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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시간 비행 후엔 제발 혼자 자게 해주세요”…LCC승무원들, 인권위에 민원

에어부산 캐빈승무원노동조합 민원 접수 대한항공, 아시아나, 해외항공사 1인 1실 LCC는 비용 절감 이유로 개별 숙소 제공 거부 에어부산 승무원 “화장실에서 식사”

  • 박동민
  • 기사입력:2025.06.09 10:51:03
  • 최종수정:2025-06-09 11:2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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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부산 캐빈승무원노동조합 민원 접수
대한항공, 아시아나, 해외항공사 1인 1실
LCC는 비용 절감 이유로 개별 숙소 제공 거부
에어부산 승무원 “화장실에서 식사”
이스타항공 승무원들. 이 사진은 본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음. [이스타항공]
이스타항공 승무원들. 이 사진은 본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음. [이스타항공]

저비용항공사(LCC) 객실 승무원들이 1인 1실 숙소를 제공해달라며 국가인권위원회에 민원을 제기했다.

에어부산 캐빈승무원노동조합은 9일 보도자료를 통해 “국가인권위원회에 ‘승객들의 안전 보장을 위한 양질의 휴식 제공’을 촉구하는 민원을 제기했다”며 “LCC 객실 승무원들은 장시간 비행 후에도 개인 숙소를 보장받지 못해 심각한 피로 누적과 신체적·정신적 부담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 관계자는 “국내 LCC 객실 승무원들과 개별적인 접촉을 통해 숙소와 관련된 현황을 수집했다”며 “지난 8일 인권위에 민원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국내 주요 LCC 항공사의 객실 승무원들은 비행이 끝난 후 숙소에서 두 명이 한 방을 함께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반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FSC)는 객실 승무원들에게 1인 1실 숙소를 제공하며, 해외 항공사들도 대부분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노조는 “국내 LCC는 비용 절감을 이유로 개별 숙소 제공을 거부하고 있어 승무원들의 건강과 항공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에어서울 승무원 A씨는 “독립적인 공간은 고강도 교대근무자에게 심신의 회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며, 특히 승무원처럼 안전과 직결된 직군에서는 더욱 그러하다”고 주장했다.

에어부산 항공기 [연합뉴스]
에어부산 항공기 [연합뉴스]

티웨이 항공 승무원 B씨는 “힘든 비행을 마치고 숙소에 도착했는데도, 동료와 함께 방을 써야 한다. 서로의 수면 시간도 다르고 생활 소음이나 냄새, 조명 하나까지 신경 쓰이다 보면 사실상 제대로 쉴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에어부산 승무원 C씨는 “화장실에서 식사를 한다. 동료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고, 휴식에 방해가 될까 화장실은 숙소 로비에 있는 공용 화장실을 사용한다. 만성적으로 방광염이라는 질병을 달고 산다. 자괴감과 비참함에 고통받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 측은 “항공사 측은 현재까지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객실 승무원들은 ‘이제는 침묵 대신 행동으로 나서야 할 때’라며 국가인권위원회의 조속한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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