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8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은) 좋은 경험이 됐다. 메커니즘을 잘 정립해 자신감 있게 던지다 보면 좋은 승부할 수 있을 것 같다.”
신영우(NC 다이노스)가 자신감을 되찾았다. 아직 보완할 부분이 분명 있지만,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생겼다.
2023년 1라운드 전체 4번으로 NC에 지명된 신영우는 차세대 에이스로 많은 기대를 받고 있는 우완투수다. 지난해 1군에 데뷔했고, 4경기(9.1이닝)에서 1패 평균자책점 10.61에 그쳤지만, 제구만 잡을 경우 리그 최고의 투수로 성장할 수 있다는 평가다. 불 같은 강속구를 지닌 까닭이다.


특히 8일 대구 삼성전은 그의 잠재력을 엿볼 수 있었던 일전이었다. 아쉽게 패전 투수가 되긴 했으나, 5이닝 무피안타 4사사구 7탈삼진 1실점으로 잘 던졌다.
11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을 앞두고 만난 신영우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좋은 계기였다. 그 과정 속에서 아쉬웠던 부분들도 많이 나왔다. 다음 경기 나서기 전 준비해야 될 부분들이 명확해졌다. 좋은 경험이 됐다”고 8일 삼성전을 돌아봤다.
당시 신영우는 총 79개의 공을 뿌렸다. 최고 구속 152km까지 나온 패스트볼(22구) 대신 슬라이더(52구)를 주로 활용했으며, 커브(5구)도 섞었다.
신영우는 “(앞선) 삼성전 두 경기를 포수 (김)정호 형과 같이 보면서 타자들 반응을 확인했다. 서로 이야기 했던 부분이 안 될 수록 안 되는 것에 집중하지 말고 좋은 것을 먼저 이용하자 했다. 여유 있을 때 안 좋은 것을 시도하면서 밸런스를 맞춰 나가자 했다. 그날 제일 좋았던 구종은 슬라이더였다. 패스트볼 제구가 잘 안 됐지만, 플랜 B로 정호 형과 생각했던 부분이 잘 맞아 떨어졌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 “(삼성전 때) 패스트볼 제구가 들쑥날쑥했다. 경기 풀어가는데 있어 어려움이 있었다. 중간 중간 선두타자를 볼넷, 사구로 출루시켰던 경우도 있었다. 선두타자 출루 허용은 실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다음 경기 때 선두타자 잡는 부분과 패스트볼 제구를 잘 보완한다면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앞으로는 주무기인 패스트볼도 더 자신있고 강하게 던질 거라고. 그는 “(패스트볼 구속을) 조절하는 것이 안 좋다 생각하지만, (삼성전 때는) 밸런스 위주로 던지려다 보니 그렇게 나왔다. 그날 패스트볼 타이밍이 안 맞아 전력으로 던진 공이 없었다. 그런 부분이 아쉽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그런 부분들이 없어야 된다 생각한다. 불리할 때도 강하게 던지려는 연습을 하고 있다”고 두 눈을 반짝였다.
그러면서 “(이호준) 감독님이 지난 번 2군에 내려갈 때도 결과 상관 없이 패스트볼 앞세워 공격적으로 승부해 보라 하셨다. 2군에서는 그런 부분들이 잘 이뤄졌는데, (삼성전은) 아무래도 첫 경기다 보니 타이밍이 좀 안 맞았던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최근 퓨처스(2군)리그에서 가졌던 재조정의 시간은 큰 도움이 됐다. 신영우는 “2군에 있을 때 공격적으로 투구를 했다. 볼 카운트 유리할 때 타자들이 변화구, 패스트볼 두 가지 다 생각하고 있을 경우 패스트볼로 승부 들어가니 타이밍을 못 맞추더라. 반대로 변화구를 구사했을 때 좋은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수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게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계속해서 “루틴도 더 간소화를 시켰다. (비시즌 파견 갔었던) 호주에서도 그렇고 1군에서 하면 할 수록 준비 시간을 간단히 해야 한다. 복잡히 생각하지 않고 제게 필요한 부분들을 많이 가져가며 간소화했다. 덕분에 제가 필요한 부분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2군에서 준비할 때도 그 루틴이 잘 맞았다”고 전했다.
일단 신영우의 바람은 풀타임 선발투수로 활약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올 시즌 행보가 중요하다. 그는 “아무래도 경험이 조금 쌓이고 그 과정에서 자신감, 확신만 생긴다면 그때 풀타임 선발을 해도 괜찮을 것 같다. 그래서 올해가 중요한 것 같다”며 “(올 시즌) 많은 경기 던지면서 좋은 경험을 하고 싶다. 안 좋을 때도 있겠지만, 기복 자체를 줄여가는 과정이 저에게는 필요하다. 공 던지는 부분에 있어 나 스스로에 대해 확신이 있어야 한다. 제가 던지는 메커니즘 자체를 잘 정립해 자신감 있게 던지다 보면 좋은 승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고척(서울)=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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