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인 메이저리그 데뷔, 그러나 돌아온 것은 트리플A 강등 통보다. 밀워키 브루어스 우완 선발 로건 헨더슨(23)이 겪은 일이다.
밀워키는 27일(한국시간) 보스턴 레드삭스와 홈경기를 앞두고 좌완 DL 홀을 60일 부상자 명단에서 복귀시키면서 우완 헨더슨을 마이너 옵션을 이용해 트리플A 내슈빌로 내려보냈다.
2021년 드래프트 4라운드 지명 출신인 헨더슨은 이번 시즌 빅리그에 데뷔,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71로 호투했다. 21이닝 던지며 3피홈런 6볼넷 29탈삼진 기록했다.

전날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원정경기에서도 5이닝 5피안타 1피홈런 2볼넷 6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며 팀의 6-5 승리에 기여했다. 밀워키는 그가 나온 네 경기를 모두 이겼다.
그의 퍼포먼스는 역사에 남을 만한 수준이었다. ‘밀워키 저널 센티넬’은 그가 1901년 이후 메이저리그에서 두 번째로 커리어 첫 네 차례 선발 등판에서 6탈삼진 이상, 2실점 이하 기록한 투수라고 소개했다.
여기에 빅리그 첫 네 차례 등판에서 기록한 29탈삼진 4실점은 같은 팀 투수 프레디 페랄타 이후 가장 좋은 기록이다.
그럼에도 밀워키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지난 4월 21일에도 애슬레틱스를 상대로 치른 빅리그 데뷔전에서 6이닝 3피안타 1피홈런 1볼넷 9탈삼진 1실점 호투하고도 트리플A로 내려갔다.
이유가 무엇일까?
팻 머피 밀워키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밀워키 저널 센티넬 등 현지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타이밍이 문제였다. 로스터에 홀을 위한 자리가 필요했다. 여기에 호세 퀸타나와 우디(브랜든 우드러프)를 위한 자리가 필요했다. 마이너 옵션, 그것도 1회 이상의 옵션이 남아 있는 선수를 내려야했다”며 상황을 설명했다.
부상에서 복귀하는 선수들이 있는데 자리를 비워줘야하는 선수를 찾다보니 아직 마이너 옵션이 많이 남아 있는 신인이 어쩔 수 없이 내려간 것.
머피는 여기에 헨더슨이 지난 시즌 프로 데뷔 이후 가장 많은 81 1/3이닝을 던졌다는 점을 언급하며 선수 보호 목적도 있음을 덧붙였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 어린 선수들은 가끔 휴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이들은 기계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구단 입장에서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지만, 선수는 이를 받아들이기 어려웠을 터. 머피에 따르면, 헨더슨은 강등 통보를 받은 뒤 “완벽하게 이해했다.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고 있다. 예상했던 일이다. 내려가서 열심히 일하고 이것저것 발전시키면서 몇 가지 문제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
머피는 “주변에 있으면 정말 기분이 좋아지는 친구”라며 좋은 신인을 내려보내야하는 아쉬움을 달랬다.
[샌프란시스코(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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