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준호가 제 기량을 다시 한번 보여줄까.
홍명보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은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쿠웨이트와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10차전을 치른다. 한국은 5승 4무(승점 19)로 조 선두를 달리고 있다. 앞서 이라크와 9차전에서 2-0 승리로 월드컵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대기록을 세웠다. 브라질(22회), 독일(18회), 아르헨티나(14회), 이탈리아(14회), 스페인(12회)에 이어 여섯 번째다.
쿠웨이트전 큰 동기부여는 없다. 홍명보호는 이미 원하는 결과를 얻었다. 상대 팀 쿠웨이트 또한 마찬가지다. 5무 4패(승점 5)로 이미 3차 예선 탈락을 확정했다. 홍명보호는 꺾더라도 4차 예선으로 향할 수 없다.

여유가 생긴 만큼 홍명보 감독은 쿠웨이트전에 변화를 예고했다. 6일 이라크 원정 귀국 직후 “젊은 선수로 스쿼드를 꾸리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 그동안 젊은 선수를 시험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쿠웨이트전을 하루 앞둔 9일에는 “그동안 해왔던 틀을 유지할 것”이라며 “대표팀에 새롭게 합류한 선수들이 있다. 전술 변화도 중요하다. 경기 중간중간 상황이 되면 준비한 것을 시도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홍명보호는 6일 배준호를 추가 발탁했다. 당초 배준호는 이민성 감독의 U-22 대표팀에 합류했다. 5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U-22 호주팀과 친선경기 1차전 후 A대표팀 호출에 응했다. ‘주장’ 손흥민이 부상 여파로 이라크전에 결장했다. 온전치 않은 몸 상태로 인해 여전히 출전 여부가 불투명하다. 홍명보 감독은 이로 인해 배준호를 소집한 것으로 예상된다.


2003년생 젊은 피 배준호는 가장 기대받고 있는 선수 중 한 명이다. 2022년 대전하나시티즌에서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빠르게 두각을 보였고, 2023년에는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리그) 스토크 시티로 이적했다. 이적 첫해부터 팀의 핵심으로 성장했다. 구단 선정 올해의 선수상 영광까지 안았다. 스토크는 배준호를 두고 ‘스토크 한국의 왕’이라고 칭하기도 했다.
배준호는 A대표팀에서도 빠르게 제 실력을 보여줬다. 지난해 6월 김도훈 임시감독 체제에서 생애 첫 A대표팀에 발탁됐다. 월드컵 2차 예선 5차전에서 싱가포르를 상대로 후반전 교체 출전해 데뷔전 데뷔골을 터뜨리는 활약을 펼쳤다. 홍명보 감독 체제에서는 첫 소집이었던 지난해 9월을 제외하고 10월, 11월과 지난 3월에 모두 승선했다.
계속해서 번뜩임을 보여줬다. 지난해 10월 열린 요르단(3차 예선 3차전), 이라크(4차전)서 2경기 연속 도움을 올렸다. 11월 열린 쿠웨이트(5차전)에서는 골망을 갈랐다. 3차 예선 5경기 출전해 1골 2도움을 기록 중이다.


배준호의 컨디션 회복이 관건이다. 지난달 3일 더비 카운티와 2024-25시즌 리그 최종전을 끝으로 한 달간의 휴식기를 가졌다. 홍명보 감독 또한 6월 소집 명단에서 배준호를 비롯해 엄지성(스완지 시티), 양민혁(퀸즈파크레인저스 임대) 등 어린 유럽파 선수를 제외하며 “한 달 정도 휴식기를 갖고 있다. 컨디션을 가늠하기 어려웠다. 이번 일정은 월드컵 본선 진출이 걸린 중요한 일정이다. 경기력을 최우선으로 올려뒀다”라며 발탁 기준을 설명했다.
배준호는 U-22 대표팀에서는 호주를 상대로 선발 출전해 전반전만 소화했다. 부상 예방 및 점검 차원 때문이었다. 배준호는 이날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으나, 상대 문전에서 날카로움을 몇 차례 보여줬다.
다만 이민성 감독은 배준호의 컨디션에 우려를 표했다. 후반전 시작과 함께 배준호를 교체한 것에 대해 “3일 정도 함께 훈련했다. 과거 대전에서 봤던 배준호와는 다소 거리가 멀었다. 선수는 계속해서 휴가 중이었다. 쉬는 동안 훈련을 이어갔겠지만, 팀 훈련은 아니었을 거다. 컨디션이 다소 떨어져 있는 것이 보였다”라고 평가했다.
[김영훈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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