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21일부터 나흘간 강원 정선군 정선종합경기장에서 열리는 제79회 전국육상경기선수권대회에 조엘 진은 일반부 남자 100·200m에 출전한다. 이번 대회에서 그의 레이스를 주목하는 것은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10초41을 기록하면서 전체 1위로 태극마크를 단 조엘 진은 지난달 31일 경북 구미에서 열린 아시아육상경기선수권대회에서 남자 400m 계주 멤버로 나서 한국 신기록(38초49)으로 우승을 차지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뒤이어 지난 7일 경북 예천에서 치러진 코리아오픈 국제육상경기대회 남자 100m에서 10초34로 올해 개인 최고 기록을 세우며 정상에 올랐다.
연이은 좋은 성적에 그는 "요즘 경기력에 자신감이 붙었다"고 힘줘 말했다. 나이지리아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2006년 2월생, 만 19세 조엘 진은 고교 시절부터 두각을 드러냈다. 긴 하체에서 나오는 탄력과 폭발적인 스피드 능력을 앞세워 지난해 9월 전국 초중고 학년별 육상경기대회에서 국내 고등부 100m 최고 기록(10초30)을 수립해 한국 육상 최고 기대주로 떠올랐다.
올해 2월 고교 졸업 후 본격적으로 성인 무대를 뛰면서 꾸준하게 페이스를 높여가고 있다. 지난 3월 대만에서 열린 뉴 타이베이 시티 유스컵에서 10초54에 결승선을 통과한 뒤, 레이스마다 기록 후퇴 없이 경기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약점이었던 스타트 기술을 보완해가면서 장점인 순간 가속 능력을 더욱 높인 결과다.
하루 7시간씩 주 6회 강훈련을 긍정적인 마인드로 이겨내고 있는 조엘 진은 한국 육상 선수로는 '꿈의 기록'인 9초대 진입을 최종 목표로 삼고 있다. 18일 현재 육상 남자 100m 한국 최고 기록은 2017년 김국영이 세운 10초07이다. 육상계에서는 조엘 진이 지금 추세를 이어간다면 5년 안에 한국 선수 최초 10초 벽을 깰 유력한 후보로 보고 있다.
조엘 진은 "이번 전국육상경기선수권에서 10초2대에 진입하는 게 목표다. 좋은 컨디션으로 최선을 다해 금메달을 따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대회에서 개인 최고 기록 달성을 내심 바라본다. 대회가 열리는 정선종합경기장은 김국영이 한국 최고 기록을 세웠던 경기장이다. 해발 300m에 위치해 평지보다 공기 저항을 덜 받고 국제 공인 트랙이 깔려 있어 육상 단거리 기록이 다수 경신된 곳이다. 여기에다 이번 대회에서 단체전인 400m 계주에 불참하고 개인전에만 나서 경기 집중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번 대회에서 만족할 만한 레이스를 펼쳐야 할 이유는 또 있다. 국가대표로서 연이어 중요한 국제 대회를 앞두고 있어서다. 그는 "당장 다음달 독일에서 열릴 하계유니버시아드가 있고 내년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도 내다보고 있다. 두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를 바라고 그만큼 기대도 크다"면서 "각종 국제대회를 앞두고 있는 과정에서 좋은 기록을 내는 게 중요하다. 목표했던 기록을 낼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해 레이스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올해 본격적으로 각종 기록에 도전장을 던진 가운데 조엘 진을 돕는 후원사가 나타난 건 긍정적이다. 지난 3월부터 든든한 지원군이 돼준 KB금융그룹에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따뜻한 파트너십에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대회에는 조엘 진을 비롯해 최근 트랙, 필드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기록을 내면서 육상계에 훈풍을 일으키고 있는 우수 선수들이 대거 출전한다. 구미 아시아육상경기선수권에서 남자 세단뛰기 동메달을 획득했던 유규민, 지난달 종별육상경기선수권 포환던지기에서 남고부 한국 신기록(19m70)을 세운 박시훈, 코리아오픈에서 해머던지기 여자 한국 신기록(64m70)을 작성한 김태희 등이 각 종목에서 우승을 노린다.
[김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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