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25회 US오픈이 열리는 미국 피츠버그 인근의 오크몬트 컨트리클럽이 전세계에서 가장 어려운 골프장이라는 수식어를 얻는 데 큰 힘을 보탠 파3 3개홀이 있다. 200야드가 넘는 6번홀과 8번홀, 18번홀이다. 그중에서도 전장이 289야드에 달하는 파3 8번홀은 선수들의 머리를 아프게 만들고 있다.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 진행된 연습 라운드에서 8번홀은 선수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소요한 홀 중 하나다. 티샷의 결과에 따라 받아들이게 되는 성적이 달라지는 만큼 선수들은 티잉 그라운드에서 어떤 클럽을 선택할지 고민을 거듭했다.
연습 라운드를 통해 대부분의 선수들이 내린 결론은 3번 우드 또는 드라이버였다. 앞바람이 부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선수들이 3번 우드로 그린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남자골프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와 잰더 쇼플리(이상 미국) 등 이번 대회 우승 후보들도 대부분 연습 라운드에서 3번 우드를 선택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도 장타자로 알려진 몇몇 선수들은 드라이버를 잡고 연습 라운드를 소화하기도 했다. 가장 대표적인 선수는 이민우(호주)와 저스틴 토머스(미국) 등이다. 이민우는 8번홀에서 드라이버로 티샷하는 장면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기도 했다.
가볍게 300야드를 날리는 선수들이 289야드로 세팅된 8번홀에서 드라이버를 잡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핀 위치에 따라 전장이 더욱 길어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그린 주변에 벙커와 5인치 이상의 긴 러프가 자리하고 있는 만큼 충분한 캐리 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드라이버를 선택하는 선수들이 많은 것이다.
‘한국 남자골프의 에이스’ 임성재도 다른 선수들과 비슷한 결정을 내렸다. 앞바람 여부에 따라 드라이버 또는 3번 우드를 사용하기로 한 것이다. 임성재는 “앞바람이 불 때는 3번 우드로 그린에 공을 올리기 어렵다. 드라이버를 잡을 때는 그린을 페어웨이라고 생각하고 티샷하려고 한다. 8번홀에서 나흘간 이븐파를 잡는 것을 목표로 집중해서 쳐보겠다”고 강조했다.
지난주 RBC 캐나다오픈에서 톱10에 들며 자신감을 끌어올린 안병훈은 2개 대회 연속 우승을 정조준하고 있다. 다시 한 번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기 위해서는 8번홀 성적이 중요하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그는 1번 아이언으로 그린을 노려볼 계획을 갖고 있다.
안병훈은 “1번 아이언을 사용할 확률이 가장 높을 것 같다. 전장이 긴 파3홀인 만큼 타수를 지키는 것에 초점을 맞추려고 한다. 오크몬트 컨트리클럽에서 까다로운 홀 중 하나인 8번홀을 잘 넘겨보겠다”고 설명했다.
오크몬트 컨트리클럽에서 진행된 2016년 대회 8번홀에서 나온 버디 갯수는 단 24개에 불과하다. 출전 선수들의 그린 적중률은 36%에 불과했고 나흘간 평균 성적은 3.304타로 기록됐다. 올해는 8번홀 성적이 어떻게 기록될지 골프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오크몬트 임정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