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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구글도 손 잡고 싶어하죠”…독보적 K기술 확보에 안달났다는데

김신우 한미산업협력협회 워싱턴 사무처장 AI 등 전력원 확보 시급한데 美 원전 건설 역량·인력 부족 공백 메울 파트너는 한국뿐 민관이 ‘원팀’ 뭉쳐 진출해야

  • 이승윤
  • 기사입력:2025.10.01 05:45:37
  • 최종수정:2025.10.01 05:4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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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우 한미산업협력협회 워싱턴 사무처장
AI 등 전력원 확보 시급한데
美 원전 건설 역량·인력 부족
공백 메울 파트너는 한국뿐
민관이 ‘원팀’ 뭉쳐 진출해야
김신우 법무법인 대륙아주 원자력에너지자원팀장이 대륙아주 사무실에서 매일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대륙아주>
김신우 법무법인 대륙아주 원자력에너지자원팀장이 대륙아주 사무실에서 매일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대륙아주>

“워싱턴에서는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등 빅테크 기업 관계자들 사이에 한국의 소형모듈원전(SMR) 기술에 대한 관심이 지대합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력원으로는 SMR밖에 해답이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기 때문입니다.”

최근 서울에서 매일경제신문과 만난 김신우 법무법인 대륙아주 원자력·에너지자원팀장(미국 변호사)은 미국 워싱턴의 분위기를 이같이 전했다. 한양대 원자력공학과를 졸업하고 뉴욕주립대에서 물리학 석사 및 박사 과정을 수료한 후 미국 코네티컷 로스쿨을 졸업해 25년간 원자력법을 포함해 국내외 원자력 분야에서 다양한 업무를 경험해 온 그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원자력 전문 변호사다. 현재는 한미 산업협력협회 워싱턴DC 사무처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는 “AI 관련으로 1000조원 규모의 투자가 이뤄지는 미국에서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등은 SMR이 필수 불가결하다고 이미 판단을 내렸다”며 “도널드 트럼프 1기 때부터 미·중 패권전쟁의 맥락 속에서 시작된 SMR 투자 열풍의 와중에 한국 기업이 강점을 가지고 할 수 있는 역할이 있기 때문에 미국 시장 진출의 기회를 놓치면 안 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법무법인 대륙아주 원자력·에너지자원팀. (왼쪽부터) 김화영 고문, 김신우 미국변호사(팀장), 손재영 고문, 이흥주 고문.<사진제공=대륙아주>
법무법인 대륙아주 원자력·에너지자원팀. (왼쪽부터) 김화영 고문, 김신우 미국변호사(팀장), 손재영 고문, 이흥주 고문.<사진제공=대륙아주>

미국은 투자 규모에 비해 사업 관리와 공급망(Supply Chain) 분야에서 심각한 인력 및 역량 부족을 겪고 있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미국은 수십 년간 원전 건설이 중단되면서 관련 전문인력과 제조업체들이 대거 이탈했고, ‘설계 능력은 있지만 시공 역량이 부족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그는 “한국은 한국형 차세대 원자로 APR1400 건설과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수출을 통해 축적한 최신 노하우와 완성도 높은 공급망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는 점이 특징”이라며 “특히 원전 건설의 핵심인 일정 관리, 품질 관리, 그리고 복잡한 공급망 조율 능력은 현재 미국이 가장 절실히 필요로 하는 부분이고, 결국 한국만이 미국 원자력 시장의 이런 구조적 공백을 효과적으로 메워 줄 수 있는 유일한 파트너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발전소에는 3만개의 부품이 들어가기 때문에 자연스레 부품 생태계 클러스터가 형성되는데, 주문이 없으면 생태계도 붕괴돼 도산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미국 시장을 향한 ‘팀 코리아’ 형태의 한국 민관 기업들의 진출과 수출이 이어져야 한다고 그가 강조하는 또 다른 이유다. 다른 한편으로는 미국에서 테라파워 등이 2030년에 SMR 상업운전을 계획하고 있는 만큼 ‘기회의 창’이 닫힐 때까지 시간이 몇 년 남지 않았다고도 당부했다.

금융부터 규제까지 한국 기업의 미국 등 해외 시장 진출 관련 종합 자문 역량을 갖춘 대륙아주 원자력에너지 자원팀이 이번 달부터 이흥주 전 한국전력 해외원전부사장, 손재영 전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원장, 주시보 전 포스코인터내셔널 사장, 산자부 출신 김화영 고문 등 4명의 고문을 추가로 영입해 팀을 보강한 것도 한국 기업들이 이 같은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는 다급함이 있어서다. 김신우 변호사가 주로 워싱턴에서 활동한다면, 이번에 새로 영입한 고문들은 한국에서 에너지 프로젝트 관련 자문을 맡을 예정이다.

대륙아주는 지난 6월에는 한국원자력연구원과 ‘SMR 미국 시장 진출 전략 컨설팅’ 용역 계약을 체결해 한국의 SMR인 스마트(SMART) 원자로가 미국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상용화될 수 있도록 로드맵 수립을 지원하고 있다. SK와 SK이노베이션의 테라파워 SMR 사업 관련 자문, 현대자동차그룹의 원자력 수소 관련 자문도 수행했다.

김 변호사는 “저희의 단기 목표는 국내 SMR 산업 생태계 구축을 법률적으로 지원하는 것”이라며 “중기적으로는 아시아 SMR 허브 구축에 기여하고,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원자력 로펌으로 발전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웨스팅하우스 사례에서 보듯 한미 원자력 관련 협상에서도 전략적 사고와 협상이 중요하며, 전문 팀의 뒷받침 자문도 꼭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미국 기업과 협상 시 상대 측에선 전문 변호사 10여 명이 나오는데 한국은 변호사가 훨씬 적게 투입된다며, 미국뿐 아니라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협상을 진행할 때 한국 기업들도 전문 변호사들의 자문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그는 울진 원자력발전소 1, 2호기가 지어지는 울진 부구리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학교를 다녔다. 당시 프랑스 기술자들이 와서 건설을 도와줬는데, 한국전력에 다니던 아버지가 시공 현장으로 출퇴근했기 때문에 어린 시절에 건설 현장에 아버지를 따라 놀러가기도 하는 유년기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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