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은(25·제주 SK)이 새출발을 알렸다.
신상은은 6월 17일 대전하나시티즌을 떠나 제주로 향했다. 제주에서 뛰었던 서진수가 대전으로 향하는 일대일 트레이드였다.
신상은이 팀을 옮긴 건 이번이 처음이다. 신상은은 2021시즌 대전에서 프로 데뷔를 알렸다. 신상은은 2025시즌 전반기까지 대전에 몸담았다.



신상은은 K리그(1·2) 통산 56경기에서 8골 2도움을 기록했다. K리그1 31경기 5골, K리그2 23경기 3골 1도움, 승강 플레이오프 2경기 1도움이었다.
신상은과 제주도 서귀포 제주 클럽하우스에서 나눴던 이야기다.

Q. 트레이드로 제주 유니폼을 입었다.
프로에서 팀을 옮긴 게 처음이다. 처음엔 엄청나게 낯설 줄 알았다. 와 보니까 아니더라. 제주 모든 구성원이 반갑게 맞이해주셨다. 다들 친절히 대해주셔서 금방 적응할 수 있을 것 같다.
Q. 대전에서만 뛰었었다. 트레이드로 팀을 떠나야 했다. 마음이 복잡했을 것 같은데.
솔직히 대전을 떠날 줄은 몰랐다. 트레이드 얘기를 들었을 땐 프로의 세계라고 생각했다. 받아들였다. 제주로 가서 더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었다. 실망하지 않았다. 기대와 설렘이 공존하고 있다. 잘 해보겠다.
Q. 어떤 부분에서 제주로의 트레이드를 동의했나.
뛰고 싶었다. 내 만족을 위해 뛰는 게 아니라 팀 승리에 앞장설 수 있는 역할을 맡고 싶었다. 김학범 감독님이 원하는 스타일에 잘 맞출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Q. 현재 몸 상태는 어느 정도인가.
70~80% 정도다. 올 시즌 리그에서 6경기 뛰었다. 5월 3일 FC 안양전에 교체로 나선 게 마지막 출전이다. 실전 감각이 조금 떨어져 있다. 꾸준히 경기에 나서면 금방 제 경기력을 찾을 것이라고 믿는다. 대전에선 내가 많은 시간을 뛰기엔 ‘부족하다’고 판단하신 것 같다.

Q. 지난해 큰 부상으로 힘든 시간을 보낸 것으로 안다.
수술대에 오른 게 처음이었다. 긴 시간 재활에 몰두한 것도 처음이었다. 축구하면서 제일 힘든 것이 부상이란 걸 느꼈다. 부상 복귀 후 경기에 나서지 못한 건 내 잘못이다. 물론, 어떤 선수든 경기에 나서지 못하면 안 좋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내가 부족했다. 현실을 인정하고, 훈련장에서 열심히 땀 흘렸다. 그러던 중 트레이드로 제주 유니폼을 입게 됐다.
Q. 올여름 이적시장을 앞두고 고민이 컸을 것 같다.
걱정이 있었다. 이적 경험이 없었다. 이적하면 새로운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하지 않나. 내가 나에게 물었다. ‘나는 지금 준비가 되어 있는가’라고. 훈련을 거듭할수록 ‘몸이 괜찮구나. 한 번 도전해 보자’란 확신이 들었다. 제주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일 자신 있다.
Q. 대전에서 프로에 데뷔해 쭉 뛰어왔다. 대전은 신상은의 축구 인생에서 어떤 의미인가.
대전은 내 고향이다. 대전에서 잊지 못할 추억들을 쌓았다. 추억이 어느 하나를 꼽을 수 없을 만큼 많았다. 평생 잊지 못할 거다.

Q. 상대로 마주했던 제주는 어떤 팀이었나.
한 시즌 제주 원정을 다섯 번 다녀온 적이 있다. 제주 원정은 이동부터 쉽지 않다. 거리가 있어서 이동하는 것부터 힘들었다. 그라운드에서 부딪힌 제주는 단단한 팀이었다. 특히나 미드필더가 아주 좋았다. 돌아보면, 제주와의 힘 싸움에서 앞섰던 적이 없었다. 대전에 있을 땐 매번 밀렸던 것 같다. 제주엔 (이)창민이 형, (남)태희 형, 이탈로 등 아주 좋은 선수가 있다. 내 장점을 잘 활용한다면, 더 많은 기회를 마주할 것이란 기대가 있다.
Q. 앞으로 제주에서 장거리 이동을 반복해야 한다. 제주 선수들에게 조언받은 게 있나.
대전에서도 원정 이동은 쉽지 않았다(웃음). 잘 적응할 수 있다.
Q. 제주에 와서 운동 말고 한 것이 있나.
집을 보러 다녔다(웃음). 그 외엔 숙소에만 있었던 것 같다. 아직 특별히 한 게 없다.
Q. 회사원들에겐 제주살이 로망이 있다. 프로축구 선수인 신상은은 어떤가.
내가 돌아다니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여유가 있을 때 예쁜 곳이나 유명 맛집에 가보면 좋을 것 같다(웃음).

Q. 18일 광주 FC와의 홈경기를 지켜봤다. 어땠나.
공격에서 치고 나가는 힘이 부족했던 것 같다. 김학범 감독께서 원하시는 직선적인 움직임을 보여드리도록 하겠다. 내 장점을 잘 살려서 팀에 큰 도움을 주고 싶다. 최대한 많은 공격 포인트를 올리겠다.
Q. 신상은의 새로운 홈구장 분위기는 어땠나.
고등학교 때 제주월드컵경기장을 자주 왔다. 특히 학창 시절엔 동계 훈련을 제주도에서 했었다. 낯설지 않은 곳이다. 우리 홈구장은 아주 예쁘다. 팬이 하나둘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경기를 지켜보면서 제주 팬들의 환호를 받는 걸 상상했다. 골로 실현하겠다.
Q. 제주에 처음 왔을 때 제일 환영해 준 선수는 누구인가.
(권)순호다. 비시즌 때 운동을 같이 하는 후배다. 순호가 제일 반갑게 맞이해준 것 같다.

Q. 어떤 목표를 가지고서 제주로 왔나.
부상 없이 최대한 많은 경기에 나서고 싶다. 훈련장에서부터 보여드리겠다. 올 시즌 뛸 수 있는 시간이 길진 않지만, 최선을 다해보겠다.
Q. 제주 팬들에게 신상은의 장점을 설명해 준다면.
빠르다. 스피드를 활용해 상대 뒷공간 공략을 즐긴다. 페널티박스 부근에서 기회가 오면 해결할 자신도 있다. 경기장에서 잘 봐주셨으면 좋겠다.
Q. 20대 초·중반 선수들은 유럽 축구 많이 보지 않나. 국외에 롤모델이 있나.
옛날 선수를 좋아한다. 티에리 앙리다.

Q. 1999년생 아닌가. 앙리가 그때부터 전성기였다. 앙리 현역 시절을 봤나.
앙리의 현역 시절을 보진 못했다. 크고 빠른 국외 선수를 찾다가 우연찮게 앙리의 현역 시절 영상을 봤다. 아주 좋은 선수였던 것으로 알고 있다.
Q. 대전하고 붙으면 어떨 것 같나.
며칠 안 남지 않았나.
Q. 27일이다.
대전 원정을 간다. 대전을 원정으로 가는 게 처음 아닌가. 어색하진 않을 것 같다. 대전은 오랫동안 생활한 곳이다. 아직은 대전이 익숙하고 편하지 않을까 싶다. 부담 없이 즐겨보겠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제주의 승리를 위해 뛸 것이다.
Q. 대전전에서 골 넣고 싶은 마음이 전해지는 것 같다.
크다. 꼭 골을 넣고 제주의 승리를 이끌고 싶다. 제주 팬들만을 위한 게 아니다. 대전 팬들에게도 신상은이 잘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Q. 제주로 오기 전 대전 황선홍 감독과 나눈 이야기가 있나.
황선홍 감독님은 항상 내 능력을 높이 평가해 주셨다. 황선홍 감독님은 내가 제주로 향하기 직전에도 “아쉽다”고 해주셨다. 황선홍 감독님이 “언제 또 만날지 모르니까 가서 열심히 하라”는 덕담도 해주셨다.
Q. 이야기를 들어보니 제주로 이적하자마자 김천상무 실기 테스트를 보러 간다던데.
오늘(19일) 오후 비행기를 타고 육지로 간다. 내일(20일) 실기 테스트가 있다. 대전에 있을 때부터 계획한 일정이다. 김학범 감독께선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니 실기 테스트를 잘 보고 오라”고 하셨다.
Q. 실기 테스트에 합격하면 11월에 입대한다. 제주에서의 첫 시즌이 길지 않을 듯한데.
군대에 평생 있는 게 아니다. 제주에서 오랜 시간을 함께하고자 이곳으로 왔다. 입대도 확정이 아니다. 제주 유니폼을 입고 뛰는 매 순간 온 힘을 다할 거다. 팬들에게 신상은이란 선수의 장점을 빨리 보여드리고 싶다. 잘하겠다. 잘하고 싶어서 제주로 왔다. 팀에 큰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

Q. 제주로 오기 전까지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래도 축구가 재밌나.
부상으로 재활에 열중하거나 경기에 나서지 못할 땐 힘들었다. 축구가 일처럼 느껴졌다. 제주로 오니 설렌다. 새로운 팀에서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상상하고 있다. 새로운 동료들과 공을 차는 것부터 재밌더라. 기대가 크다.
Q. 전북 현대 전진우가 축구 인생 최고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 거스 포옛 감독을 만나 축구 인생이 바뀌었다. 신상은도 새로운 환경에서 도약의 계기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전)진우와 친하다. 어릴 적부터 친구다. 요즘 진우를 보면 대단한 것 같다. 진우도 힘든 시기가 있었다. 그 시기를 극복하고 엄청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진우를 보면서 큰 자극을 받는다. 동기부여도 된다. 나도 제주에서 진우 못지않은 활약을 펼치고 싶다.
Q. 전진우를 오래 보지 않았나. 전진우는 무엇이 달라진 건가.
진우는 어릴 때부터 재능이 많은 선수였다. 가진 게 정말 많았다. 이전과 큰 차이를 꼽으라고 하면 ‘자신감’ 아닐까. 진우가 요즘 경기하는 걸 보면 자신감이 넘친다. 망설임이 없다. 동작 하나하나에 확신이 있더라.

Q. 외부에선 김학범 감독을 ‘호랑이 선생님’으로 보지 않나. 김학범 감독을 만나보니 어떤가.
나도 처음엔 ‘호랑이 선생님’으로 알고 있었다(웃음). 그런데 제주로 와서 김학범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눠보니 아니더라. ‘따뜻한 선생님’이었다. 내가 한 단계 성장하는 데 있어서 큰 도움을 주실 것 같다. 김학범 감독님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잘 해보겠다.
Q. ‘신상은’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게 ‘꽃미남 선수’다.
절대 아니다. 한 번도 그렇게 생각해 본 적 없다. 한국엔 잘생긴 분이 정말 많다. 연예인만 봐도 수두룩하다. 프로축구 선수 중에서도 잘생긴 사람 많다. ‘잘생겼다’는 얘길 들을 때마다 어색하다. 낯간지럽다.

Q. 신상은의 오피셜 사진이 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화보던데.
배경이 꽃이었다. 사람들이 그 주변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진짜 어색했다(웃음). 카메라도 엄청 가까이서 찍었다. 어색하지 않은 척하면서 최대한 열심히 찍었던 것 같다.
마지막으로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 나는 축구 커뮤니티를 거의 안 본다. 그런데 부모님이 축구 커뮤니티를 보신다. 거기서 나오는 좋은 얘기는 내게 보내주신다. 문제는 안 좋은 이야기가 있을 때다. 부모님이 안 본 척 숨기시려고 하는데 ‘보셨다’는 게 티가 난다. 눈에 보이니까 부모님께 물어본다.
이야기를 들어봤다. 몇몇 분께서 나를 ‘유리 몸’으로 표현하셨더라. 경기에 안 나올 때마다 ‘또 부상이냐’라고도 하셨다. 지난해 큰 부상 이후엔 아픈 적 없었다. 올해는 건강하게 훈련을 소화했지만, 기회를 받지 못했다. 그건 내가 부족해서 생긴 일이었다.
Q. 신상은도 마음고생이 있었을 것 같은데.
솔직히 짜증 났다. 진짜 화가 났다. 부모님에게 “그걸 대체 왜 보느냐”고 했다. 그리고 “내 말 아닌 건 다 믿지 말라”고도 했다. 그래서 더 잘하고 싶다. 제주의 중심에서 꼭 팀의 발전을 이끌고 싶다.
Q. 신상은은 축구 커뮤니티는 안 보는 편인가.
안 본다. 구단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오는 댓글 정도만 확인하는 편이다. 내가 어딜 들어가서 확인하진 않는다.
Q. ‘축구 커뮤니티에 들어가서 자기와 관련된 글을 확인하는 선수가 많다’고 들었다.
보는 선수들이 있다. 내 주변엔 많다. 그런데 나는 안 본다.

Q. 마지막으로 제주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을까.
아직 신상은이 어떤 선수인지 모르시는 분이 많을 거다. 내가 각인시켜 드리겠다. 제주에 하루빨리 적응해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리겠다. 자신 있다. 꼭 잘하겠다.
[서귀포=이근승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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