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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두렁 잔디 시험대? 울산, ‘난지형 잔디 최초 도입’…국대 MF 정우영 “꾸준한 관리가 중요”

  • 김영훈
  • 기사입력:2025.04.19 00:00:00
  • 최종수정:2025.04.1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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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HD가 강동 축구장에 난지형 잔디를 도입했지만, 국가대표 미드필더 정우영은 여전히 해결할 것이 많다고 일침했다. 울산이 한국축구 ‘논두렁 잔디’ 논란을 일깨울 시험대가 될까.

정우영은 17일 자신의 SNS를 통해 최근 울산의 강동 축구장 난지형 도입과 관련한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정우영은 “오늘 울산 잔디 논란 해결이라는 기사를 봤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직 하나도 해결되지 않았다. 우선 새로 잔디 전면 교체를 하며 인프라 개선에 힘써주셔서 감사드린다. 울산이라는 K리그 리딩 클럽이 먼저 인프라 개선에 앞장서는 것은 좋은 본보기가 된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지난 9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경기를 앞뒀던 울산HD의 홈구장 문수월드컵경기장. 사진=김영훈 기자
지난 9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경기를 앞뒀던 울산HD의 홈구장 문수월드컵경기장. 사진=김영훈 기자
사진=김영훈 기자
사진=김영훈 기자
울산HD 미드필더 정우영. 사진=프로축구연맹
울산HD 미드필더 정우영. 사진=프로축구연맹

이어 “6개월간 기다려 오늘 새로 잔디 교체한 훈련장에서 처음으로 훈련해 본 결과 아직 축구를 제대로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잔디를 교체했다’보다는 앞으로 꾸준히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더 중요할 것 같다”라고 주장했다.

울산은 K리그 디펜딩 챔피언이다. 지난 시즌 3연패를 달성하며 새로운 왕조를 세웠다. 이제는 4연패에 도전, 왕조를 굳히고자 한다. 하지만 이번 시즌을 앞두고 열악한 환경에 놓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지 훈련을 떠났던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는 훈련을 제대로 훈련할 수 없을 정도였다. 홈구장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과 훈련장 강동 축구장 또한 지난 시즌부터 푹푹 찌는 더위와 폭우로 인해 훼손되며 어려움을 겪었다. 울산 측은 계속해서 보수 작업에 힘썼지만,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그리고 17일 국내 프로 축구단 최초 ‘난지형 잔디’를 도입했다. 울산 구단은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몇 년 동안 대한민국의 여름철 기온이 급상승, 폭염 장기화로 인해 기존 훈련장 잔디가 손상돼 거의 모든 K리그 구단들이 정상적인 훈련 진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본격적인 무더위가 다가오기 전 울산이 ‘국내 프로 축구단 최초’로 열과 습도에 강한 ‘난지형 잔디 신품종’을 강동 축구장에 도입했다”라고 전했다.

난지형 잔디가 도입된 울산HD의 훈련장 강동 축구장. 사진=울산HD
난지형 잔디가 도입된 울산HD의 훈련장 강동 축구장. 사진=울산HD
난지형 잔디가 도입된 울산HD의 훈련장 강동 축구장. 사진=울산HD
난지형 잔디가 도입된 울산HD의 훈련장 강동 축구장. 사진=울산HD

울산의 설명에 따르면 ‘난지형 잔디’는 고온의 날씨에도 생육이 가능하기 때문에 혹서기 잔디 상태 저하를 최소화할 수 있다. 뿌리부터 왕성히 자라는 난지형 잔디는 ‘뿌리 생육’ 특성이 기존 이식 잔디의 패임 현상을 완화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울산이 이번 강동 축구장에 도입한 난지형 신품종 잔디는 기존 한지형 잔디와 잎의 모양, 밀도가 흡사해 선수들 사용에 이질감 또한 최소화해 줄 것으로 기대했다.

지난 시즌 거센 비판을 받았던 경기장 잔디에 많은 신경을 쓴 울산이었지만, 선수들의 생각과 격차를 좁히기 위해서는 아직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정우영은 애써준 구단에 감사함을 전하면서도,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는 말을 전했다. 그는 “많은 돈과 시간을 투자해 교체한 만큼 지금부터의 꾸준한 관리가 더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K리그가 앞으로 꾸준히 흥행하고 좋은 선수를 육성해 나아가려면 기본이 되는 훈련장 인프라부터 많이 개선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화려한 시설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 기본만큼은 갖춰야 한다”라며 “월드컵, 세계 무대로 대한민국을 널리 알리는 선수는 모두 K리그에서 시작된다. 몇 년 동안 반복된 잔디 문제다. 많은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하나도 바뀌지 않았다. 오히려 기후 탓을 하며 더 안 좋아지고 있어 안타깝다. 월드컵 예선에도 대표팀이 열악한 잔디에서 경기하며 경기력이 안 나오는 걸 수없이 경험했고 지금도 보고 있다. 한국축구 전체가 힘써서 제일 먼저 바꿔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사진=연합뉴스 제공
K리그 모 구단의 지난해 경기장 상태. 사진=김영훈 기자
K리그 모 구단의 지난해 경기장 상태. 사진=김영훈 기자

꾸준히 지적된 ‘논두렁 잔디’다. 각 K리그 구단들이 여름 푹푹 패인 경기장에서 리그 일정을 소화해야 했고, 축구 대표팀 또한 같은 경기장에서 2026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을 치러야 했다. 때마다 논란이 되며, 모든 선수가 비판했지만, 해결책을 찾아가지 못하고 있다.

이번 시즌 들어서는 문화체육관광부까지 잔디 문제를 해결하고자 나섰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매년 두 차례 거쳐 각 프로 구단 잔디 전수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문체부는 프로축구연맹과 함께 해당 사업을 진행해 K리그 경기가 열리는 축구장 27곳 잔디 상태 전수조사와 교체 여부를 판별할 예정이다. 더불어 문체부는 문제점과 원인 분석 후 경기장별 맞춤형 개선 방안부터 잔디 전면 교체까지 고려하고 있다.

울산의 이번 ‘강동 축구장 잔디 교체’가 하나의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울산은 빠르게 ‘난지형 잔디’를 도입해 다가오는 여름의 무더위를 대비했다. 아울러 울산은 “난지형 잔디의 생육 시기를 고려해 동절기 훈련에도 지장이 없도록 난지형 잔디의 단점을 개선해 줄 다른 종의 잔디를 추가 파종하는 ‘오버시딩’까지 검토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K리그 리딩 클럽 울산이 게속되는 한국축구의 ‘논두렁 잔디’ 대비책을 찾아갈 수 있을지 또한 주목된다.

[김영훈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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