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무대인 메이저리그에서 상대로 만났다는 것은 정말 뜻깊고 좋은 일인 것 같다.”
빅리그서 드디어 펼쳐진 ‘절친 맞대결’에서 김혜성(LA 다저스)이 판정승을 거뒀다.
프로 입단 동기로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고 6년간 호흡했던 절친이 메이저리그 무대서 당당히 맞대결을 펼쳤다. 결과는 엇갈렸지만 역사적인 만남에 많은 야구팬들이 주목했다.

김혜성의 소속팀 다저스와 이정후의 소속팀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15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맞대결을 펼쳤다. 경기 결과는 선발투수 클레이튼 커쇼(7이닝 무실점)와 오타니 쇼헤이(멀티홈런)가 맹활약한 다저스가 11-5로 완승을 거뒀다.
사상 처음으로 펼쳐진 이정후와 김혜성 간의 절친 코리안리거 맞대결의 희비도 갈렸다. 다저스의 9번 2루수 선발 출전한 김혜성은 4타수 1안타 1타점 기록하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시즌 타율은 0.382가 됐다. 반면
샌프란시스코의 1번 중견수 이정후는 4타수 무안타 1볼넷 1삼진 기록했고 시즌 타율은 0.266으로 떨어졌다.
김혜성이 초반 다저스의 강한 공세에 힘을 보탰다. 1회부터 무려 6점을 뽑고 앞서나간 다저스는 3회 김혜성이 2사 3루서 중전 적시타를 때려내면서 또 한 번 점수차를 벌렸다. 이정후가 이 타구를 잡기 위해 달려나왔지만 살짝 부족했다.

반면 샌프란시스코의 리드오프로 나선 이정후는 1회 볼넷 출루했지만, 잔루가 됐다. 이정후도 부활한 커쇼에게 꽁꽁 틀어막혔다. 이정후 외 다저스 타자들도 마찬가지였다. 커쇼는 7이닝 3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홈에서 자이언츠 타선을 압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저스는 6회 오타니의 이날 두 번째 홈런으로 사실상 경기 쐐기를 박았다. 오타니의 올 시즌 3호인 동시에 통산 22호에 해당하는 홈런. 기록. 오타니는 시즌 홈런 기록을 25개로 늘리며 맹활약을 이어갔다. 다저스는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의 투런 홈런까지 묶어 경기 승부에 종지부를 찍었다.
다저스가 9회 야수 키케 에르난데스를 올려 경기를 매조지하려는 모습을 보이자 샌프란시스코가 이를 응징했다. 3연속 볼넷 이후 케이시 슈미트가 만루홈런을 때렸다. 이어 1점을 더 추격했지만 다저스가 앤소니 반다를 마운드에 올리자 추가점을 올리지 못했고 이정후가 이날 경기의 마지막 타자가 됐다.
경기 종료 후 김혜성은 <MK스포츠>를 비롯한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이)정후를 스프링캠프에서 상대 선수로 만나기는 했지만, 이렇게 시즌 중에 만난 것은 처음”이라며 이정후와 맞대결 의미를 설명하며 “꿈의 무대인 메이저리그에서 상대로 만났다는 것은 정말 뜻깊고 좋은 일인 거 같다”는 소감을 전했다.

2017년 키움 입단 동기로 나란히 6년간을 한솥밥을 먹었던 이정후와 김혜성이다. 현지에서도 주목한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 김혜성은 “동료들이 많이 물어봤고, 그래서 나와 정후가 어떤 사이인지 알려줬다. 같은 나이에 같은 드래프트로 팀에 왔고 같은 팀에서 오래 뛴 친한 친구라고 말해줬다”고 설명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유일하게 김혜성의 안타가 된 타구는 이정후의 앞으로 날아갔다. 김혜성은 MK스포츠에 “타구가 정후 앞에 간 것은 치고 나서 정후가 잡았을 때 알았다. 타석에서는 그저 (타격에) 집중하기 때문에 맞자마자 그냥 안타가 되기를 바랐던 거 같다”며 당시 장면에 대해 말했다.
플래툰 시스템의 적용을 받아 드문 기회를 받고 잇는 김혜성이다. 동시에 김혜성의 출전 경기에 다저스가 높은 승률을 보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김혜성은 “안 나갔을 때도 이기면 좋지만, 나간 경기 이겨서 너무 좋다. 어제는 졌지만, 오늘은 이겼다”면서 좌완 선발 투수가 출격하는 16일 경기에 대해서도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다. 뛰고 싶은 것이 선수의 마음”이라며 간접적으로 출전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16일 이정후와 김혜성의 코리안리거 맞대결이 다시 펼쳐질 것인지에도 팬들의 관심이 쏠리게 됐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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