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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정정당당한 경쟁 무너뜨렸다” 광주 이정효 감독의 사과···“나도 상대 입장이라면 이의제기하고 비판했을 것” [MK인터뷰]

  • 이근승
  • 기사입력:2025.06.18 19:31:55
  • 최종수정:2025.06.18 19:3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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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모든 구성원에게 죄송하다. 규정을 지키면서 열심히 일하시는 분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하고 부끄럽다. 많은 분이 우리 광주 FC 때문에 스트레스받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다. 제가 그분들에게 할 말이 없다. 죄송하다.” 광주 이정효 감독이 연신 고개를 숙였다.

광주는 6월 18일 오후 7시 30분 제주도 서귀포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2025시즌 K리그1 19라운드 제주 SK와의 맞대결을 벌인다. 이 감독이 사과의 말을 전한 건 제주전을 앞두고서였다.

이 감독은 “가수 노라조의 조 빈 씨를 비롯한 많은 분이 우릴 도와주려고 하신다. 우리가 더 열심히 하면서 버텨야 하는 이유인 것 같다. 우리 팬들에게도 참 죄송하다. K리그의 발전을 위해 만든 규정이 우리 때문에 퇴색되는 것 같다. 다시 한 번 죄송하다. 광주란 구단의 감독으로서 정말 부끄럽다”고 했다.

광주 FC 이정효 감독. 사진=이근승 기자
광주 FC 이정효 감독. 사진=이근승 기자
광주 FC 이정효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광주 FC 이정효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광주 FC 선수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광주 FC 선수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광주는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연대기여금 미납으로 인한 선수 영입 금지 징계를 받았던 것에 이어 한국프로축구연맹 재정건전화 위반으로 또 한 번 징계를 받았다.

논란이 불거졌다.

연맹은 6월 12일 제4차 상벌위원회에서 광주에 제재금 1천만 원과 1년간의 선수 영입 금지를 내렸다.

그런데 1년간의 선수 영입 금지의 경우, 징계 결정 확정일로부터 ‘3년간 징계를 유예’했다.

축구계에선 솜방망이 처벌이란 목소리가 나왔다. 이 감독도 이를 인정한 것이다.

광주의 더 큰 문제는 구단 수뇌부가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이고, 팀이 어디로 나아갈 것인지 방향성조차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광주 FC 이정효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광주 FC 이정효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이 감독은 “이런 문제들과 관련해서 구단으로부터 전달받은 건 아무것도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 감독은 이어 “그런 부분이 너무 안타깝다. 그리고 좀 바뀌었으면 좋겠다. 내가 2022년부터 광주를 이끌고 있다. 구단 내부의 문제를 여러 번 언급했다. 내가 바란 건 딱 하나였다. 좀 바뀌었으면 했다. 제일 힘든 건 감독으로서 선수들이나 팬들에게 보장해 줄 수 있는 게 없다는 거다. 장담할 수 있는 게 없는 까닭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제발 바뀌었으면 좋겠다. 잘못했으면 징계를 받는 게 맞다. 이런 일이 다신 일어나선 안 된다”고 했다.

광주가 FIFA로부터 징계를 받은 것이 알려진 뒤 상대 팀들은 광주와의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이의제기를 하고 있다. 징계 기간 영입된 선수들이 경기에 나선 것에 대한 이의제기다.

광주 FC 이정효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광주 FC 이정효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이 감독은 이에 대해선 “그게 맞다. 서로 생존을 위해서 싸우는 입장이다. 우리가 정정당당하지 않은 상황을 만들었다. 나는 당연히 이의제기하는 게 맞다고 본다. 승부의 세계는 냉정하다. 이의제기하지 않는 게 이상한 거다. 나는 그렇게 이해하고 있다. 내가 상대 팀이라면 무조건 이의제기를 할 것”이라고 했다.

이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 말미에도 “다시 한 번 K리그 모든 구성원에게 죄송하다. 지금도 열심히 일하고 계신 모든 분께 정말 죄송하다”고 했다.

[서귀포=이근승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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