 출전하는 무대이기도 하다. 강원이 꼭 좋은 성적을 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강원이 올 시즌 K리그1 후반기엔 더 좋은 경기력과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믿는다. 팬들께서 많은 응원을 보내주셨으면 좋겠다. 나도 열심히 응원하겠다.

Q. 한국에 와서 윤정환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과 나눈 이야기가 있나.
윤정환 감독님과 식사하기로 했다. 잉글랜드에 있을 때도 윤정환 감독님과 꾸준히 소통했다. 윤정환 감독님은 항상 많은 응원을 보내주신다. 나도 항상 감독님의 도전을 응원하고 있다. 서로의 도전을 응원하는 사이인 것 같다(웃음).
[강릉=이근승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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