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2세 이창호는 왕위전에서 12연속 우승했다. 후지쓰배에서는 10세 밑 박영훈에게 져 준우승했다. 전자랜드배에서는 18세 강동윤에게 거의 이겼던 판을 놓쳐 2위에 머물렀다. 5단 강동윤은 프로 7년 만에 처음으로 큰 대회에서 우승했다. 하지만 우승 인터뷰 때 그의 얼굴은 기뻐 보이지 않았다.
"다 진 바둑이었다. 이창호 9단에게 너무 미안한 마음뿐이다. 정말 운 좋게 이겼다." 행운이 따랐지만 우승이 그리 쉬운가. 최강 이창호를 결승에서 이긴 일은 강동윤 바둑 인생에 한 획을 그었다. 속셈을 알 수 없는 수의 바둑을 보면 재미있다. 두 사람 눈과 손이 한곳에 머무르지 않고 바쁘게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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