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에는 양용은이 미국프로골프협회가 주관하는 또 하나의 메이저 대회인 시니어 PGA 챔피언십에서 대형 사고를 칠 준비를 마쳤다. 첫 단추는 잘 끼웠다. 23일(한국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베세즈다 콩그레셔널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대회 첫날 2언더파 70타를 적어낸 그는 공동 7위에 자리했다.
양용은은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만 50세 이상 선수들이 경쟁하는 PGA 투어 챔피언스에서도 메이저 대회를 제패하고 싶다. 가장 욕심나는 건 시니어 PGA 챔피언십"이라며 "최근 샷과 퍼트감이 나쁘지 않은 만큼 올해 대회를 손꼽아 기다렸다. 기분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도록 열심히 쳐보겠다"고 강조했다.
올해 대회에서 양용은이 우승을 차지하면 샘 스니드, 잭 니클라우스, 게리 플레이어 등 골프 전설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PGA 챔피언십과 시니어 PGA 챔피언십에서 모두 우승한 12번째 선수가 되는 것이다.

양용은이 2011년 US오픈 공동 3위를 차지했던 콩그레셔널 컨트리클럽에서 열리는 것도 기대감을 높이는 요소 중 하나다. 양용은은 "기분 좋은 기억이 있는 골프장에서 올해 대회가 개최되는 만큼 더욱 잘 치고 싶다. PGA 챔피언십과 US오픈 등이 열릴 정도로 난도가 높은 이곳을 나만의 공략법으로 정복해보겠다"고 설명했다.
양용은은 사소한 실수를 줄여야 최종일 우승 경쟁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2009년 PGA 챔피언십을 포함해 메이저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냈을 때를 분석해보면 1m 이내 퍼트를 놓치는 것과 같은 실수가 나오지 않았다"며 "메이저 대회라고 해서 특별히 준비하는 건 없다. 기본만 확실히 지키면 성적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만 53세가 된 양용은은 "올해부터 뼈마디가 쑤시기 시작했다"고 엄살을 피웠지만 30대 시절과 비교해도 크게 밀리지 않는 몸 상태를 자랑하고 있다. 그는 "이제는 관리하지 않으면 은퇴해야 하는 나이가 됐다. 내가 좋아하는 골프를 계속해서 치고 싶어 몸 관리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하루 두 끼만 먹는 간헐적 단식과 주 6회 웨이트트레이닝을 올해로 10년째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먹는 것과 휴식의 즐거움을 포기하면서까지 골프에 매진하는 가장 큰 이유는 우승이다. 정상에 올랐을 때 찾아오는 감격이 그 어떤 것보다도 큰 만큼 양용은은 골프채를 놓는 그날까지 지금의 삶을 유지할 계획을 밝혔다. 그는 "적정 체중이라고 생각하는 82㎏을 유지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하고 있다. 누군가는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골프를 잘하고 싶은 마음은 나이가 들어서도 똑같다. 60세가 넘어서도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관리를 잘해보겠다"고 다짐했다.
지난해 찰스슈와브컵 포인트 랭킹 5위에 자리했던 양용은은 올해 톱3를 정조준하고 있다. 양용은은 "앞서 치른 10개 대회에서는 100점 만점에 60점밖에 줄 수 없을 것 같다. 앞으로 18개 대회가 남았는데 1승 이상을 거둬 90점 이상으로 점수를 높이고 싶다. 매년 발전하는 게 중요한 만큼 찰스슈와브컵 포인트 랭킹 3위 이내 진입을 목표로 마지막까지 달려보겠다"고 말했다.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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