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우승’은 엊그제 이야기다. 레스터 시티는 동화 같은 잔류를 원했지만, 또다시 뼈아픈 강등을 받아들여야 했다.
레스터는 21일(한국시간) 잉글랜드 레스터 킹 파워 스타디움에서 열린 리버풀과의 2024-25 프리미어리그 33라운드 홈 경기에서 0-1로 패했다.
리버풀의 공세를 견뎌냈던 레스터는 끝내 무너졌다. 후반 31분 트렌트 알렉산더 아놀드에게 실점하며, 4승 6무 23패(승점 18)이 됐다. 레스터는 결국 리그 종료까지 5경기를 남겨두고 다시 챔피언십(2부 리그) 강등을 확정했다.

현재 레스터는 잔류권 17위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승점 36)과 18점 차다. 리그 종료까지 5경기 남겨뒀다. 레스터가 잔여 경기에서 모두 승리하더라도 최대 승점은 33이다. 남은 결과와 관계없이 뼈아픈 결과를 받게 됐다.
레스터는 ‘동화우승’으로 유명하다. 지난 2015-16시즌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감독 체제에서 프리미어리그 승격 후 우승을 차지하며 기적을 써 내렸다. 프리미어리그 빅클럽으로 평가받던 아스널, 토트넘, 첼시, 리버풀, 맨체스터 시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모두 제치고 구단 최초 리그 우승을 차지하는 영광을 안았다.
동화 이후 레스터는 프리미어리그 무대에 정착했다. ‘동화우승’ 주역들이 대거 빅클럽으로 이적했음에도 유망한 선수들을 키워내며 매 시즌 잔류에 성공했다. 2019-20, 2020-21시즌에는 연속해서 5위에 안착하며 유럽대항전에 나가는 등 경쟁력까지 보여줬다.


하지만 지난 2022-23시즌 끝없는 부진 속 치열한 잔류 경쟁을 펼쳤고, 끝내 리그 18위를 기록하며 다시 2부 리그로 떨어졌다. 레스터는 2부에서 다시 절치부심했고 한 시즌 만에 엔조 마레스카 감독 체제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프리미어리그 승격을 일궜다.
그리고 이번 시즌 다시 한번 기적 같은 반등을 꿈꿨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지난해 여름 레스터는 승격과 함께 올리버 스킵의 완전 영입과 함께 비랄 엘 카누스, 이사하쿠 파타우, 칼렙 오콜리, 조던 아예우, 바비 데 코르도바 리드, 오드손 에두아르, 파쿤도 부오나누테 등을 영입하며 선수단을 강화했다.
승격을 이끈 마레스카 감독이 첼시로 떠났고, 프리미어리그 경험이 있는 스티브 쿠퍼 감독을 선임했지만, 실패로 돌아갔다. 개막 후 리그 7경기 만에 첫 승을 신고하고, 곧바로 연승 행진을 이어갔으나,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레스터는 다시 고꾸라졌다. 결국 지난해 11월 쿠퍼 감독을 경질하며 변화를 가져갔다.


레스터는 벤 도슨 감독대행 체제로 이어가다 지난해 11월 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감독대행으로 반짝인 활약을 보여준 뤼트 판니스텔로이 감독을 선임했다. 판니스텔로이 감독 체제에서는 첫 경기만에 승리하며 기적같은 잔류 스토리를 꿈꿨다. 하지만 이 역시 잠시였다. 레스터의 부진은 다시 이어졌다. 판니레스텔로이 감독 체제에서 현재까지 리그 20경기 2승 2무 16패 기록, 선두 리버풀에게 패하며 강등까지 확정했다.
남은 5경기에서 유종의 미를 거둬야 하는 레스터다. 최근 10경기 1무 9패로 무승이다. 마지막 승리는 지난 1월 토트넘전이다. 레스터는 향후 울버햄튼, 사우스햄튼, 노팅엄 포레스트, 입스위치 타운, 본머스를 상대한다.
[김영훈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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