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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내가 '흙신'

알카라스 프랑스오픈 2연패
5시간29분 대혈투 펼치며
세계 1위 신네르 3대2 제압
매치포인트 3회 위기 극복
'원조 흙신' 나달 기록 이어

  • 김지한
  • 기사입력:2025.06.09 16:55:04
  • 최종수정:2025-06-09 19: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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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로스 알카라스가 9일 끝난 프랑스오픈 테니스 결승전에서 우승을 확정한 뒤 코트에 누워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아래쪽 사진은 우승 트로피를 들고 있는 모습. AFP연합뉴스
카를로스 알카라스가 9일 끝난 프랑스오픈 테니스 결승전에서 우승을 확정한 뒤 코트에 누워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아래쪽 사진은 우승 트로피를 들고 있는 모습. AFP연합뉴스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가 테니스 메이저 대회 프랑스오픈에서 세계 1위 얀니크 신네르(이탈리아)를 상대로 대역전극을 펼치며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5시간29분 혈투 끝에 우승을 확정하고 진흙 코트에 드러누운 알카라스는 메이저 대회 우승의 기쁨을 한껏 만끽했다.

테니스 세계 2위 알카라스는 9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롤랑가로스 필리프 샤트리에 코트에서 끝난 프랑스오픈 남자 단식 결승에서 신네르와 풀세트 접전 끝에 3대2로 역전승을 거뒀다. 지난해에 이어 프랑스오픈 2연패를 달성한 알카라스는 2022년 US오픈, 2023년과 지난해 윔블던을 포함해 메이저 통산 5번째 정상에 올랐다. 우승 상금으로 255만유로(약 39억5000만원)를 받았다.

2001년생 신네르와 2003년생 알카라스의 결승전은 라파엘 나달, 로저 페더러, 노바크 조코비치, 앤디 머리로 이어지는 테니스 '빅4' 뒤를 이을 남자 테니스 차세대 기수 간 맞대결로 주목받았다. 그만큼 대단한 접전이 펼쳐졌다. 1세트 첫 게임부터 듀스가 5차례 나왔던 둘은 결승 경기만 5시간29분을 치렀다. 종전 기록(1982년·4시간42분)을 43년 만에 뛰어넘은 프랑스오픈 남자 단식 결승 사상 최장 경기가 펼쳐졌다.



사진설명
초반에는 신네르의 싱거운 승리가 예상됐다. 그러나 끈질기게 따라붙은 알카라스의 뒷심이 돋보였다. 신네르에게 먼저 1·2세트를 내준 알카라스는 3세트를 가져오며 분위기를 바꿨다. 이어 4세트에서는 믿기 힘든 대역전극을 펼쳤다. 게임 스코어 3대5로 신네르에게 뒤진 알카라스는 3차례 매치포인트 위기를 넘어 끝내 9번째 게임을 가져왔다. 뒤이어 4세트 승부를 타이브레이크까지 끌고 갔고, 끝내 세트를 가져와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뒤이어 5세트도 신네르와 10점 타이브레이크 승부를 펼친 알카라스는 마지막 챔피언십 포인트를 따내자 얼굴을 감싸쥐고 코트에 드러누우면서 감격했다. 메이저 대회 남자 단식 결승에서 매치포인트를 3번이나 내주고도 우승한 건 프로선수들의 메이저 출전이 허용된 1968년 이후 알카라스가 처음이다.

2000년 이후 프랑스오픈에서 2년 연속 우승을 거둔 선수는 구스타부 키르텡(브라질·2000~2001년), 나달(2017~2020년)에 이어 알카라스가 3번째다. 만 22세34일에 우승한 알카라스는 최연소 메이저 5승 3위 기록을 냈다. 1위는 21세의 비에른 보리(스웨덴), 2위는 알카라스보다 하루 빠른 나달(22세33일)이 올라 있다.

프랑스오픈 최다 우승자(14회)로 은퇴식을 치른 나달과 비슷한 시점에 메이저 5승을 달성한 것을 두고 알카라스는 "우연의 일치 같겠지만 운명과도 같은 일이 펼쳐진 것 같다"면서 "나의 우상인 라파(나달의 애칭)와 같은 기록을 세워 영광스럽다. 이런 기록이 멈추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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