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평가, 수업시간 내로 못박아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하교를 하고있다. (사진은 기사와 연관없음) [사진 = 매경DB]](https://wimg.mk.co.kr/news/cms/202507/02/news-p.v1.20250702.7854c6e1fcef4d8091f7d8976f6facc3_P1.png)
교육부가 전국 중고등학교 수행평가가 수업 시간에만 이뤄지도록 한 규정을 올해 2학기부터 엄격하게 적용하기로 했다. 중간·기말고사 기간에 과제형 수행평가까지 겹치다 보니 학생 부담이 커져 자녀 숙제가 ‘학부모 숙제’가 돼버린 현실을 바로잡기 위해서다. 다만 교육부의 운영 방침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애당초 수행평가는 수업 시간에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교육부의 원칙이었다. 하지만 그동안 교육 현장에선 이 같은 원칙이 사문화돼왔다.
교육부는 학생의 학습 부담을 줄이고 도입 취지를 살리기 위해 수행평가 운영 방식을 올해 2학기부터 개선하겠다고 2일 밝혔다. 교육부는 우선 모든 수행평가는 수업 시간 내 이뤄진다는 원칙을 철저하게 적용하겠다고 했다. 학교는 자체 점검표를 활용해 학습 부담 유발 요인을 스스로 개선하고, 시도교육청은 매 학기가 시작되기 전 모든 학교의 평가 계획을 면밀하게 점검한다. 이를 통해 부모의 도움 등 외부 요인이 개입할 가능성이 큰 ‘과제형 수행평가’나 과도한 준비가 필요한 ‘암기식 수행평가’ 등이 운영되지 않도록 할 방침이다.
수행평가 운영에 대한 현장 안내도 시행한다. 7~8월 중 시도교육청별로 학교 관리자와 평가 담당자를 대상으로 수행평가의 도입 취지, 평가 운영 관련 규정과 유의사항 등을 안내한다.

교육부가 수행평가 개편에 나선 것은 “시험 기간에 수행평가 과제까지 해야 돼 잠을 잘 수 없다”는 학생·학부모의 비판 때문이다. 수행평가는 암기 위주인 지필평가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1999년 도입됐지만, 최근 수행평가 시행 횟수가 너무 많거나 특정 시기에 집중돼 학습 부담이 크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최근 국회전자청원에는 “고등학생이 영작, 보고서 작성, 문학작품 비평, 국악 연주, 저글링 등 한 학기에 50여 개 수행평가를 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며 수행평가 제도를 전면 재검토해달라는 국민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중간·기말고사 외에 한 학기에 과목당 3~5회의 수행평가를 해야 하다 보니 수행평가가 학부모 숙제가 되는 일이 다반사다. ‘수행평가 대행 서비스’를 이용하는 학생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다만 교육부의 발표가 새로운 내용도 아닐뿐더러 암기식 과제나 외부 도움을 완전히 차단하긴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과제형 수행평가를 하지 않는다’는 훈령은 과거부터 있었는데 그동안 교육 현장에서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 학부모는 “수행평가 전에 주제 등을 파악해 미리 준비해가는 학생이 늘어나 결국 부모나 학원의 도움을 완전히 배제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과도한 수행평가 부담 때문에 ‘시간 절약’을 위한 선행학습이 만연하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목된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각 학교가 수행평가 계획을 수립하는 과정부터 암기형·과제형 수행평가 유무, 수행평가 횟수와 시기 등이 적절하게 배분돼 있는지 교육부가 강하게 지도·감독하겠다는 것”이라면서 “훈령을 위반하면 기관 경고나 담당자 처분 등 행정지도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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