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에린의 에린힐스 골프코스(파72·6829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일 4라운드. 최고 상금이 내걸린 이 대회 리더보드가 요동쳤다. 가장 많이 순위를 끌어올린 선수는 바로 한국의 최혜진과 윤이나였다.
최혜진은 이날 버디 6개를 잡고 보기는 2개로 막았다. 이날 기록한 4언더파 68타는 출전 선수 중 가장 좋은 스코어다. 최혜진은 "3타를 잃은 어제는 1·2라운드 날씨와 달라 힘들었다. 최종 라운드가 열린 오늘은 날씨가 더 좋았고, 마음을 진정시킬 수 있었다"며 "최대한 골프를 즐기려고 노력했다"고 환하게 웃어 보였다. 최혜진은 합계 4언더파 284타로 공동 4위 상금 48만6262달러를 받았다. 올 시즌 앞선 8개 대회에서 얻은 상금보다 많은 금액이다. 시즌 상금도 88만4011달러로 늘어나며 상금 순위를 11위까지 끌어올렸다.

오랜만에 반가운 이름도 리더보드 상단에 새겨졌다. 바로 윤이나다.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를 평정하고 LPGA 투어로 무대를 옮긴 윤이나는 앞서 출전한 3개 대회에서 연속 컷 탈락을 당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하지만 가장 어렵게 경기가 진행된 US여자오픈에서 합계 이븐파 288타를 기록하며 고진영, 노예림(미국) 등과 함께 공동 14위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지난 4월 JM 이글 LA 챔피언십에서 공동 16위에 오른 후 가장 좋은 성적으로 자신감 상승과 분위기 반전을 동시에 노렸다. 윤이나는 이날 최대 299야드를 기록하는 등 평균 드라이버샷 거리 279야드로 출전 선수 중 3위에 올랐다. 또 페어웨이 적중률 86%에 그린 적중률 78%, 그린 적중 시 평균 퍼트 수 1.64개를 기록하며 자신감을 되찾은 모습이었다. 특히 파5홀 2곳에서 과감한 공략으로 이글을 2개나 잡아냈다. 18번홀에서는 드라이버샷으로 277야드를 날린 뒤, 240야드 남은 거리에서 2온에 성공하고 7m 이글 퍼트까지 완성했다.
우승은 스웨덴의 스타크가 차지했다. 최종 라운드에서 타수를 줄이지는 못했지만 합계 7언더파 281타로 여자 골프 세계랭킹 1위 넬리 코르다(미국)를 2타 차로 제치고 챔피언에 올랐다. 우승상금 240만달러(약 33억2000만원)를 받아 기쁨이 배가됐다. 그야말로 '한 방'이다. 스타크는 올 시즌 8개 대회에서 톱10은 단 한 차례에 불과하고, 컷 탈락도 3번이나 당했다. 하지만 한 번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1999년생인 스타크는 2006년 안니카 소렌스탐 이후 처음으로 US여자오픈 우승 트로피를 품었고, LPGA 투어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한 6번째 스웨덴 선수로 올라섰다.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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