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레인저스와 계약한 투타 겸업 유망주 김성준은 투타 겸업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성준은 현지시간으로 18일 레인저스 홈구장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입단식을 갖고 정식으로 레인저스 선수가 됐다. 계약금은 120만 달러로 알려졌다.
185cm, 83kg의 당당한 체격을 보유한 김성준은 고교 선수 가운데 유망주 최대어로 꼽혔다. 유격수로서 내야 수비력이 뛰어나고 투수로도 최고 구속 152km의 강속구를 던져 ‘광주일고의 오타니’ 혹은 ‘한국의 오타니’로도 불렸다.

KBO리그 드래프트에 참가하는 대신 미국행을 택한 그는 행사를 마친 뒤 현지 언론을 만난 자리에서 “열심히 잘하면 나중에 더 크게 성공할 수 있을 거 같았다”며 태평양을 건넌 이유를 설명했다.
미국은 여행으로 한 차례 온 것을 제외하면 처음 와봤다고 밝힌 그는 “한국과 많이 다르다. 야구장에 처음 왔을 때도 조금 더 웅장하고 멋진 느낌이 들었다. 빨리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뛰고 싶다고 생각했다”며 텍사스와 글로브라이프필드를 처음 방문한 소감도 전했다.
텍사스 대표 먹거리 중 하나인 바비큐를 맛본 소감을 묻자 환한 미소와 함께 “너무 맛있었다”고 답하기도 했다.
광주일고 시절 투수와 유격수로 모두 활약한 그는 텍사스에서도 투타 겸업에 도전한다.
그는 “둘 다 하려면 힘들기는 하겠지만, 그래도 그만큼 노력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둘 중에 어느 것이 더 좋은지를 묻자 “고를 수 없을만큼 좋다”고 답했다. “지금 더 잘한다고 느끼는 쪽은 투수다. 어느 쪽을 더 집중해서 훈련하기보다는 항상 같이 훈련해왔다”며 말을 이었다.

텍사스는 과거 추신수가 몸담았던 팀이기도 하다. 아직 추신수를 직접 보지는 못했다고 밝힌 그는 “여기서 굉장히 잘했었고, 대단한 선배님이셨다. 그분의 뒤를 이어 잘해보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한편, 조니 클룸 레인저스 국제 스카우트&육성 부문 부디렉터는 김성준이 “운동 능력이 정말 뛰어나며, 조정 능력도 뛰어나다”며 투수와 타자 양 쪽 모두에서 재능이 있다고 평했다.
이어 “그의 멘탈리티, 마음가짐이 이같은 도전을 가능하게 한다고 생각한다. 정말 터프한 선수다. 내가 만났던 다른 선수들과는 다르다. 여느 18세 소년들보다 더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투타 겸업이라는 도전에 임할 준비가 됐다고 높이 평했다.
그는 지난 2월 경기 도중 팀이 뒤진 상황에서 투수에서 유격수로 포지션을 변경했다가 다시 마운드에 올라와 93마일을 던지는 것을 보고 김성준의 정신력을 다시보게 됐다고 덧붙였다. “준비가 된 모습이었다. 이것이 텍사스 레인저스가 찾고 있는 멘탈리티라고 생각했다”며 재차 그의 정신력을 높이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이 젊은 선수에게 부담을 안겨주고 싶지는 않다”며 성공한 투타 겸업 선수인 오타니와 그를 비교하는 것은 경계할 필요가 있음을 언급했다. “이제 열여덟 살이고 여전히 자라고 있다. 그러나 결국에는 투타 겸업 선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며 선수에 대한 믿음을 재차 드러내는 것도 잊지 않았다.
[샌프란시스코(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