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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24시] 3시간짜리 준결승 끝내고 저녁식사도 거른채 결승전…PBA 결승 일정 공정한가

5차전 강동궁-마르티네스 결승 대표적 마르티네스 4강전 끝내고 7시간 여유 강동궁은 4강전 3시간 뒤 결승전

  • 황국성
  • 기사입력:2024.11.02 06:12:00
  • 최종수정:2024-11-02 10:3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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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A는 준결승과 결승전을 같은날 치른다. 하지만 두 번째 준결승전을 치른 선수는 상대적으로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한채 결승전에 나서 체력적으로 불리한 상황에 놓인다. 사진은 지난 10월 28일 밤 ‘휴온스배PBA’ 결승전을 마친 강동궁(왼쪽)과 마르티네스가 서로 축하와 격려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MK빌리어드뉴스 DB]
PBA는 준결승과 결승전을 같은날 치른다. 하지만 두 번째 준결승전을 치른 선수는 상대적으로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한채 결승전에 나서 체력적으로 불리한 상황에 놓인다. 사진은 지난 10월 28일 밤 ‘휴온스배PBA’ 결승전을 마친 강동궁(왼쪽)과 마르티네스가 서로 축하와 격려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MK빌리어드뉴스 DB]
5차전 강동궁-마르티네스 결승 대표적
마르티네스 4강전 끝내고 7시간 여유
강동궁은 4강전 3시간 뒤 결승전

올 시즌 프로당구 5번째 투어(휴온스배PBA)가 지난 10월 28일 밤 12시에 마르티네스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결승전에선 각각 시즌 3관왕, 2관왕을 노리던 강동궁(SK렌터카다이렉트)과 마르티네스(크라운해태라온)가 맞붙었고, 두 선수는 명승부로 당구팬들의 기대에 부응했다. 둘 중 누가 이겨도 이상할 것 없는 빅 매치였다.

다만 이번 결승전이 치러진 과정을 보면 뒷맛이 그리 개운치만은 않았다. 밤 12시 가깝게 진행된 결승전을 현장에서 지켜본 기자 눈엔 두 선수 에너지 레벨에서 눈에 띄게 차이나 보였다.

준결승 제2경기 치른 선수 피로도 가중 불가피
강동궁 “식사도 못하고 결승…체력관리 필요성 느껴”

두 선수는 결승전 당일 결승(21시)에 앞서 4강전을 치렀다. 마르티네스는 낮 12시 준결승전(상대 박승희2)을 치렀고, 강동궁은 오후 3시에 준결승전(상대 P.응우옌) 경기를 했다.

준결승전 양상도 달랐다. 마르티네스는 1시간55분만에 세트스코어 4:1로 끝냈고, 강동궁은 P.응우옌을 상대로 7세트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 끝에 4:3으로 이겼다. 경기시간은 3시간 가까이 걸려 저녁 6시가 다 돼서야 경기가 끝났다.

결승전 시작(밤 9시)까지 마르티네스에겐 7시간이 넘는 여유가 있었지만, 강동궁에겐 그 반도 안 되는 3시간 남짓밖에 없었다.

그래서일까. 현장에서 지켜봤을 때 이번 결승전에서 ‘헐크’ 강동궁은 힘에 부치는 모습이 역력했다. 특히 승부처였던 후반부 4~5세트에선 뒷심 부족이 더 두드러져 보였다.

물론 그동안 4강전 두 번째 경기를 치렀던 선수가 모두 결승전서 고전한 것은 아니다. 승부를 결정짓는 요인은 체력과 실력, 집중력 등 여러 가지를 꼽을 수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체력이 승부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임은 부인하기 어렵다.

강동궁도 이번 결승전 패인 중 하나로 체력문제를 꼽았다. 강동궁은 결승전 후 기자회견서 “준결승전에서 체력을 워낙 많이 썼고, 그러다 보니 결승전에서 집중력이 다소 떨어졌다. 세트를 끝낼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게 아쉽다”고 말했다.

전문가 “동시 준결승 또는 다음날 결승전 이상적”
공정하고 동등한 조건의 결승전 ‘운영의 묘’ 필요

최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선 보다 구체적으로 당시 상황을 얘기했다. “준결승전 끝나고 저녁식사 할 시간도 없었고, 체감상으로는 1시간 정도 쉬고 결승전 하러 간거 같습니다. 4강전 접전 후 스태미너가 많이 떨어졌고 멘탈적으로도 스트레스가 남아 있었습니다. 쉬는 시간이 짧다보니 결승전에 나설 땐 몸도 좀 떨리는 감이 있었습니다.”

강동궁은 “물론 체력적으로 떨어지고 힘들어도 공만 잘 맞아주면 기세로 극복할 수도 있다. 그런데 이번엔 초반부터 과정이 안 좋다 보니 몸이 더 쳐졌고, 덩달아 의욕도 떨어져가는 느낌이었다”며 “이번 결승전을 계기로 스스로 체력관리를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다만 가능하다면 결승전 있는 날엔 결승전 한 경기만 치렀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의 의견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결승전 결과가 준결승 경기 순서에 비례하는 건 아니지만 지금의 경기배정 방식이 공정성에서 아쉽다는 것이었다.

PBA 해설위원 A씨는 “그 동안 두 번째 준결승전에 출전한 선수가 체력 면에서 분명 불리할 것이라는 생각을 해왔다. 주최측 사정을 고려 안할 수 없지만, 공정성만 놓고 보자면 준결승전을 동시에 치르거나, 대회일수를 하루 늘리는게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해설위원 B씨 의견도 비슷했다. 그는 “준결승 두 번째 경기에 출전한 선수의 우승 확률이 낮다는 통계는 없다. 다만 체력과 멘탈적인 차이는 분명할 것이기 때문에 준결승 1, 2경기를 동시에 치르는 것이 가장 공정하리라 본다”고 말했다.

PBA투어는 약 1주일간 진행되며 준결승전과 결승전이 치러지는 마지막 날은

선수들의 피로도와 긴장감이 최고조에 이른다. 체력적으로도 힘든 것은 말할 것도 없다.

TV중계시간과 시청률 등 여러 요소를 감안해야 하는 PBA 사정은 십분 이해한다. 하지만 스포츠에서 공정성은 최우선 고려대상이 돼야 한다.

당구팬들이 보다 공정하고 동등한 조건에서 멋진 결승전을 볼 수 있도록 PBA측의 ‘운영의 묘’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김동우 MK빌리어드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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