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은 2부 투어인 콘페리투어에서 활약하고 있지만 내년에는 꿈의 무대인 PGA 투어를 주무대로 삼을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올해 꾸준히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두 선수는 콘페리투어 포인트 랭킹 6위와 10위에 자리했다. 콘페리투어는 매년 포인트 랭킹 상위 20명에게 PGA 투어 출전권을 부여한다.

2022~2023시즌과 지난해 PGA 투어에서 활약했던 김성현이 콘페리투어를 누비는 건 올해가 두 번째다. 2022년 콘페리투어를 주무대로 삼았던 그는 포인트 랭킹 12위에 자리하며 신인상까지 거머쥐었다. 지난해 페덱스컵 랭킹 125위 안에 들지 못하며 콘페리투어로 강등됐지만 올해는 자신의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고 있다. 두 번의 준우승을 포함해 톱10에 세 번 이름을 올린 김성현은 포인트 랭킹 6위에 자리했다.
김성현은 "PGA 투어 출전권을 잃고 이곳에 왔을 때 했던 첫 번째 다짐이 '내년에 다시 빅리그로 돌아간다'였다. 콘페리투어에서 1년 이상 뛰겠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남은 시즌에도 상승세를 이어가 내년에는 다시 PGA 투어를 주무대로 삼아보겠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퀄리파잉 스쿨을 통해 올해 콘페리투어 12개 대회 출전권을 따냈던 이승택은 곧바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출전한 8개 대회에서 모두 컷 통과에 성공한 그는 레콤 선코스트 클래식 준우승, 툴룸 챔피언십 공동 3위 등을 차지하며 콘페리투어에서도 자신의 이름을 알리고 있다.
이승택은 "솔직히 말하면 올해 이렇게 잘 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2위와 3위를 차지하며 우승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PGA 투어 진출도 꿈이 아닌 현실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내년에는 임성재와 안병훈, 김시우 등과 함께 PGA 투어를 누비는 한국 선수 명단에 포함될 수 있도록 더욱더 열심히 하려고 한다"고 다짐했다.
바하마와 파나마, 콜롬비아, 칠레, 아르헨티나, 멕시코 등을 오가야 하는 콘페리투어는 선수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프로 골프 투어 중 하나다. 그러나 김성현과 이승택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PGA 투어로 갈 수 있는 가장 빠른 지름길인 만큼 두 선수는 찬란한 미래를 기대하며 힘든 시간을 견뎌내고 있다.
김성현은 "개막전을 포함해 7개 대회에 출전했는데 이동 거리가 이미 지구 두 바퀴 가까이 되는 것 같다. 힘들었던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견뎌내지 못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남다른 정신력을 보유한 한국인인 만큼 이곳에서 어떻게든 살아남아 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 생활이 처음인 이승택은 콘페리투어에서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는 "미국에 온 뒤로는 모든 일정을 혼자 소화하고 있다. 주변에서 외롭지 않냐고 묻는 분들이 많은데 단 한 번도 없다. 어떻게 하면 골프를 더 잘할 수 있을지 고민하느라 그런 것 같다. 골프에 미쳐 있는 삶을 살고 있는데 콘페리투어에 도전하길 정말 잘한 것 같다"고 환하게 웃었다.
두 선수 모두 올해 목표를 다음 시즌 PGA 투어 출전권을 확보할 수 있는 콘페리투어 포인트 20위 이내로 잡았다.
될 때까지 도전하겠다는 비장한 각오로 무장한 김성현과 이승택은 앞으로 계속해서 부딪쳐 보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두 선수는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무엇이든 시도해야 성공과 실패라는 결과가 나온다"며 "막상 해보면 별것 아닌 일들이 많다. 어떤 역경이 찾아와도 나 자신을 믿고 극복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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