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가장 형편없는 팀들이 장식할 유로파리그 파이널. 그러나 ‘무관 제왕’ 손흥민의 우승 꿈은 현재진행형이다.
토트넘 홋스퍼는 오는 22일(한국시간) 스페인 빌바오의 에스타디오 산 마메스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2024-25 UEFA 유로파리그 결승을 치른다.
역사상 가장 끔찍한 유로파리그 결승이라는 평가다. 그럴 수밖에 없다. 토트넘과 맨유의 현재 체급은 유럽대항전 결승에 어울리지 않는다. 그들은 프리미어리그에서 각각 17, 16위에 올라 있는 약팀이다. 올 시즌 강등되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형편없는 수준을 노출했다.

그러나 유로파리그에선 달랐다. 토트넘과 맨유 모두 일단 결승까지 올라왔다. 최후의 승자는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할 수 있다. 그리고 토트넘은 당장 챔피언스리그보다 우승에 목마른 이유가 따로 있다.
2008년 이후 17년 동안 우승하지 못한 토트넘. 그들은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손흥민에게도 특별한 하루가 될 것이다. 그는 프로 데뷔 후 단 한 번도 우승한 적이 없다. 언제 올지 모르는 기회를 잡았다.
최근 페이스가 좋지는 않다. 토트넘은 아스톤 빌라에 0-2로 패배했다. 4월 초 이후 프리미어리그에선 승리가 없다. 유로파리그에서 승승장구한 것과 대조된 모습. 불행 중 다행인 건 맨유는 더 끔찍하다는 것. 3월 중순 이후 프리미어리그 승리가 없다. 이번 유로파리그 결승이 얼마나 수준 떨어지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손흥민에게만 집중해보자. 최근 사생활 문제가 이슈, 유로파리그 결승을 앞두고 크게 흔들리는 그다. 스포츠적으로만 보더라도 발 부상에 결장이 이어졌고 최근 2경기 출전했으나 존재감은 없었다. 지금과 같은 하락세를 극복하려면 결국 유로파리그 결승 활약으로 ‘세탁’이 필요하다. 최근 빌라전에서 선발 명단에 복귀, 맨유전에서도 선발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은 토트넘 공식 채널을 통해 “몸 상태는 좋다. 조금 피곤하기는 하지만 오랜만에 경기를 뛰어서 그런 것이다. 기분은 괜찮고 준비도 잘 됐다”며 “오랜만에 뛰어 좋았다.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건 맨유전에 맞춰 몸 상태를 끌어올리는 것이다. 그때의 나는 분명 준비되어 있을 것이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선수들과 함께하지 못한 채 밖에서 지켜보는 건 정말 힘든 시간이었다. 동료들과 함께하지 못하는 그 순간은 항상 어렵다”며 “하지만 동료들이 유로파리그 결승 확정 후 웃고 기뻐하고 축하하는 모습을 보게 돼 정말 행복했다. 그들은 충분히 자격 있었다. 하나, 일이 끝난 건 아니다. 우리는 엄청난 일을 남겨두고 있다. 나는 우리가 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부상 극복 후 그라운드로 돌아온 손흥민. 그는 정상 컨디션을 되찾지 못했으나 존재 그 자체만으로도 상대에 위협이 되는 존재다. 손흥민 역시 ‘무관 제왕’이라는 불명예를 지우기 위해선 맨유전에 모든 걸 쏟아내야 한다.
손흥민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맨유와의 유로파리그 결승은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하루가 될 것이다. 정말 멋질 것이고 또 설렐 것이다. 우리가 역사적인 순간을 만들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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