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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춘천에선 홈경기 치르지 않을 수도 있다” 김병지 대표의 ‘초강수’···“춘천시, 이해 힘든 부분 많아” [MK현장]

  • 이근승
  • 기사입력:2025.04.17 19:55:00
  • 최종수정:2025.04.17 19: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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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FC 김병지 대표이사가 초강수를 뒀다.

김 대표는 4월 17일 강원도 춘천송암스포츠타운 주경기장 1층 다목적실에서 ‘강원 FC ACL 홈경기 개최지 관련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김 대표는 “어떻게든 강원도에서 홈경기를 치러야 한다”면서도 “강원도 내 아시아축구연맹(AFC) 기준을 충족하는 건 춘천송암스포츠타운뿐”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춘천시에서 비협조적으로 나오고 있다.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돈이 문제라면 우리가 다 부담하겠다. 우린 어떻게든 강원도 내에서 홈경기를 치르고자 노력할 거다. 하지만, 우리가 원한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선택은 춘천시의 몫이다. 최악의 상황엔 2026년부터 K리그 홈경기를 춘천에서 치르지 않는 걸 고려할 수 있다”고 했다.

강원 FC 김병지 대표이사. 사진=이근승 기자
강원 FC 김병지 대표이사. 사진=이근승 기자
강원 FC 김병지 대표이사. 사진=이근승 기자
강원 FC 김병지 대표이사. 사진=이근승 기자
강원 FC 김병지 대표이사. 사진=이근승 기자
강원 FC 김병지 대표이사. 사진=이근승 기자

다음은 김 대표의 성명문이다.

구단은 지금까지 언론이나 외부에 AFC 챔피언스리그 홈경기 관련 입장을 말한 적이 없었다. 춘천시와 협의하는 과정도 이야기한 적이 없다. 그런데 강원의 ACL 홈경기 관련 보도들이 나오면서 많은 분께 구단의 입장을 설명할 필요성을 느꼈다.

먼저, 타임라인부터 말씀드리겠다.

강원은 지난해 구단 역대 최고 성적을 냈다. K리그1 준우승을 차지했다. 구단 최초로 아시아클럽대항전 출전 가능성을 높였다. 강원은 전북 현대가 2024-25시즌 ACL2 8강전에서 시드니 FC에 패하며 2025-26시즌 ACLE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확보했다. 강원이 ACLE 플레이오프에 나서면 8월 12일 홈에서 경기를 치러야 한다. ACLE 본선 진출권을 확보하면 9월 16일 홈경기를 치를 가능성이 높다.

강원의 ACLE 본선 직행은 광주 FC의 2024-25시즌 ACLE 성적, ACL2 결승전 결과에 따라서 결정 난다. 광주가 올 시즌 ACLE에서 우승하지 못하고, ACL2를 서아시아 팀이 우승하면 강원은 본선으로 향한다.

강원은 2022~2025년까지 홈경기 개최에 대한 협약을 맺었다. 강릉에선 K리그1 10경기, 코리아컵, ACLE를 개최하고, 춘천에선 K리그1 9경기만 치르는 것이다.

구단이 역사상 첫 아시아클럽대항전 진출을 확정하면서 AFC 규정에 따라서 ACLE 홈경기를 치를 수 있는지 확인했다. 강릉, 춘천 두 도시 모두 미비한 부분이 있었다. 구단은 즉각 한국프로축구연맹과 소통했다. 강원도에서 열리는 첫 ACLE이란 상징성을 호소하면서 최대한 개최를 확정 지으려고 했다.

구단은 우선 협약에 따라서 강릉의 개최 가능성을 타진했다. 구단은 정확하게 일을 진행하고자 연맹을 통해 AFC에 질의했다. 구단은 AFC로부터 ‘2월 10일 회의를 거친 뒤 회신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 2월 20일 AFC는 ‘국제공항에서 경기장까지 200km 이내, 150분 이하의 소요 시간, 최소 하루 4편 이상의 항공편이 있어야 한다’는 기준을 전달받았다. 그 기준에 따라서 ‘강릉에선 홈경기가 불가하다’는 이야길 들었다.

구단은 이날 바로 ‘AFC 기준에 충족하는 청주국제공항을 활용한다면 홈경기가 가능할 수 있다’는 제안을 연맹을 통해 AFC로 전달했다. 2월 28일 AFC는 ‘교통 체증이 없어도 청주공항에서 강릉까진 150분 이상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는 답을 내놨다. AFC는 ‘청주공항은 매우 제한적인 항공편만 존재하고, 대부분 저가항공이란 이유’도 덧붙였다.

구단은 인천국제공항이나 김포공항으로부터 양양까지 전세기를 운영하면 홈경기 개최가 가능한지 다시 질의했다. AFC는 ‘가능하다’는 답을 줬다. 구단은 국내 모든 항공사의 전세기 운항 가능 여부를 확인했다. 하지만, 모든 항공사가 ‘양양공항이 현재 운영되고 있지 않아 전세기 운항은 불가능하다’는 답을 전했다.

구단은 어떻게든 강릉 개최를 위해 다양한 방법을 논의했지만 결과를 내지 못했다. 구단은 3월 15일 구단 이사회를 통해 상황을 공유하고, 논의했다. 결론을 냈다. 차순위로 춘천에서의 개최 의사 타진이었다.

구단은 3월 21일 강릉시에 공문을 보내 양해를 구했다. 같은 달 28일엔 춘천시에 ‘강릉에서 ACLE 홈경기 개최가 어려워진 사실’을 알렸다. 덧붙여 ACL 홈경기 개최 의사를 물었다.

춘천시는 4월 2일 ‘춘천송암스포츠타운 주경기장은 ACLE 개최를 위한 시설 여건을 갖추지 못해 홈경기 진행이 어렵다’고 답했다.

구단은 4월 9일 춘천시에 ‘ACLE 홈경기장 시설 사용 가능 여부는 AFC 기준에 따라서 구단이 판단하는 것’이란 답을 전했다. 덧붙여 ‘춘천시에서 개최 의사를 보여준다면 구단은 최대한 ACLE 홈경기가 치러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란 공문을 전달했다.

이후 많은 기사가 나왔다.

구단은 4월 11일에서야 춘천시로부터 ‘사전 협의가 선행되어야 하니 협의 의사를 회신해 달라’는 공문을 받았다. 구단은 4월 15일 오전 춘천시 담당자에게 유선으로 ‘최대한 빠른 시일 내 협의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다.

구단은 4월 16일 춘천시와 첫 회의를 진행했다. 춘천시에선 ACLE를 춘천에서 개최하면 애초 계획한 시설 개선에 차질이 생길 점을 우려했다.

하지만, 구단의 올 시즌 춘천 마지막 홈경기는 6월 13일이다. 우리가 ACLE 본선 진출권을 확보하면 9월 16일까지 3개월 이상의 시간이 있다. 구단은 그 기간이라면 충분히 시설 개선이 가능하다는 생각이다.

춘천시는 올해 열리는 ACLE 홈 3경기에 대해 개최 분담금 지급에 난색을 보였다. 춘천시는 또 ACLE 홈경기가 어떤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지도 궁금해했다.

ACLE에선 경기장 내 광고가 불가능하지만, 아시아 전역에 춘천을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춘천시 홍보 효과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비용이라고 본다. AFC 관계자, 많은 원정 팬이 춘천을 찾으면서 관광, 숙박, 숙식 등의 경제적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여기까지가 현재까지의 시간 상황을 순서대로 말씀드린 거다.

우린 지금까지 최대한 말을 아껴왔다. 4월 13일 광주전을 마치고 서포터스와의 간담회를 진행한 뒤 기자회견의 필요성을 느꼈다. 팬들이 현 상황에 대해 큰 관심을 가지고 계신다.

추가 설명이 필요한 부분을 말씀드리겠다.

첫 번째 강릉에서 우선 개최를 추진한 것은 강릉시, 춘천시 양 지자체와 맺은 협약에 따른 것이다.

두 번째, 강릉은 위치와 규정, 춘천은 호텔, 훈련장 등의 AFC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 강원도 내엔 AFC의 모든 조건을 충족하는 곳이 없다. 협약에 따라서 강릉과 먼저 협상을 진행한 뒤 춘천과 협의에 나선 것이다. AFC는 통상 개막 두 달 전쯤 실사를 통해 홈경기 개최 여부를 결정한다.

강원은 ACLE 개막 5개월을 남겨둔 시점부터 홈경기를 준비했다. 만약 강원이 아무런 준비 없이 있었다면, ACLE 개막을 코앞에 두고 홈경기 불가 판정을 받았을 거다. 일각에선 이제야 협의를 시작해 춘천시의 부담이 커졌다고 하지만, 이는 잘못된 사실이다. 우린 협약서에 따라서 강릉과 먼저 협상했고, 강릉이 불가 판정을 받은 뒤 춘천과의 대화를 시작한 것이다. 협약에 따른 당연한 수순이다.

세 번째, 가변석 철거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강릉에도 가변석이 있다. AFC에 가변석을 문의했다. ‘안전상 문제가 없다면 이용이 가능할 수도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는 실사를 통해 최종적으로 결정될 사안이다.

네 번째, 춘천 개최가 가능할지 여부는 구단이 판단해 AFC의 실사를 받을 문제다. 시도조차 해 보지 않을 사항은 절대 아니다.

우린 강원특별자치도민프로축구단이다. 춘천시는 강원도를 대표하는 도시 중 하나다. 힘을 합쳐서 AFC를 설득해야 하지만, 현재 구단이 춘천시를 설득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현재 언론 보도가 연이어 나오면서, AFC가 실사할 때 타 구단보다 엄격한 잣대로 임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구단은 춘천시가 진정 ACLE 개최 의사가 있는지 묻고 싶다. 구단은 춘천시의 입장을 언론을 통해서야 알았다. 춘천시가 ACLE 홈경기 개최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구단은 다음 단계를 밟을 수 있다.

만약 춘천에서의 개최가 불가능하다면, 구단은 하루라도 빨리 대안을 찾아야 한다. 춘천시가 명확하게 의사를 표명해 달라고 요청한다.

이번 사안은 춘천시가 언급한 축구전용구장과 전혀 관련이 없다. 의지의 문제임을 명확히 한다.

덧붙여 춘천시가 ACLE 홈경기 개최 의사를 표시하지 않는다면, 내년도 K리그1 홈경기 개최 의사 또한 없는 건지 묻고 싶다.

또한 구단은 이번 사안과 관련해 나유경 춘천시 의원에 대한 깊은 유감을 표한다. 나 의원은 14일 춘천 M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린 춘천에서 ACLE 홈 2경기 정도를 치르고 싶다”는 의견을 전했다. 하지만, 이는 AFC 규정을 전혀 인지하지 못한 발언이다. AFC 규정상 ACLE 홈경기는 분산 개최가 불가능하다.

나 의원은 지난해 구단 유니폼 색상을 정치적으로 연결한 데 이어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보도자료까지 배포했다. 나 의원이 배포한 보도자료에 명시된 5성급 호텔 2개 이상, 천연 잔디구장 2면 등도 필수가 아니다. AFC 규정에 따르면 주경기장과 동일한 잔디 한 면의 훈련 시설, 이마저도 안 된다면 주경기장을 훈련장으로 제공할 수 있다.

또한 춘천시 내 5성급 호텔이 없다면 4성급 호텔을 숙박시설로 제공해도 된다. AFC 규정이 그렇다.

국제축구연맹(FIFA) 정관엔 ‘구단은 독립적이어야 하고, 어떠한 형태의 정치적 간섭도 받지 않아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재정적인 부분에 대해 말씀을 드리겠다.

춘천시는 ACLE 홈경기를 개최함에 따라서 지급하는 개최 분담금 8천만 원을 지적했다. 구단은 ACLE 진출에 따라서 원정 팀 교통, 숙식 등에 큰 비용이 들어간다. 우리 구단 역시 클럽하우스가 강릉에 있다. 춘천 홈경기를 치르려면 경기 하루 전 춘천에 와서 숙박해야 한다. K리그1 춘천 홈경기만 소화해도 연간 1억 원 이상이 나가고 있다. ACLE가 치러지면 수천만 원의 비용이 추가로 발생한다. 이에 구단은 강릉과의 협약에 명시된 동일한 금액을 춘천에도 요청한 것이다.

춘천에서 개최 분담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면, 구단의 재정적 부담이 커지게 된다. 구단은 지난해 춘천보다 강릉에서 더 많은 팬을 모았다. 관중 수익, 상품화 사업 등의 성과도 강릉이 좋았다. 구단이 그런데도 춘천에서의 홈경기를 진행하는 건 우리가 도민구단인 까닭이다. 한 도시의 이익이 아닌 강원도 전체를 위한 대외적인 측면에서 이 문제를 바라봐야 한다. 이는 구단을 사랑하는 강원도민의 바람이다.

ACLE는 강원도민뿐 아니라 K리그를 대표해 나가는 국제대회다. 강원도민이 자부심을 가질 일이다. 우린 오늘도 도민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구단은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강원도에서 역사적인 ACLE 홈경기가 치러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만약 지금과 같은 일이 지속된다면, 구단 경영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우린 올해 K리그1 홈구장 재계약을 맺어야 한다. 여러 측면을 고려해서 김진태 구단주께 보고드리려고 한다. 이와 같은 일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이번 일을 잘 처리해 나가도록 하겠다.

다음은 김 대표의 성명서 발표 후 진행된 취채진과의 질의응답이다.

김병지 강원 FC 대표이사. 사진=이근승 기자
김병지 강원 FC 대표이사. 사진=이근승 기자

Q. 마지막에 언급한 ‘재발 방지’ 부분이 ‘내년도 K리그1 홈경기를 춘천에서 치르지 않을 수도 있다’고 받아들여도 되나.

고려할 생각이다. K리그도 치르다 보면 어려운 점이 많다. 강릉시는 A란 사안을 가지고 얘기하면 A에 플러스알파를 더해준다. 구단을 최대한 도와주려고 한다. 춘천은 다르다. A를 얘기하면 A가 필요한 이유부터 묻는다. 설명, 설득에 많은 시간을 쏟아야 한다. 어려움은 늘 구단의 몫이다. 그런 부분을 잘 정리하고 논의하겠다. K리그 홈경기 개최에 대한 부분까지 검토할 생각이다.

Q. 강릉, 춘천 외 강원도 내 ACLE 홈경기가 가능한 곳은 없는 건가.

다른 구장들은 다 안 된다. 원주는 경기장에 문제가 있다. AFC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

Q. 춘천시와 16일 협의를 진행했던 것으로 안다. 논의된 부분이 전혀 없는 건가.

*이 질문은 강원 김태주 단장이 답했다.

강원 FC 김태주 단장. 사진=이근승 기자
강원 FC 김태주 단장. 사진=이근승 기자

무언가를 제안하고 받는 자리가 아니었다. ACLE 홈경기를 치르기 위해 필요한 부분들을 설명하는 자리였다. 규정을 비롯해 여러 가지 예외 사항들이 있다. 우리나 춘천시나 각자의 어려움이 있을 거다. 그런 부분에 대한 설명이 있었다. 춘천시도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춘천시의 어려움에 대해 조금 더 말씀드리면, 시설 개선에 대한 계획이 있었는데 ACLE 홈경기를 개최하게 되면 차질이 생긴다. 예산도 수정해야 한다. 그 부분이 해결되지 않으면 좀 어려울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춘천시에서 K리그1 상·하반기 홈경기 분산 개최에 관해서 배려를 해줄 수 없는지 물어보셨다. 우리도 당장 대답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어서 답은 드리지 못했다.

Q. 처음 강원 대표이사로 취임했을 때 강릉으로의 사무국 이전을 이야기했다. 만약 춘천시와 이번 일로 틀어지게 된다면, 사무국 강릉 이전 계획이 있나.

구단 대표이사 일을 2022년 말부터 시작했다. 2023년 초였다. 우리 사무국이 야구장에 있었다. 세계적으로 야구장에 프로축구단 사무실이 있는 건 우리가 유일하지 않았나 싶다. 그래서 올 시즌을 앞두고 사무실을 축구장으로 옮긴 거다. 세상에 야구장에 있는 프로축구단 사무실이 어딨나. 이번에 사무실을 옮기면서 시설 개선 등도 이루어졌다.

여기가 춘천시 관리하에 있는 곳이지만, 리모델링 등의 비용은 사무국 경비로 처리했다. 이런 일을 진행하면서도 춘천시의 의지, 배려 등에 관해 느낄 수 있었다. 강릉시는 이전부터 구두로 약속했던 사무국 이전에 대한 문제를 계속 말씀해 주신다. 그런데도 도민 화합을 이루기 위해 강릉으로의 사무국 이전은 검토하지 않았다. 하지만, 현 상황이 지속된다면 고민을 해봐야 하지 않나 싶다.

Q. 춘천시와 협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건 맞나. 춘천에서의 홈경기 개최 의사는 언제까지 AFC에 제출해야 하나.

기간이 얼마 안 남았다. 춘천시가 내일이라도 말씀을 주시면 우리가 만나서 협의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지금 제일 아쉬운 건 내부적인 협의를 통해서 결론이 나와야 하는데 외부에서 협의 조건 등을 들어야 한다는 거다. 우린 꼭 ACLE 홈경기를 강원도 내에서 치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Q. AFC에 제출해야 할 명확한 시기는 언제인가.

5월 2일이다. AFC에 클럽 라이센스 자료들을 제출해야 한다. 제출해야 하는 자료가 상당히 많다. 자료 준비에만 일주일 이상 소요되지 않을까 싶다.

Q. ACL 홈경기 개최 최상의 시나리오와 최악의 시나리오로 생각하는 게 있을까.

최상의 시나리오는 협약서 내용대로 춘천에서 ACLE 홈경기를 개최하는 거다. 만약 8,000만 원이란 비용이 부담이라면, 그 또한 구단이 부담할 생각이 있다.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우리의 ACLE는 강원도 내에서 치러야 한다는 생각이다.

Q. 만약 강원도 내에서 ACLE 홈경기를 치르지 못한다면, 플랜 B로 생각해 두고 있는 경기장이 있나.

경기장 보수 시기, 8천만 원이란 재정적인 문제가 핵심이다. 경기장 보수는 시기를 조금 바꾸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8천만 원이란 비용도 구단이 부담할 생각이 있다. 강원도 내에서 ACLE 홈경기가 가능한 곳은 춘천뿐이다.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이곳에서 ACLE 홈경기를 치러야 한다.

만약 춘천시에서 ACLE 홈경기 불가 판정을 내린다면, 우린 선택지가 없다. 다른 지역으로 가야 한다. 광주, 전북이 용인에서 홈경기를 치르지 않았나. 일본에도 그런 사례가 있더라.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하고 있긴 하다. 구단 직원들은 플랜 A부터 Z까지 생각해 놓아야 한다. 우리의 마지막 희망이 춘천이다. 용인 미르 스타디움을 예로 들어보겠다. 용인시가 프로축구단 창단을 선언했다. 이르면 내년부터 용인 미르 스타디움에서 새로운 축구단의 홈경기가 치러질 수 있다. 그러면 미르 스타디움도 못 빌릴 수가 있다. 여러 가지를 생각해 놓아야 한다.

강원 FC 김병지 대표이사. 사진=이근승 기자
강원 FC 김병지 대표이사. 사진=이근승 기자

Q. 춘천이 강원도 내 ACLE 홈경기를 치를 수 있는 유일한 희망 지역 아닌가. 이러한 기자회견이 역효과를 내는 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사람은 살면서 부딪힐 때가 있다. 부딪히면서 바로잡아야 할 때가 있는 것이다. 현재 여러 상황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지금까진 거의 대응하지 않았다. 이번 일을 통해서 진정한 도민화합에 한 발 더 다가섰으면 한다. 지금까지 춘천시에 감사했던 것도 많다. 가변석도 새롭게 해주셔서 우리 팬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축구를 즐기고 있다. 서로가 더 끈끈해지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Q. 김진태 구단주의 입장은 무엇인가. 덧붙여 대한축구협회(KFA) 부회장으로 취임했다. KFA 부회장으로서 ‘K리그를 대표해 나가는 ACLE에서 홈경기를 치르지 못한다’는 걸 보며 어떤 생각이 드나.

김진태 구단주님은 구단 경영 철학, 방향을 명확히 말씀해 주셨다. 첫째가 도민화합이다. 그다음이 자생력, 경쟁력이다. 세 번째가 성적을 내기 위한 방향성이다. 그 이외 축구단 경영에 있어서 모든 권한을 내게 주셨다. 이 기자회견을 비롯한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검토하는 부분들에 대해선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주고 계신다.

KFA 부회장으로서 인프라적인 문제는 큰 숙제다. 인프라는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다. 근래에 홈구장을 사용하지 못하는 일이 늘어났다. 특히나 잔디 문제는 국가대표팀 경기에서도 문제가 됐다. 이런 문제를 하나하나 풀어가야 하는 게 축구인, KFA 부회장으로서 해야 할 일이 아닌가 싶다.

Q. 육동한 춘천시장은 “구단과 춘천에서의 ALCE 홈경기를 논의하겠다”고 했다.

상식적으로 생각하겠다. 협의할 때 전제조건을 달고서 시작하는 경우는 없다. 이건 ‘갑과 을’의 관계다. 그렇게 협의하면 잘 될 수가 없다. 협의하면서 계약 내용에 크게 벗어난 사항을 이야기하면 더 큰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 이번 일을 통해서 서로가 옳은 방향으로 함께 나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춘천시에서 먼저 계산하고 들어왔기 때문에 우리도 계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강원도민, 춘천시민을 위한 협의가 잘 이루어지길 바란다.

춘천시장님과는 얼마 전에도 통화했다. 시장님의 의견도 전달받았다. 시장님은 실무진 간의 협의를 바란다. 춘천시 실무진의 입장은 아직 전달받지 못해 기다리는 중이다.

[춘천=이근승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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