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 조명 제어로 낙상 방지
24시간 건강상태 점검까지
강남구, 웨어러블 로봇 활용
시니어 맞춤형 운동처방 가능

“서초야 불 켜줘. 아이고, 누워서 얘기만 해도 되니 너무 편하네요.”
서울 서초구 우면동에 거주하는 1인 가구 김옥성 씨(80)에겐 최근 즐거운 일이 생겼다. 평소 홀로 지내다 보니 입을 닫고 지낸 시간이 많았지만, 일주일 전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기반 음성 스위치 시스템이 집에 설치되면서 말하기를 통해 집 내부 조명을 조절하고 있기 때문이다.
침대에 누워있는 시간이 많은 시니어는 조명 조절을 위해 일어나면서 낙상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편이다. 고령에 허리와 무릎 관절이 안 좋은 김씨는 이제 아침, 저녁마다 조명을 켜거나 끄기 위해 몸소 일어나지 않아도 된다.
첨단기술 덕에 최근 김씨는 늘 소녀마냥 함박웃음을 지으며 생활한다고 한다. 그는 “과거엔 상상도 못 한 일”이라며 “생활이 너무나 편리해져 큰 감동을 받았다”고 웃어 보였다.
K-노인 돌봄 분야에서 ‘부촌’의 상징 서울 서초·강남이 앞서가고 있다. 초고령사회를 맞이해 AI, IoT, 로봇을 활용한 디지털 돌봄 실현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모습이다.
0일 시니어 업계에 따르면 일선 지방자치단체들은 첨단기술을 활용한 시니어의 안전사고 방지, 건강관리 등 밀착 돌봄 서비스 확대에 나서고 있다. 디지털 돌봄 서비스 구축이 본궤도에 오른 건 서울 서초구청이다.
최근 서초구청은 ‘서초 시니어 AI 돌봄 플랫폼’을 정립하고,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이 플랫폼은 △AI 운동돌봄서비스 △AI 생체신호 IoT 돌봄 △AI 스마트 음성스위치 등 디지털 기술 기반으로 구성돼 있다. 김씨와 같은 독거노인의 집에 최첨단 센서, 음성스위치를 설치해 24시간 밀착 관리가 가능해졌다.

김씨의 집 안방엔 AI 음성 스위치와 더불어 IoT 기술이 접목된 스마트 센서 4개가 안방, 주방, 화장실, 현관에 설치돼 있다. 이 센서들은 김씨의 호흡수, 심박수, 활동량 등 생체신호를 실시한 점검한다.
만약 낙상 사고가 발생하면, 곧바로 센서가 감지해 생활지원사·요양보호사에게 낙상 위험 신호를 보낸다. 위기 상황을 조기에 인지해 고독사 예방에도 쉽다는 평가다.
서초구청 관계자는 “가장 좋은 건 시니어 재실 여부를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시니어가 집에 있는지, 외출했는지 파악이 안 되면 안전사고의 위험이 있는데, IoT 시스템을 통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시니어의 재실, 외출 여부를 알 수 있다”고 밝혔다.
기술 중심 돌봄 서비스는 만족도도 높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에 따르면 AI와 IoT를 기반으로 한 시니어 건강관리사업 참여자들의 만족도는 100점 만점에 평균 90점대를 보였다.
현재 서초구청은 독거노인 200여가구를 대상으로 AI 스마트 음성스위치를 설치했다. AI 생체신호 IoT 돌봄도 22가구에 설치한 상태로, 향후 효과성 검증을 통해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한국사회보장정보원은 “시니어의 건강 데이터 수집 시스템이 구축되면, 향후 질환 예방과 의료처방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며 “공공과 민간 기업이 함께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을 주도한다면 양질의 건강관리서비스가 제공되는 선순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서울 강남구청도 첨단기술을 돌봄 서비스에 접목해 시니어 삶의 질 제고에 나서고 있다. 특히 최근엔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해 시니어에게 맞춤형 운동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주목받았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웰에이징센터에서 시니어들은 허리, 허벅지에 착용해 하체 근력을 보조하는 3kg 이하의 웨어러블 로봇을 착용해볼 수 있다. 웨어러블 로봇은 시니어의 동작을 인식하고, 최적화된 보조 기능을 제공해 운동 효율성을 높인다.
앞서 강남구청은 AI를 활용한 시니어 전용 헬스장을 최초로 선보이기도 했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논현노인종합복지관엔 AI를 기반으로 맞춤형 운동 처방을 받을 수 있는 시니어 헬스장이 있다.
이곳에선 시니어가 직접 무거운 무게추·원반을 움직여 중량을 맞추지 않아도 AI가 자동으로 체형·근육량에 맞게 중량을 조절해줘 안전성이 높다.
