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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자존심 지킨 최혜진, 희망 쏜 윤이나

메이저 US여자오픈
최, 4위로 한국 최고 순위
상금랭킹 11위로 올라서
"작년 컷탈락, 절치부심"
윤, 이글 2방 터뜨려 14위

  • 조효성
  • 기사입력:2025.06.02 17:13:48
  • 최종수정:2025.06.02 17: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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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한국시간) US여자오픈 최종일 9번홀에서 퍼트를 한 뒤 웃는 최혜진.  AFP연합뉴스
2일(한국시간) US여자오픈 최종일 9번홀에서 퍼트를 한 뒤 웃는 최혜진. AFP연합뉴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두 번째 메이저 대회인 US여자오픈은 늘 한국 선수의 우승을 기대하게 한다. 1998년 박세리가 우승을 차지한 이래 지금까지 한국 선수가 10명, 횟수로는 11회나 정상에 올랐다. 하지만 점차 위력이 약해지며 지난해 단 한 명도 톱10에 들지 못해 자존심을 구겼다. 올해는 달랐다. 최혜진이 공동 4위에 오르며 한국 여자 골프의 체면을 살렸다. 이 대회에 출전한 25명의 한국 선수 중 유일한 톱10이다. 우승을 차지한 마야 스타크(스웨덴)와 3타 차이밖에 나지 않았다. '신인' 윤이나도 이날 데일리베스트 스코어(4언더파 68타)를 적어내며 오랜만에 뒷심을 과시했다.

2일(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에린의 에린힐스 골프코스(파72·6829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일 4라운드. 최고 상금이 내걸린 이 대회 리더보드가 요동쳤다. 가장 많이 순위를 끌어올린 선수는 바로 한국의 최혜진과 윤이나였다.

최혜진은 이날 버디 6개를 잡고 보기는 2개로 막았다. 이날 기록한 4언더파 68타는 출전 선수 중 가장 좋은 스코어다. 최혜진은 "3타를 잃은 어제는 1·2라운드 날씨와 달라 힘들었다. 최종 라운드가 열린 오늘은 날씨가 더 좋았고, 마음을 진정시킬 수 있었다"며 "최대한 골프를 즐기려고 노력했다"고 환하게 웃어 보였다. 최혜진은 합계 4언더파 284타로 공동 4위 상금 48만6262달러를 받았다. 올 시즌 앞선 8개 대회에서 얻은 상금보다 많은 금액이다. 시즌 상금도 88만4011달러로 늘어나며 상금 순위를 11위까지 끌어올렸다.



1일(한국시간) US여자오픈 3라운드에서 드라이버샷 후 공을 바라보는 윤이나. AFP연합뉴스
1일(한국시간) US여자오픈 3라운드에서 드라이버샷 후 공을 바라보는 윤이나. AFP연합뉴스
2022년 LPGA 투어로 무대를 옮긴 최혜진은 아직 우승은 없지만 유독 US여자오픈에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7년 아마추어 신분으로 출전해 2위를 차지했고, 2022년에도 3위에 올랐다. 지금까지 이 대회에서 컷 탈락은 지난해 단 한 번뿐이었다. 최혜진은 "US여자오픈에서 좋은 기억이 많다. 준우승도 한 번 했다"고 돌아본 뒤 "지난해에는 컷 통과를 하지 못해 아쉬움이 많이 남았고 그 이후로 많이 준비하고 연습했다. 특히 빠른 그린 스피드에 초점을 맞춘 덕을 봤다"고 설명했다.

오랜만에 반가운 이름도 리더보드 상단에 새겨졌다. 바로 윤이나다.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를 평정하고 LPGA 투어로 무대를 옮긴 윤이나는 앞서 출전한 3개 대회에서 연속 컷 탈락을 당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하지만 가장 어렵게 경기가 진행된 US여자오픈에서 합계 이븐파 288타를 기록하며 고진영, 노예림(미국) 등과 함께 공동 14위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지난 4월 JM 이글 LA 챔피언십에서 공동 16위에 오른 후 가장 좋은 성적으로 자신감 상승과 분위기 반전을 동시에 노렸다. 윤이나는 이날 최대 299야드를 기록하는 등 평균 드라이버샷 거리 279야드로 출전 선수 중 3위에 올랐다. 또 페어웨이 적중률 86%에 그린 적중률 78%, 그린 적중 시 평균 퍼트 수 1.64개를 기록하며 자신감을 되찾은 모습이었다. 특히 파5홀 2곳에서 과감한 공략으로 이글을 2개나 잡아냈다. 18번홀에서는 드라이버샷으로 277야드를 날린 뒤, 240야드 남은 거리에서 2온에 성공하고 7m 이글 퍼트까지 완성했다.

우승은 스웨덴의 스타크가 차지했다. 최종 라운드에서 타수를 줄이지는 못했지만 합계 7언더파 281타로 여자 골프 세계랭킹 1위 넬리 코르다(미국)를 2타 차로 제치고 챔피언에 올랐다. 우승상금 240만달러(약 33억2000만원)를 받아 기쁨이 배가됐다. 그야말로 '한 방'이다. 스타크는 올 시즌 8개 대회에서 톱10은 단 한 차례에 불과하고, 컷 탈락도 3번이나 당했다. 하지만 한 번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1999년생인 스타크는 2006년 안니카 소렌스탐 이후 처음으로 US여자오픈 우승 트로피를 품었고, LPGA 투어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한 6번째 스웨덴 선수로 올라섰다.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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