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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에 용암이 분출하고 있다”…무시무시한 뉴스, 알고 보니?

  • 백지연
  • 기사입력:2025.06.09 09:00:58
  • 최종수정:2025.06.09 09: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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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생성 경고 영상. [사진 출처 = 유튜버 딸깍 디자이너]
AI 생성 경고 영상. [사진 출처 = 유튜버 딸깍 디자이너]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만든 영상이 현실과 구분이 어려워지는 수준에 이르면서 소셜미디어(SNS)를 중심으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NS 스레드에는 AI 생성 영상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영상이 올라와 화제를 낳았다.

해당 영상은 방송국 아나운서가 “서울 시내에 용암이 분출하고 있다”는 속보를 전하며 현장 기자를 연결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곧바로 등장한 취재 기자는 뒤편으로 시뻘건 용암이 솟아오르지만 태연하게 서 있다.

기자는 “뒤에 보이는 용암은 진짜가 아닙니다. 저는 AI입니다”라고 말하고, 뒤이어 등장한 학생, 연예인, 사업가 등도 모두 자신이 AI임을 강조하며 시청자에게 ‘속지 말라’고 경고한다.

영상을 본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현실에 버금가는 영상 수준이 놀랍다는 반응부터, 끊임없이 진보하는 AI 기술이 악용될까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함께 나왔다. AI 활용이 익숙하지 않은 고령자가 AI 생성 여부를 판단할 수 있게끔 교육해야 한다는 반응도 이어졌다.

아무 의심 없이 콘텐츠를 수용하는 현실을 풍자한 해당 영상에는 구글의 동영상 생성 AI 모델 ‘비오3’(Veo)가 활용됐다.

해당 영상을 제작한 유튜버 ‘딸깍 디자이너’는 연합뉴스에 “뉴스에서 일론 머스크의 얼굴로 로맨스스캠(연애 빙자 사기)을 당한 사례가 인상 깊었다”며 “조악한 AI 기술로도 사람들이 속을 수 있다는 게 놀라웠다”며 영상 제작 배경을 전했다.

AI 생성 영상이 현실과 경계를 허무는 수준에 이르자 콘텐츠에 AI 사용 여부를 표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내년 시행을 앞둔 AI 기본법에는 생성형 AI를 통해 만들어진 영화·드라마 등 콘텐츠 서비스에 AI 결과물 표시를 의무화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네이버는 지난 달 콘텐츠 블로그, 카페, 네이버 TV, 클립 등에서 ‘AI 활용’ 표시를 통해 작성자가 AI 활용 여부를 표시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AI 영상 생성 여부를 쉽게 판단할 수 없음을 인정하고, 미디어 리터러시 훈련이 우선돼야 한다는 전문가 지적도 나온다.

최병호 고려대 AI연구소 교수는 “오픈소스로 공개된 AI 영상 제작 기술을 응용해 악의적 행동을 하면 진위를 판단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누가, 언제, 왜 이런 영상을 만들었는지 콘텐츠 출처를 파악하고, 모든 걸 의심해야 한다는 취지의 캠페인을 언론, 비영리 단체 등이 시행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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