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구장이었으면 넘어갔을 타구,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감독은 이정후의 파워를 인정했다.
멜빈은 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홈경기를 마친 뒤 가진 인터뷰에서 이날 승리(3-2)를 돌아봤다.
그는 이날 3번 중견수로 출전, 2타수 1안타 1득점 2볼넷 기록한 이정후에 대해 “정말 잘해주고 있다”며 호평했다. “어느 기간은 다른 타자들과 마찬가지로 타격면에서 슬럼프를 겪기도 했지만, 글러브와 다리는 여전했다. 언제나 경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선수”라며 평가를 더했다.

이어 “오늘 경기에서는 어려울 수도 있는 중견수 수비를 정말 쉽게 해냈다. 특히 우중간 방면으로 향하는 타구가 그랬다. 영향력 있는 플레이들을 해냈다”며 수비 장면을 칭찬했다.
1회 우중간을 가른 2루타는 다른 29개 구장에서는 모두 담장을 넘어갔을 타구였다. 오라클파크의 가장 깊은 곳으로 향한 이 타구는 바운드된 이후 펜스를 넘어가며 인정 2루타가 됐다.
멜빈은 “그 장면에서는 운이 따르지 않았다. 인정 2루타가 안됐으면 득점을 올릴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드러낸 뒤 “시즌 초반에도 봤지만, 그는 파워를 갖춘 선수다. 그러면서 동시에 갭투갭으로 타격을 할 수 있는 타자다. 이는 꽤 어려운 일이지만, 오늘은 좋은 타구를 만들어냈다”며 이정후의 타격에 대해 말했다.
이날 샌프란시스코는 선발 로비 레이가 3회 매니 마차도에게 투런 홈런을 허용했지만, 3회말 바로 역전하며 승부를 뒤집었고 그대로 경기를 끝냈다.
멜빈은 “로비 레이가 던지던 도중 리드를 허용한 것은 처음이었을 것이다. 자주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 그러나 타선이 바로 대응해 역전했고 레이도 이후 경기가 진행될수록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101개의 투구 수로 효율적인 투수를 해줬고 마지막 이닝까지 구속이 95마일을 찍었다. 환상적이었다”며 선발 로비 레이의 호투(7이닝 4피안타 1피홈런 1볼넷 9탈삼진 2실점)를 낭비하지 않은 것에 의미를 부여했다.

레이는 “포심 패스트볼이 컸다고 생각한다. 느낌이 정말 좋았다. 구속도 경기 내내 잘나와서 더 많이 의존했다. 손에서 나오는 느낌이 정말 좋았다. 여기에 좋은 체인지업도 던졌다. 마차도에게 던진 (홈런을 허용한) 커브는 좋은 커브라고 생각했다. 땅볼을 유도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빨리 잊고 나아갈 수 있었다”며 경기를 자평했다.
마운드에 레이가 있었다면, 타석에서는 도미닉 스미스의 활약이 빛났다. 3회 2타점 2루타를 때리며 역전을 완성했다. 9구 승부 끝에 얻어낸 결실이었다.
멜빈은 “프로패셔널했다”며 베테랑의 활약을 칭찬했다. “상대는 어려운 투수였다. 강한 슬라이더를 모든 카운트에서 구사했다. 특히 2스트라이크 상황에서 인플레이 타구를 만드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는데 중견수 키를 넘겼다”며 활약을 칭찬했다.
스미스는 “상대는 정말 대단한 팀이고, 상대 선발(딜런 시즈)는 최고의 투수 중 한 명이다. 필요할 때 좋은 공을 던지는 투수다. 타자인 내가 할 일은 그의 일을 어렵게 만드는 것이었다. 내가 뭔가 쳐낼 수 있는 공을 던지게 할 때까지 싸우는 것밖에 없었다. ‘실투’라는 표현은 쓰고 싶지 않다. 여전히 낮게 잘 들어온 공이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타구를 띄울 수 있었고 중견수 키를 넘어갔다”며 당시 승부를 떠올렸다.

이어 “욕심내지 않고 하고 있다. 그것이 도움이 되는 거 같다. 이 팀은 나를 두 팔 벌려 환영해줬고 즐겁게 경기하고 있다. 다음 시리즈도 너무 기대된다”며 기대감을 전했다.
한편, 카밀로 도발은 이날 경기로 통산 100세이브를 기록했다.
멜빈은 “모르고 있었다. 환상적이다. 내게는 전혀 놀랍지 않은 성과다. 상대는 그가 수도없이 상대한 정말 좋은 타선이었다. 최근 거의 모든 경기가 마지막 공까지 승부를 알 수 없는 상황이 많은데 그는 침착하게 아웃을 잡아냈다”며 마무리를 칭찬했다.
[샌프란시스코(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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