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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드·스크린골프 모두 제패 … 딸이 복덩이네요

하이브리드 골퍼 김홍택
올 GS칼텍스 매경오픈 정상
스크린도 남자 통산 최다승
약점 퍼트 보완후 잇단 우승
연말까지 4개 대회 '도전장'
"작년 태어난 딸에 기운 받아
육아 병행해도 몰입 높아져"

  • 김지한
  • 기사입력:2024.11.19 17:36:59
  • 최종수정:2024-11-19 19: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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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택이 지난 15일 2024 KPGA 대상 시상식에서 딸 설연 양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KPGA
김홍택이 지난 15일 2024 KPGA 대상 시상식에서 딸 설연 양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KPGA


지난 5월 '한국의 마스터스'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우승했던 김홍택(31)은 올해 국내 남자 프로골퍼 중 누구보다 바쁘게 지냈다. 2017년부터 이어온 필드와 스크린골프 '멀티' 능력을 올해도 보여줬다. 그리고 두 무대 모두 우승했다. 지난 16일 끝난 스크린골프 G투어 7차 대회에서 김홍택은 연장 끝에 우승해 G투어 남자부 개인 통산 최다 우승 기록(14승)을 달성했다.

G투어 우승 뒤에 쉴 법도 하다. 그러나 올 시즌 김홍택의 골프는 멈추지 않는다. 21일부터 나흘간 홍콩의 홍콩골프클럽에서 열릴 아시안투어 홍콩오픈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김홍택은 이 대회를 포함해 한 달간 아시안투어 3개 대회에 나선다. 여기에다 다음달 14일부터 사흘 동안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릴 LIV 골프 프로모션 이벤트 대회에도 도전한다. 연말까지 일정을 꽉 채워 쉼 없는 도전을 이어간다.

김홍택은 19일 전화 인터뷰에서 "올해 만족스러운 한 시즌을 보냈다. 우승도 했지만 지난해에 비해 개인적으로 실력이 많이 늘었다. 그만큼 내년이 더 기대된다"면서도 "아시안투어를 통해 경험을 좀 더 많이 해서 빨리 더 큰 무대로 가는 게 목표다. GS칼텍스 매경오픈 우승으로 2년간 아시안투어 시드도 받았다. 그 기회를 잘 살리고 싶어 연말에 연이어 남은 아시안투어 일정에 모두 나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올해 GS칼텍스 매경오픈 우승으로 2017년 이후 7년여 만에 통산 2승을 달성했던 김홍택은 "벌써 (우승한 지) 6개월이 됐다. 그때 기분을 잊지 않으려고 우승 당시 영상을 정말 많이 찾아봤다"며 웃어 보였다. 그는 빗속에서 연장 혈투 끝에 역전 우승했던 순간들과 샷, 퍼트를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쉽지 않았던 퍼트도 다 들어가고, 중요한 순간에 어프로치샷도 다 잘됐다. 다시 하라고 하면 못할 것 같다"며 너스레를 떤 그는 "메이저급 대회에서 약했고, 특히 퍼트가 약점이라 남서울CC에서 고전했다. 그럼에도 어려웠던 코스에서, 그것도 빗속에서 퍼트 덕에 우승해 내 골프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다"고 돌아봤다.

김홍택은 장타와 정확성을 모두 갖춘 '육각형 골퍼'로 손꼽힌다. 올 시즌 평균 드라이버샷 거리 6위(303.68야드), 그린적중률 2위(76.83%)를 기록해 모두 상위권에 올랐다. 특히 평균 퍼트 수는 지난해 1.85개에서 올해 1.78개로 줄였다. 이 부문 역시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전체 21위에 올라 수준급 퍼트 능력을 보여줬다. 김홍택 스스로도 "퍼트 덕분에 올해 경기력이 만족스러웠다"며 "지난해보다 짧은 퍼트 성공률이 올라갔고, 중요한 순간에 잘 들어간 퍼트가 좋은 결과도 만들었다"고 자평했다.

KPGA 투어 일정 중에도 김홍택은 올해 치러진 G투어 9개 대회에 모두 출전했다. 그리고 7차 대회에서 G투어 남자부 시즌 첫 2승 달성자가 됐다. 김홍택은 "KPGA 투어 최종전을 마치고 연습게임을 두 번 한 게 전부였다. 생각보다 너무 못해서 우승은커녕 예선에서 탈락할까 봐 걱정했다. 그런데 실제 경기에서는 공이 잘 맞더라. 마음을 비워서 잘된 건가 싶었다"면서 "운이 정말 많이 따라줬다. GS칼텍스 매경오픈 우승에 이어 올해는 뭔가 되는 해 같았다"며 웃었다.

2017년 정규투어에 입성한 김홍택은 올 시즌 프로 입문 후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공교롭게 지난해 딸 설연 양이 태어나고서 일이 술술 풀렸다. 투어 생활과 육아를 병행하고 있다는 그는 "육아 때문에 연습량이 많이 줄기는 했다. 그래도 주어진 시간에 몰입하면서 연습하다 보니 훈련 질이 좋아진 것 같다"며 "매 대회 가족들이 대회장에 와 응원하면 힘이 난다. 우승도 줄줄이 해 딸이 복덩이 같다"고 말했다.

김홍택은 1월 G투어부터 12월 아시안투어 일정까지, 1년 내내 바쁘게 투어 활동을 한다. 필드와 스크린골프는 물론 국내와 해외를 가리지 않는다. 그가 평소 '하이브리드형 골퍼'로 불리는 이유다. 연이은 일정에 지칠 법도 하지만 김홍택은 당찼다. 그는 "좋아하는 골프를 연중 내내 하는 건데 기회가 있는 곳이면 어디서든 뛰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김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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