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감독은 파리 목숨이다. ‘잘리기 위해 고용된다(Hire to fire)’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최근 또 한 명의 감독이 경질됐다. 7승 33패로 내셔널리그 서부 지구 최하위에 머물러 있던 콜로라도 로키스가 지난 12일(이하 한국시간) 버드 블랙 감독을 경질했다.
같은 지구에서 경쟁하던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감독의 생각은 어떨까?

그는 13일 오라클파크에서 열리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홈경기를 앞두고 가진 인터뷰에서 “불운하게도 그런 일이 일어났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가 정말 불쌍하다”며 말을 이은 멜빈은 “그는 정말 좋은 감독이다. 그저 성공하기 위한 충분한 전력을 갖추지 못한 것이 문제였다”며 콜로라도의 현재 부진이 감독의 문제는 아님을 지적했다.
그의 말대로 현재 콜로라도는 오랜 기간 리빌딩을 겪으며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블랙 감독이 부임한 2017년과 비교하면 팀 전력은 많이 약해졌다. 당시 팀의 주축 선수였던 놀란 아레나도가 트레이드로 팀을 떠난 이후 기울기 시작했다. 2017, 2018 2년 연속 팀을 가을야구로 이끌었던 카일 프리랜드, 헤르만 마르케스, 안토니오 센자텔라 등 선발진도 예전같지 못한 모습 보여주고 있다.
멜빈 감독이 블랙 감독의 경질을 ‘안타깝다’고 표현한 것에는 이런 배경이 깔려 있을 터.
이는 그만의 생각은 아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코치 시절 블랙 감독을 보좌했던 데이브 로버츠 LA다저스 감독은 정말 실망했다. 그 팀은 케이시 슈텐겔(뉴욕 양키스의 월드시리즈 7회 우승을 이끈 명예의 전당 감독)이 와서 이끌어도 결과를 바꾸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감독의 잘못이 아니다“라며 구단을 강하게 성토했다.
이같은 따가운 시선을 콜로라도 구단도 모르는 것이 아닐 터. 딕 몬포트 구단주 겸 최고경영책임자(CEO)는 “이번 시즌 부진에 대한 책임은 우리 모두가 공유하고 있지만,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우리는 남은 2025시즌 우리가 발전할 수 있는 부분에서 발전할 수 있도록 사용할 것이며 구단 운영의 모든 부분에 대한 점검이 있을 것”이라며 성적 부진의 책임은 구단 구성원 모두에게 있음을 인정했다.
[샌프란시스코(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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